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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와 터미네이터의 같고도 다른 할리우드 영화 전략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7. 6. 15:51

영화 '터미네이터-제니시스' 스틸컷.ⓒ롯데엔터테인먼트
디즈니랜드가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것은 단지 어린이들의 꿈의 공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공간 콘텐츠 자체가 사람들의 생애주기에 맞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어린아이가 청소년이 되고 이후에 성인이 되어 자녀들 혹은 손자 손녀등과 함께 찾아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디즈니랜드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찾는 것은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디즈니랜드에 풍부하게 축적되어 있으며, 기성 세대에게는 그것이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향수의 공간이지만, 부모들에게는 교육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나 한결같은 획일성을 갖고 있다면, 점점 매력은 사라지게 될 것이고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리메이크 콘텐츠가 필요하다. 즉, 디즈니랜드에 있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 새롭게 거듭나는 작품으로 변신을 하는 것은 신구 조화의 익숙함과 새로움의 교차를 통해 외연을 확장 시켜낼 수 있다. 무엇보다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가 전제 되어야 한다. 

영화 '쥬라기 월드'는 영화 '쥬라기 공원'의 오마주라고 불린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를 인정한 바도 있다. 영화는 쥬라기 파크가 토대이고, 이를 상징하는 로고 티셔츠와 자동차가 등장한다. 또한 영원한 인기 스타 티렉스가 결정적이면서도 극적인 캐릭터로 다시 등장한다. 스티브 스필버그가 20여년전 전세계적으로 공룡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에 '쥬라기 월드'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 영화에 속한다. 이는 관객들에게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쥬라기 공원'의 세계적인 흥행, 그때 이후로 언제나 공룡은 항상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어왔다. '쥬라기 공원'에서 받은 신선한 충격을 기억하는 관객들일수록 오마주 작품이라는 '쥬라기 월드'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영화 '쥬라기월드'는 쥬라기 공원 세대의 부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같이 영화를 관람해야할 핵심적인 컨텐츠가 되었다. 이는 개별적인 관람을 해야하는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 되는 점이다. 

영화 '터미네이터-제니시스'는 이러한 복합적인 관람 포인트를 더 확장시킨 작품이다. 1편과 2편의 압축적 재창조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에서 아놀드 슈월츠네거의 젊은 모습과 나이든 캐릭터뿐만 아니라 2편의 T-1000도 재등장한다. 스토리는 변화된 미래 때문에 익숙 하지만 전혀 익숙하지 않다. 특히 존 코너가 인간과 로봇의 합성체가 되어 악역으로 등장하는 것은 신선한 설정이었다. '터미네이터-제네시스'는 이른바 리부트 시리즈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때문에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는 스토리의 전개가 좀 더 흥미를 넓힌다. 리부트 시리즈는 기본 설정과 주요 캐릭터는 유지하지만 새로운 설정으로 변화를 주면서 스토리를 믹스 시킨 영화다. 

역시 '터미네이터-제니시스'는 이제 부모가 된 터미네이터 세대가 아이의 손을 잡고 같이 보는 영화로 거듭났다.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리부트 시리즈로 거듭할수록 전생애의 사람들이 관람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 이 영화에는 믿고 의지하고 싶은 캐릭터, 터미네이터가 등장한다. 터미네이터 역의 아놀드 슈월츠네거가 다시 돌아온 이유일 것이다. 더구나 T-100 터미네이터가 수 십년 동안 변함없이 사라 코너를 지키고 있는 헌신과 책임성은 이 시대의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게 만든다. 언제나 "I'll be back"을 말하는 T-100은 이번 영화에서 건재 아니, 더 업그레이드 되어 대중적인 선호에 적극 부합하고 있다. 미래의 기계를 두려워 하지만, 그 터미네이터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는 여전하다. 

우려먹기라거나 더 이상 소재고갈로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비등하다. 이런 비판이 분명 존재하는 가운데 선택은 관객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새로운 영상 테크놀로지의 개발은 리메이크나 리부트의 활성화에 촉진제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새로운 영상 효과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이런 유형의 영화들이 재등장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전세대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비즈니스 경영에서도 중요하지만 세대간의 통합과 소통을 위한 매개고리가 될 수 있다. 

이는 대중가요를 새로운 세대가 끊임없이 리메이크하거나 새롭게 창작하도록 만드는 작업장과 일맥 상통한다. 디즈니랜드는 전세대가 공유하는 콘텐츠를 유지 확장했으며, 이는 할리우드도 마찬가지 전략 구사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단지 키덜트라는 신조어 차원의 개념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본능적인 점에 사회문화적인 구체적인 콘텐츠와 메시지가 결합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는 거꾸로 당대의 시대적 의미와 가치가 적어진다면 언제든지 허장성세가 될 수 있으며, 특히 테크놀로지의 혁신이 이를 가속화 시키거나 급격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글/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