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한국/118분/코미디

감독 : 한지승

출연 : 박용우, 고아라, 심혜진, 

다니엘 헤니

개봉일: 2012.02.01. 수. 12세 관람가

별점:★★★★★☆(5.5/8개 만점)



인종을 아우르는 글로벌 가족이 탄생했다'.

단일민족을 자랑하던 대한민국도 이제는 어느새 다문화 국가다. 이제는 국제결혼을 통해 국내에서 다양한 인종의 가족들을 만나는 게 흔한 일이 됐다. 영화 '파파'에선 이런 다문화 가정의 집약판이라 할 수 있는 글로벌 다인종 가족이 등장한다. 어느새 혈연을 나눈 사람들간에도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 따스한 가족애의 실마리를 선사한다. 일종의 대안 가족인 그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고 있다.

'파파'는 시민권이 필요한 한국 가요계의 미다스 손이었던 전직 매니저 춘섭과 시민권을 위해 법적 보호자가 필요한 6남매가 생존을 위해 가족으로 뭉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미국 애틀랜타를 배경으로 그린다. 까칠한 한국계 첫째 딸 준, 100㎏에 육박하는 흑인계 둘째 아들, 이슬람계의 시니컬한 얼음소녀 셋째, 백인계 쌍둥이 아들 둘, 히스패닉계 핑크공주 막내 여섯째까지 피부색도 제 각각인 데다 말까지 통하지 않는 그들과 춘섭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다소 황당무계하지만 나름 '가족의 탄생'을 이끈 영화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공감과 소통의 끈을 찾아가는 파란만장한 과정이 코믹하고 유쾌한 리듬으로 경쾌하게 펼쳐진다. 영화는 설정만큼 다채로운 장르를 오간다. 시추에이션 코미디는 물론 뮤지컬, 로드무비 등을 거쳐 성장 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혀간다. 첫째딸 준과 춘섭이 집안의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사이 6남매들은 피부색만큼 제각각 독특한 개성이 충돌하며 잔재미를 일궈내고 있다. 한류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한국말을 익힌 흑인 고든과 언제 어디서든 랩으로 어리광을 부리는 쌍둥이 형제 등 다양한 캐릭터로 영화는 지루할 새가 없다. 

여기에 오랜만에 얼굴을 비치는 고아라의 연기변신도 눈부시다. 춤과 노래는 물론 영어대사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어려운 감정 연기까지 당차게 보여준다. 앞서 개봉한 영화 '페이스 메이커'에서 조연으로 당당하게 컴백한 고아라는 '파파'를 통해 스크린을 이어갈 차세대 여배우로서의 풍모를 풍긴다. 박용우는 '달콤 살벌한 연인'(2006년) 이후 오랜만에 진지함을 벗은 코믹하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진정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여러 장르를 넘나들다보니 유치한 면도 많고 메시지가 주는 단조로움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한 스토리를 위해 확대할 수 있는 조연들의 매력을 최소한으로 줄인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