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연구진, “사람과 개는 목소리 인지하는 뇌 활성화 패턴 비슷”
- 동아사이언스 | 기사입력 2014년 02월 21일 16:11 | 최종편집 2014년 02월 23일 18:00
![fMRI를 찍고 있는 개의 모습. - Eniko Kubinyi 제공](http://image.dongascience.com/Photo/2014/02/13929603575102[1].jpg)
야생동물 중 가장 먼저 가축화된 개는 오랜 세월 사람과 같이 생활해 왔기 때문에 다른 어떤 반려동물들보다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는다.
“기다려”라고 말하면 먹이 앞에서도 참을성을 보이고, “손”이라는 말에 앞발을 내어 놓을 정도로, 3만년동안 ‘음성 이해’를 바탕으로 개와 사람은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최근 개가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뇌’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헝가리 과학아카데미 MTA-ELTE 비교행동학 연구단의 아틸라 앤딕스 박사팀은 개와 사람이 목소리를 들을 때 뇌 부위와 활성화 패턴이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셀의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를 통해 20일 밝혔다. 영장류가 아닌 동물과 사람의 뇌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우선 11마리의 개에게 사람과 개가 내는 ‘웃음’, ‘울음’, ‘짖음’ 등 200여 종류의 음성을 들려주며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영상을 촬영했다. 그리고 이 fMRI 영상을 토대로 뇌의 활성화 부위를 알아보고, 사람이 음성을 들을 때의 fMRI 영상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개에게도 사람과 비슷한 ‘음성인식영역’이 대뇌피질에 존재했고, 활성화 패턴도 비슷했던 것. 개와 사람 모두 뇌의 측두엽 근처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소리와 괴로움을 유발하는 소리를 받아들였는데, 전자를 들을 때 활성화도가 훨씬 높았다.
또 연구팀은 음성이 아닌 단순한 소리를 들으면 개의 음성인식영역이 48%나 활성화되어, 같은 상황에서 3% 활성도를 보인 사람보다 훨씬 소리에 예민하다는 사실도 뇌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앤딕스 박사는 “약 1억 년 전, 개와 사람이 분리되기 전에 이미 음성인식영역이 뇌에 존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뇌의 비슷한 작용 때문에 사람과 개가 의사소통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사이언스 최새미 기자 sae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