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24

드라마 ´선덕여왕´과 한국 여성사의 독특성

1970년대 말,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이화여대 학파들이 여성운동담론을 장악했을 때, 그들은 철저하게 마르크스의 도식에 따랐다. 즉 생산력의 발달에 따라 여성은 남성중심의 계급사회에서 노예와 같은 존재였다는 논지였다. 문제는 이러한 도식을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고 모두 적용했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여성은 역사이래로 언제나 차별받는 존재인 것으로 규정되었다. 하지만 소장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이 세계 여성사에서 예외라는 지적이 일찍부터 있었으나 현대사의 여성차별사를 운동론적으로 드러내는 작업들에 묻혔다. 페미니즘 운동에 밀려 명함을 내밀수가 없었고 여성을 차별하며 이익을 얻는 기득권 계급의 편이거나 남성 가부장제의 옹호자로 몰렸다. 그런 가운데 미국에서 여성학을 전공한 전혜성 박사가 본격적으로 문제제기 하..

드라마 2009.11.02

역사를 자유자재로 픽션화하는 ´선덕여왕´의 비결

-역사적 사실, 역사적 맥락, 역사적 본질 드라마 은 기존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드라마 의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미실은 기존 역사서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위서 혐의를 받고 있는 에만 등장한다. 또한 기존 정사에는 천명공주는 덕만의 언니가 아니라 동생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녀는 제24회에서 독화살을 맞고 죽었지만 사실은 행복하게 마쳤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덕만과 김춘추의 결집을 이끌어내기 위한 원한을 만들어 내려는지 독화살에 맞아 죽은 것으로 설정했다.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는 등장하지 않는다. 54년간 재위를 한 진평왕은 미실보다 일찍 죽는다. 진흥왕 때부터 젊음을 유지하던 미실은 드라마 에서 54년간의 재위를 마치려는 진평왕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그려진다. 덕만이 젊은..

드라마 2009.10.25

´덕만-천명-선화´ 3색 여성리더십을 주목한다

-1인 리더십의 한계를 넘어 대의를 향한 꿈 진평왕이 드라마 에서는 미실 앞에 매우 무력한 왕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진평왕은 진평왕의 재위기간이 무려 54년(579~632년)이다. 신라역사에서 가장 오랜 재위기간을 자랑하는 왕이 드라마처럼 이렇게 무력했을까 싶다. 국력이 쇠약했던 신라 말기에는 10년을 넘기는 왕을 찾기 힘들 정도가 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선시대 53년 동안 집권한 영조(1724년 8월-1776년 3월)보다 더 길었다. 유대왕 가운데 가장 길다는 유다는 29년간 집권 했다. 귀족들에 둘러싸인 왕이 54년을 집권했다는 것은 나름의 리더십이 있어야 가능했을 것이다. 적어도 드라마 에서처럼 미실에게 쉽게 당하는 왕이어서는 오래 버틸 수가 없었겠다. 그런 면을 거꾸로 증명하는 것이 진평왕의 ..

드라마 2009.10.02

덕만의 남자들이 이상하다.

비담은 여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드라마 선덕여왕의 시청률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비담은 이상 성격의 남자로 부각되었다. 나중에 상대등으로 선덕여왕에게 반란을 일으킨 자이기 때문에 그점에 초점을 맞추려면 그럴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착취적 나르시스트이기 때문이다. 선한 심성의 주인공은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는 그에게서 멀어진다. 중요한 것은 연출과 대본이 그를 오락가락하게 그려내고 있다. 악인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결코 미워할 없는 악인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마땅한 명분이 없다.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그의 캐릭터에 긍정적으로 몰입하기가 버겁다. 그것은 김남길의 연기와는 별개의 문제겠다. 한편 김춘추는 훈남으로 등장했다. 그의 캐릭터를 생각하자면 드라마의 시청률을 높여줄..

드라마 2009.09.29

꿀벅지 없는 천추태후, 아쉬운 고려의 매력

-고려의 일상사에서 여성의 리더십은 어떠했을까? ‘꿀벅지’는 꿀과 허벅지의 합성어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한 신조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성희롱이라는 말이 나왔다. 꿀 맛나게 맛있는 허벅지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꿀벅지’라는 호칭을 들은 여성이 비판적으로 문제제기한 사람이 무안하게 허벅지라 불리는 것을 고마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러한 호칭이 대중적 주목의 신호로 혹은 팬들의 지지로 받아들여진 것인가. 성적 눈요깃감이 되어서 일단 대중적 주목을 받아야 하는 것이 연예인들이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그냥 넘기기에는 씁쓸한 면이 있다. 가장 허약한 시각을 이용해 이런 비본질적을 것에 집착하고, 여성의 상품화를 반대하는 선의의 목소리마저 상품화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쪽..

드라마 2009.09.27

미실과 덕만의 지략싸움은 진화론의 산물?

미실과 덕만의 지략싸움은 진화의 산물? 진화 심리학과 여성 리더십 여성들 가운데는 로봇을 좋아하는 남성을 이해 못하는 경향이 있다. 로봇태권브이에 열광하거나 예술품을 조립하듯 온 신경을 집중하는 프라 모델 조립에서 남성들의 진지한 열정은 우습게 여겨지기도 한다. 영화 선택에서도 남성들은 총싸움이나 칼싸움, 주먹 싸움이 많은 내용을 선호한다. 그런 면에서 사극은 이전부터 남성의 전유물이 되었다. 사극하면 칼싸움이나 주먹싸움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사극, 특히 은 여성들이 많이 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왜 여성들은 사극을 보는 것일까. 화려한 복색이나 장신구가 많이 등장하고 멜로라인이 강화되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장하기 때문일까. 일종의 여성 리더십이 부각되기 때문일 ..

드라마 2009.09.27

김유신의 아름다운 변절 어떻게 볼 것인가.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덕만에게 충성을 맹세한 우직했던 김유신은 미실의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덕만은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김유신을 사랑한 덕만의 처지에서는 당연한 노릇이기도 하지만, 미실에게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사람을 빼았겼으니 낭패감도 클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는 김유신의 행동을 변절이 아님을 부각하려 했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우선, 김유신은 자신의 백성을 지키기 위해서 미실의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이는 김유신의 일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인지 모른다. 신라에 편입된 가야계의 후손으로 1인자가 아니라 2인자로 오랜동안 숙여지내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가야계로나 유리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의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굴욕을 감내하면서 정적에게 굽혔기 때문인지 ..

드라마 2009.09.23

비담과 미실이 같은 점.

미실과 비담은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이기 때문인지 비슷한 면이 차츰 많아지고 있다. 1. 표정이 변화 무쌍하다. 비담의 다양한 표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비담 이전에는 미실의 표정이 화제가 되었다. 울다가 순식간에 웃고, 웃다가 순식간에 분노한다. 웃고 있지만 비아냥 거리는가 하면 천진난만하면서 영리하다. 2. 나르시시트와 자기 병리애 미실과 비담, 왜 둘의 표정은 변화 무쌍할까. 경계성 성격장애의 기미가 보인다. 또한 이 둘은 자기애가 강한 나르시시트들이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지 하면 세상의 모든 일을 자기 통제력 안에 두려고 한다. 3. 욕망의 존재 비담과 미실은 영리하다. 그 영리함을 대의명분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 미실은 황후가 되는데 사용하고, 비담은 왕이 되려는데 사용하고 있..

드라마 2009.09.16

선덕여왕 문제2의 답과 시청률 낮아진 이유

http://cafe.daum.net/npnet 32회의 시청률이 낮아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방영분중 가장 급조된 인상을 주었다. 회상 장면이 많고 그 회상 장면을 통해 두번째 문제의 연원과 당위성을 한 회분에서 갑자기 다 보여주려했기 때문에 말이 많아졌다. 즉 자연스럽게 장면으로 보여주어야 할 엄청난 양의 지난 과정을 짧은 분량에 서술식 설명으로 소화해내려다 소화불량에 걸린 것이다. 이 과정에 김영현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드라마 작법이 동원되었다. 그것은 대장금이나 서동요에서도 빈번하게 보였던 것이다. 수수께끼풀이다. 선덕여왕 32회에서는 비재 두번째 문제가 중심이었다. 두번째 문제는 신라 국호가 가지는 3가지 의미를 풀라는 것이었다. 지증왕이 신라로 국호를 바꾸면서 만들어낸 것이고, 진흥왕이 ..

드라마 2009.09.09

왜 미실은 환상이고, 덕만은 희망인가

-누구나 꿈 꿀 수 있도록 차별, 기회 박탈 없어야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노예 해방 100주년을 맞아 열린 평화 행진에서 마틴 루터 킹은 역사적인 연설을 남긴다. 그 연설의 핵심은 ‘나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말이었다. 그 꿈은 인종간의 차별이 없는 수평적인 평등의 사회였다. 이는 드라마 의 덕만이 말한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희망이다. 희망과 꿈을 두고 한판 벌이는 미실과 덕만의 논쟁은 현대 사회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희망은 첨성대의 건립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미실은 그것은 희망이 아니라 통치의 포기이자 반칙이라고 한다. 논지 전개를 위해 미실과 덕만의 논쟁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덕만은 공주로 복귀하면서 월천대사를 통해 첨성대 건립 계획을 밝힌다. 그리..

드라마 2009.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