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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규 자살 예고한 영화 <집행자>?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11. 2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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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집행자>에서 연쇄 살인범 장용두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에 자살을 시도 한다. 하지만 교소소측에서는 필사적으로 살려낸다. 그 이유는 연쇄 살인범의 사형을 하루 앞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세명의 사형이 집행되는데 나머지 두명은 사실상 장용두의 들러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사형의 집행이 정치적 집권층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드러내준다.
영화에서는 정치적 권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권의 태도, 의지 때문에 정작 사형의 주인공(?)인 장용두가 스스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 안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살려내기에 이른다. 자신의 손으로 죽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려내는 아이러니한 상황.
더구나 나머지 두 사람이 집행된 상황에서 정작 연쇄 살인범 장용두가 교수형 집행의 미비로 살아난다면?
영화 플롯의 핵심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정작 죽어야 할 사람은 안죽고, 다른 이들이 사법제도의 희생이 되는 현실이랄까. 이 때문에 사형제도의 불합리성이 드러난다.

한국에서는 실제로 10여년 이상 사형집행이 없는 상태에서 영화 <집행자>는 연쇄 살인범을 사형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담은 이유는 흉악한 범죄의 증가도 있겠지만, 보수적인 이명박 정권이 출범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든지 사형이 집행될지 모른다는 예견이 있어왔다. 그런 면에서 정남규의 자살에는 이러한 사형집행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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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명박 정권에서 사형제가 집행이 이루어지는 것은 영화 <집행자>가 가장 우려하는 일이다. 영화에서는 교도관들의 외상후 스트레스를 들어 사형제도의 불합리성을 드러내려 했다. 물론 죄없거나 죄를 회개한 사형수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들어 사형제의 불합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흉악범에 대한 처벌의 중요성도 부각시키지만 결론적으로는 그것이 반드시 사형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도 들어있다.

어쨌든 이번 정남규의 자살로 교도관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영화와 같이 사형제도가 집행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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