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서로를 다 잘되게 만드는 협상의 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6. 4. 16. 09:36

협상의 신

 

협상의 신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한때 협상을 게임이론처럼 푸는 책들이 유행한 적이 있다. 즉 최대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리적인 협상법이 주름잡았던 것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상대의 심리를 파악해 이익을 최대화하는 책들도 많았다. 그러나 신통치 않았다. 왜 이렇게 신통치 않았는지를 협상의 신을 살피면 가늠할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인가 협상에 대해서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협상의 신의 저자는 협상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다고 말한다. 그 오해란 무엇일까. 오해는 대체로 협상에 나가면 우리는 이기는 협상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저자는 이러한 이기는 협상을 하는 이는 하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이기는 협상은 하수의 협상이고 진짜고수는 성공한 협상을 한다는 것. 이기기 위해서 말을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에 고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와 관계를 어떻게 맺고 유지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상대방과 관계를 긍정적으로 맺을수록 단지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소기의 목적 이상을 달성하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상대와 관계를 증진할수록 가능하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관계의 증진이란 좋은 감정을 갖고, 상대가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사람은 이성적이고 합리성보다는 감정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감정이 상하면 상대방과 더 이상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이는 더 많은 이익을 얻기는커녕 애초의 목적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흔히 갖게 되는 인식은 협상경험이 많으면 성공하는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또한 바람직한 인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이 미국의 협상 전문가 네고시에이터(Negotiator)에게 훌륭한 협상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꼽는 것을 물었을 때 압도적 1위는 협상 준비의 원리와 자신만의 준비도구에 관한 준비 기법이었고, 다른 하나는 협상 이슈에 대한 지식이었다. 해당 이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수록 협상에서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장 필요 없는 것은 놀랍게도 협상경험이었다. 경험을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협상가가 될 수는 없었는데 시간만 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우월적인 파워만 믿고 협상을 해온 사람들은 막상 그 대기업의 틀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특히 저자는 협상의 원리를 알고 협상 이슈에 대한 준비가 철저할수록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저자가 말하는 훌륭한 성공의 협상이란 내 것으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충족시키고 더 큰 가치를 충족시킬수록 상대방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미국의 연구기관의 원장에게 아인슈타인이 유렵에서 받던 3천만원의 연봉을 요구하자, 만 달러의 연봉을 제시한 것도 이에 해당한다. 보통 3천만 원이라고 하면 당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보통 7000만 원 정도 한다. 원장은 아예 만 달러를 책정했고 아인슈타인은 놀랐다. 아인슈타인은 더구나 미국 실정을 잘 모르고 있었다. 왜 원장은 이런 제안을 했을까. 보통은 아인슈타인의 요구를 재빨리 받아들였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원장은 당장에는 3천만 원을 주어도 오겠지만, 이제 곡 현실을 알면 아인슈타인은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갈만큼 실력이 출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평생 그 프린스턴 대학을 위해 일했고 놀랄만한 업적을 남겼다. 물론 하버드나 예일 대학이 그를 데려가려고 노력했지만 말이다. 남북전쟁의 마지막 장면도 살펴볼 수 있다. 1865년 종전협상에서 북군 총사령관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은 남군 총사령관인 로버트 리 장군과 만났다. 이때 리 장군이 그랜트 장군에게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다. 그가 보기에 까다로운 것을 말할 줄 알았는데 그랜트 장군은 간단하게 말했다.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시오.” 당장에 전쟁의 원한을 갚아주는 응징을 해주고 싶을 수도 있었지만 그랜트를 포함한 북군 리더들은 국가적 통합이 우선이었다. 응징과 복수는 또 다른 갈등을 낳을 뿐이었다. 이제 하나의 국가를 만드는 게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세한 협상기술과 방식을 짧지만 임팩트 있게 언급 한다.


저자는 2장에서 요구보다는 욕구에 주목하라고 말하며 콜라와 노벨상 사례가 언급한다. 학생이 슈퍼에서 콜라를 달라고 했을 때 콜라(요구)가 없다고 말하면 안된다. 그 어린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목마름을 해소하는(욕구, 갈증해소) 무엇인가였기 때문이었다. 다른 이온음료를 주면 서로이익이다. 파인만이 노벨상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요구)은 노벨상이 싫어서가 아니라 대중 앞에 나서는 것(욕구)이었다. 위원회는 욕구를 감안하여 그가 노벨상 시상식장에 나오게 했다. 즉 받지 않으면 사람들이 더 관심을 보여 귀찮게 될 것이라며 그냥 받으면 짧은 시간만 할애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파인만은 노벨상의 영예를 안았고 주최 측은 수상자에게 상을 줄 수 있었다. 서로에게 이익이었다.


3강에서는 관점의 전환을 강조한다. 4세 이하의 어린이는 자신이 본 것을 남들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자라면서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성공의 경험이 많을수록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이러한 사람은 협상을 성공시키지 못한다. 설비납품을 하는 경우 공장장은 품질이지만, 구매담당임원은 가격이다. 각자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생각하여 구매담당자에게는 가격을, 공장장에는 품질을 말해야 한다. 4강에서는 협상의 패러다임에는 3개가 있다고 정리한다. 협상1.0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기술, 협상2.0에서는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의사소통과정이라고 했다. 협상3.0의 단계에서는 상대의 행동, 인식 감정을 변화시켜 가치를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의 존재감, 자존감을 존중하는 것이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약속을 마음대로 어기면 협상은 있을 수 없다.


5강에서는 제2자의 마음을 통해 협상을 성공시키는 방안을 말한다. 히든 메이커 활용이다. 예컨대 하와이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올스타전을 하면 선수들이 피곤한 몸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그 가족이나 애인들과 같이 어울려 휴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같이 묶는다면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평소에 가족이나 애인에게 해준 것이 없는 남자선수일수록 말이다. 6강에서는 무엇보다 양쪽이 만족할 수 있는 창의적인 제3의 대안 모색을 강조한다. 18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 시민군 포지션은 왕궁을 파괴했고 정부 포지션은 왕궁을 보존하자는 것이었다. 시민군의 니즈에 부합하는 방안은 독점적인 왕의 공간을 없애고, 정부는 역사적 유물로 복원하기를 원했다. 3의 대안은 왕궁을 박물관으로 사용하기로 했고 그 박물관이 루브르였다. 7강에서는 새로운 안건 붙이기 기법을 설명한다. 서툰 협상가는 안건이 많이 올라오는 걸을 거리끼고 유능한 협상가는 많은 안건을 올리고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가격을 원하는 대로 깎아주지 않으면 제조기업의 요구대로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나머지 물량도 책임지겠다고 말한다. 여기에 어음결제를 현금결제로 바꾸어준다. 결국 조건을 덧붙이면서 애초 원했던 가격을 지켜내는 것이다. 8강에서는 베팅을 말한다. 두 가지 상황이 있는데 하나는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다를 때 다른 하나는 서로 믿지 못할 때이다. 예컨대 미국산 수입을 보자. 농민은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시장을 다 죽일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는 40%를 넘지 못하겠다고 한다. 이때 대안은 40%이상 되면 긴급수입제한조치를 하는 것이다. 또한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믿는 쪽으로 베팅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9강에서는 협상이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내개 덜 중요한 것은 주고 더 중요한 것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만약 회사 측이 조합원 자격 제한을 원하고, 노조가 정년연장을 원한다면 그것을 다른 것보다 우선하여 각각 보장하는 것이다. 삼성과 볼모는 매각비용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안을 보면 볼보는 유럽보다 저렴한 노동력, 그리고 삼성의 브랜드 파워였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삼성 브랜드 로열티를 요구하고 기술제휴도 원했다. 그것이 매각비용보다 중요했다. 그것을 상호 교환하면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10강에서는 기준의 중요성을 말한다. 협상이란 상대의 인식을 바꾸는 것인데, 합의의 객관적 지표, 기준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켓 프라이스, 퍼블리자드 프라이스, 히스토리컬 프라이스 등의 기준이 있다. 무턱대고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11강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갖고 있어야할 차선책에 대해 언급한다. 협상을 배트나가 있느냐 없느냐의 게임이라고 말하며 없으면, 을이고 있으면 갑이라고 한다. 배트나에 따라 협상력이 달라진다. 12강에서는 상대방의 기준을 좀 더 상대적으로 좋게 활용하는 법을 말한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는 것보다 몇인분이나 특정 부위의 고기가 신선하다는 것이 나은 것과 같다. 13강에서는 제안에 관한 것인데, 정보가 많으면 제안을 하고 적거나 없으면 기다리라고 말한다. 특히 없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정보를 통해서 준거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안은 높게 해야 하지만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14강에서는 이런 에임 하이에 필요한 L&G 즉 논리와 근거를 다룬다. 무능한 세일즈맨은 암보험의 중요성만 강조하고, 유능한 세일즈맨은 암발병율, 입원 기간, 병원비 보험료라는 구체적인 근거와 논리를 들었다. 15강에서는 양보할 때도 기술이 있음을 강조한다. 무조건 자신을 지키다가 한꺼번에 양보를 하기보다는 일정한 대가와 교환을 하거나 점진적인 깔대기형을 주장한다. 3만원 1만원 2000원과 같이 시간이 지날수록 절대값이 적게 하는 것이다.


17강에서는 협상에서 하지 않아야할 세가지행동을 말한다. 우선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판단 규정을 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 귀속말을 하는 것, 그리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을 나쁜 사람이야, 이기적인 사람이야라고 상대를 공격하기보다는 자신이 상당히 기분이 안좋거나 불쾌하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18강에서는 미러링 기법을 말한다. 상대의 거울이 되어 주는 것으로 상대에게 내가 비슷한 사람이라는 동질감을 심어주어 호감을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19강에서는 협상 이슈갈등 때문에 협상자들이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없어야 하고 이와 별도로 서로의 관계를 더 좋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미 FTA협상장에서 미국 협상가에게 아들을 위해 태권도 도복을 선물한 것은 좋은 사례에 해당한다.


협상장은 고준담롬의 공간이 아니라 살벌한 전쟁터이기도 하다. 20강에서는 사악한 공격적 술책을 언급한다. 스트레스 주는 기법, 굿가이 배드 가이 배치, 니블링 기업이다. 특히 니블링은 야금야금 조금씩 더 얹어 얻어내는 사술이다. 사술을 알아야하는 것은 시도가 아니라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술에 대응하는 방법은 21강에서 다루고 있다. 플린칭 기법이나 권한 위임이 대표적이다. 이는 상대의 제안에 깜짝 놀라는 액션 기법과 다른 사람이 의사결정자임을 강조하는 기법이다. 물론 이 두 기법은 자주 사용하면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22강에서는 을의 협상법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식, 관계, 압박이다. 여기에서 관계는 돌아올 다리를 마련하고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것이며 압박은 익스플로딩 오퍼라고 해서 특정한 시간이 지나면 제안을 철회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16강처럼 이익 중심의 협상이 아니라 관계의 협상이다. 당장의 작은 이익이 아니라 관계를 좋게 만들어 좀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의 협상법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이익중심의 협상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전체적인 가치의 증대 차원의 협상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유대의 협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교보북멘토/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