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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정치적 외압만이 문제 아니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10. 13. 08:36

김제동 퇴출에 대한 정치적 외압 논란이 분분하다.

김제동의 사회적 활동이나 발언, 그리고 KBS 의사결정자들의 행태를

종합해 보면 그러한 혐의의 여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다만, 김제동만이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외압으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만약, 김제동의 사회적 활동이 없었다면 이렇게

하루아침에 방송프로그램에서 잘리는 일이 없어질 것인가.

근본적으로 고질적이고도 지랄 같은 방송구조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김제동도 이렇게 밝힌 바가 있다.

“사전에 상의를 했으면 좋지 않았나.”

그러나 한국 방송계에서 그러한 협의는 없다. 있을 수가 없으며 말이 안 된다.

언제나 한국 방송국에서는 일방통보만 있다. 그것이 상식이요 법칙이요 진리다. 

10년간을 출연했어도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면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는 것이 한국의 방송계다. 비정규직, 고용불안의 최전선이 한국방송계다.

김제동이라는 유명 진행자도 단칼에 날아간다. 그렇다면 유명하지 않은 이들은 어떨까?

더 심하면 더 심했지 나을 리 없다. 어떠한 원칙이나 기준 절차가 작동될 리 없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다.

제작진의 품성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매너가 없다.

방송 프로그램은 안정적인 신뢰와 애정 속에서 좀 나은 내용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 칼에 날라는 출연 문화 때문에 이러한 것을 기대할 수가 없다.

그것은 결국 시청자에 대한 배반이다.

자의적인 결정에 좌지우지 되는 가운데 출연자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묵살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매우 친한 관계인 것 같아도 웃으면서 목을 베는 것이 한국의 방송국이다.

의리와 우정이란 생각할 수 없다. 관계는 형식적이고 이용적이다.

굴종과 노예화가 있을 뿐이며, 그 사이로 배신과 불신감이 팽배한 가운데

소수의 몇 사람이 독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까.

지상파 방송사만이 아니라 군소 매체들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기용하고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쓰다버리는 개념이 너무 강하다.

김제동만이 아니라 수없이 부당하게 당하는 방송인들에 대해서 주목해야 한다.

그것이 김제동을 둘러싼 정치적 외압 논란보다 근본적인 것이 아닐까.

물론 그것은 방송인만이 아니라 시청자의 방송 향수권은 물론

방송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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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김제동이라고 해도, 방송국에 대해서는 쓴 소리 못한다.

하지만 이제 바뀌었나보다, 방송국에 대해서 비판을 해도

정치와 사회에 대해 비판하면 잘린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