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인(컬쳐 트렌드 인사이트) 273

버릇없다는 MZ 세대 풍자는 옳은가?

-풍자의 시대적 요건 글/ 김헌식(평론가, 박사, 한국 연구소. 미래학회 이사)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점토판, 이집트 피라미드 안 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글에도 이런 말은 남아 있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 1990년대 초반 X세대가 등장했을 때 기성세대들은 이해 못 할 집단이라고 했다. 사회의식도 없고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적이라고 했으며 물질 만능에 소비적인 특징을 언급했다. 아마도 지금 세대를 논하는 디지털 요소만 빼놓으면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이때 과연 90년대 초반 학번들이 모두 X세대처럼 살았고 그런 행태를 보였을까.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이다. 그런 X세대가 이제 기성 세대가 되어 새로운 세대를 바라볼 때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라고 할 만하다. 요즘 질타를 받는 MZ..

SM-하이브에서 행동주의 펀드는 좋기만 할까?

-행동주의 펀드와 엔터 산업의 특수성 김헌식(박사, 평론가, 미래학회 이사) SM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전격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을 매각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이면서 경쟁자이고 자신을 이긴 방시혁의 기업이 아닌가. 이렇게 까지 한 것은 창업자를 내치는 경영진, 조카 등의 배신에 관한 개인의 극단적인 선택이라고도 세상은 말한다. 주목해야할 것은 트리거 역할을 한 조직이다. 그 양면을 다 봐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의 특수성이 있는 점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련의 상황에 영향을 미친 것은 행동주의 펀드가 있었다. 행동주의는 투자가가 직접 자신의 주주권을 행사하는 행태를 말한다. 소액주주를 대변하거나 지배구조 개선의 명분을 내세우기 때문에 긍정적인 이미지..

쪼개기 전략의 이유와 전제조건

-쪼개기 전략은 레드 오션의 징후일까. 김헌식(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박사, 미래학회 이사) 넷플릭스의 콘텐츠 공급 전략은 ‘빈지 오픈’이었다. 이는 시즌제를 바탕으로 완성된 콘텐츠 전체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 때문에 밤새 몰아보는 '빈지 워칭(binge watching) 현상을 만들었고, 이를 즐기는 이들을 가리켜 밤샘 올빼미족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연속극 형태의 드라마 시청에 익숙한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낯설었지만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젊은 세대의 문화로 인식되어 기성세대가 추격하는 일도 벌어졌다. 빈지 워칭이나 몰아보기를 할 수 있는 체력과 시간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단적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한 편의 드라..

챗GPT는 어떻게 활용을 해야할까?

챗GPT는 과연 새로운 지능인가. 김헌식(박사, 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챗GPT는 이전의 인공지능 표방의 프로그램과 달리 한 차원 높은 글쓰기와 정답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자료는 풍부하고 객관적이며 이를 정확한 문법과 문장 구성을 통해 제시하기 때문이다. 과제나 시험 준비를 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유효할 수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대화형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이러한 점은 검색을 중심으로 아성을 이뤄왔다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에는 매우 중요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검색 플랫폼에서는 키워드에 따라서 자료를 보여줄 뿐이고, 취사 선택은 오로지 이용자가 해야 했다. 자료를 접한 이용자가 그것을 활용해 다시 특정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챗GPT는 이러한 특..

전통도 지금 NFT : 캐릭터 유니버스 vs 사운드 샘플링

글/김헌식(박사, 평론가, 한국연구소) 예상못한 NFT 국악에도?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기는 힘들었을지 모른다.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블록체인 기술과 맞물려 등장한 암호 화폐보다 NFT가 문화예술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음악에서 더욱 NFT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음악 환경이 내재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전도유망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악계에서도 최근에 전통문화 자원과 문화 코드를 활용해 NFT를 발행하고 있다. 이는 전통음악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통해 대중화와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블록체인은 물론이고 NFT에 대한 개념을 잡기는 힘든 상황에서 마치 우후죽순처럼 많은 NFT 발행 플랫폼이 선을 보인다. 이런 때일수록..

‘더 글로리’가 보여준 K 콘텐츠 정체성

-‘더 글로리’가 다시 부각시킨 K 콘텐츠 정체성 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 문화정보텐츠학 박사) 훌륭한 작가 적어도 많은 이의 공감을 얻는 작가는 자기 치부의 노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노출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는 주변 눈치나 시선을 넘어설 때 나올 수 있다. 콘텐츠를 창작하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K-콘텐츠는 진짜 한류가 아니라며 진짜 한류를 보여주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런 점을 간과한다. 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강조하며 요즘 K-스타일이라는 말도 언급하는 그들에게 하나의 특징이 있는데 바로 긍정적이고 밝은 면만 강조하는 점이다. 그것이 심해지면 사람들은 ‘국뽕’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한류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한국의 치부조차 드러내는 것을 마다하지 않..

더 글로리와 변화하는 학원폭력물, 한국 가족주의의 과제

-왜 이렇게 학원폭력물은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글/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 문화콘텐츠학 박사)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에 오른 드라마 ‘더 글로리라’는 괜히 봤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흔히 괜히 봤다는 말은 그 본 대상이 가치가 없거나 나아가 재미조차 없을 때 사용한다. 그런데 ‘더 글로리’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 진짜 재미가 없거나 의미,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감질나서다. 파트 1이 끝나고 파트 2 공개가 3월로 예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참을 수 없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있었던 것. 감질나고 기다릴 수 없는 이유는 문동은(송혜교)의 복수극이 본격화되는 찰나였기 때문이다. 복수극은 그 대상의 악마화가 필수인데, 악역의 크기가 복수의 통쾌함을 비례시킨다. 그 악역 중심에 박연진(임..

2023년 트렌드 전망-익스텐드(Extend)

-2023년 트렌드 분석 김헌식(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문화정보경제학 박사) 2023년에는 카운터 트렌드(Counter Trend)가 어느 때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카운터 트렌드는 기존의 트렌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달리 바뀌는 현상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여러 연관 현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 플렉스(Flex)라는 유행이 있었다. 힙합 문화에서 파생되어 ‘과시하다’, ‘지르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2023년에는 익스텐드(Extend)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늘이다.’, ‘연장하다.’는 단어를 갖고 있다. 경제적으로 고금리 고물가 기조에 기존의 소비방식을 연장하려는 행태가 2023년에 일어날 것이다. 이 상황에서 투자에서도 영끌의 상황을 연장하려는 움직..

웹툰 OST의 전략이 필요하다.

-웹툰 OST 주목 그리고 전략은? 글/ 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 교수, 문화정보경제학 박사) 넥스트(N.EX.T) 시절 가수 신해철은 록그룹 최초로 국산 애니메이션 OST도 참여했는데, 그 곡이 바로 'Lazenca Save Us’ 이었다. 이 곡은 신해철이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아 온전히 애니메이션 OST였다. 1999년 는 게임으로 출시되는데, 이후 이것이 계기가 되어 신해철은 게임 음악을 작곡한다. 를 통해 더 이상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고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에는 블리자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의 게임 음악 앨범 가운데 저그를 위한 ‘Zergs Are Coming’ 노래를 만들었다. 그 뒤 그는 파격적인 작업에 나선다. 2004년 플레이스테이..

스타-팬 기부의 선한 영향력과 상생 효과의 조건

-기부를 점점 안하는 이유에 대한 대안? 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팬클럽(fan club)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조공 문화로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마치 조공을 하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선물 공세를 통해 입지를 과시했다. 상대 경쟁자라도 있으면 선물의 가격으로 이기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비싼 자동차 선물을 하는 등 부작용이 일었다. 이런 선물 조공은 비단 물품에만 해당하지 않았다. 콘서트 공연 날짜나 생일이라도 되면 화환이 엄청나게 쇄도했다. 화려하게 장식되었지만, 곧 막대한 쓰레기가 되었다. 더구나 재활용도 할 수 없었다. 대부분 생화가 아니라 플라스틱 조화였기 때문이다. 생화라 해도 곧 가치 없이 사라질 수 있었다. 대부분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이 비싼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