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인(컬쳐 트렌드 인사이트) 273

노키즈존은 왜 제주도에 많을까.

-부드러운 개입 넛지의 문화전략이 필요하다. 글/ 김헌식 박사(나누림 연구소 소장, Nanurim Research Institute ) 노 키즈존이 있더니 노 시니어존까지 등장했다. 이런 현상을 대하는 미디어에는 ‘자영업자의 권리냐, 약자에 대한 차별이냐’라는 프레임이 등장한다. 즉, 영업을 방해받은 자영업자들이 수익을 위해서 아이와 노인을 배제하는 조처는 당연하다는 주장과 이는 어린이와 노인을 향한 차별이라는 관점이 부딪친다. 업소의 시각에서 보면, 자영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수 있다. 자신의 영업장에 손님을 가려서 받겠다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음을 떠올릴 수 있다. 저출산 문제가 심..

K 무비 전략 눈덩이 굴리기 필요하다

글/김헌식(평론가, 박사, 교수) 장대한 '어벤져스' 시리즈의 시작은 초라했다. 2008년 영화 '아이언맨'(Iron Man)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생소한 배우로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고 말썽꾼에 가까웠다. 따라서 배우의 티켓파워는 기대가 없었고 낯선 소재와 배우에 비해 익숙한 것은 영화에 PPL로 나오는 한국산 제품들이었다. 토니 스타크의 휴대폰은 LG 것이었고 대형 TV 같은 전자제품은 삼성이었다. 당시 마블의 상황은 매우 어려웠는데 한국 기업이 가뭄에 단비 역할을 했다. 이런 배경하에 미국보다 한국에서 먼저 개봉했지만 한국 방문 행사는 눈에 띄지 않아 흔한 레드카펫 행사도 없었다. 하지만 영화 '아이언맨'은 2008년 북미 흥행수익 2위를 기록했고 영화 '다크 나이트'의 ..

당신은 고양이 편인가요 새편인가요?

당신은 고양이 편인가요 새편인가요? -길고양이 인간의 선택적 동물권의 편향. 글/ 김헌식(박사, 평론가, 미래학회 연구학술 이사) 최근 한 탐조 유튜버가 올린 영상 때문에 '길고양이 편'과 '새 편'으로 나뉜 격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 최남단 서귀포시 마라도 주민들이 길고양이를 섬 밖으로 보내는 데 동의했다. 이유는 생태 보호였다. 마라도 길고양이들이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 등을 해치기 때문이다. 마라도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에 위치한 중간기착지이자 난대성 해양 동식물의 터전으로 천연보호구역이다. 이곳에서 '신비의 새'라 불리는 뿔쇠오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원래 마라도는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들였다. 고양이는 쥐만이 아니라 뿔쇠오리..

한국인은 왜 학교폭력을 용서하지 않게 되었나.

Why did Koreans not forgive school violence? 글/ 김헌식(KIM HERN SIK, 평론가,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이사) 최근 ‘뉴욕 타임즈’가 한국 사회의 학폭에 관해 다루었다. 맞기도 하고 부족한 지적이었다.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아서 그렇지만, 무엇보다 정보 공유와 여론 형성이 주요했다. 이는 민주 공화주의 원칙이 디지털소통과 만나 가능했다. 한국에서 2대 절대 검증 기준은 병역 기피 그리고 학교폭력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는 완벽하게 절대적이다. 병역 기피는 남성에게만 해당하지만, 학교폭력은 남녀를 불문한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정보 공유는 이를 더욱 공고하게 했다. 다만, 이런 학교폭력의 엄격성을 당사자만 모른다. 더구나 많은 심리학 실험들이 증명했듯이..

카카오는 정말 하이브에 승리한 걸까?

Did Kakao really win over Hive? 글/ 김헌식(평론가,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이사) 어부지리와 같은 뜻인 방휼지쟁(蚌鷸之爭)이라는 사자성어는 방(조개)과 휼(도요새)의 싸움에서 제삼자로 지나가던 어부가 둘 다 주워가는 상황을 빗댄 말이다. 하이브는 어부 같았다. 애초 하이브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생각지도 않았다. 에스엠에 하이브는 경쟁자이자 후발주자일 뿐이었다. 하이브에 에스엠은 업계 선발주자일 뿐 모든 면에서 이미 앞섰다. 하지만 풍부한 IP(지식재산권)는 맛깔스러울 수 있었다. 최근 흐름은 카카오의 완승으로 보이는데 과연 그런지 의문이다. 초기에는 소액주주운동 펀드가 에스엠 경영진과 다툼을 벌였다. 지배구조의 투명성 때문이었고 그 당사자는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프..

요즘 K 콘텐츠에 비친 경제 상황과 무의식.

-K 콘텐츠 속 경제 무의식. 글/ 김헌식(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미래 학회 연구이사) 요즘 OTT에 부터범죄 액션물이 어느 순간 많아졌는데 이는 로맨스물이 사극에 이르기까지 포진하던 얼마 전의 모습과 달라 보인다. 범죄 액션물은 경제 문제와 관련이 깊다. 같고도 다르지만, 경제적 면에서 같은 맥락의 경제적 상황과 무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점이 관찰된다. 드라마 ‘미끼’와 ‘카지노’는 각각 쿠팡플레이, 디즈니 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라서 제작사의 국적은 다르지만, 편성 쪼개기 전략을 사용한 점에서 같다. 드라마 ‘미끼’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범죄 문제를 다루고 있고, ‘카지노’는 무대가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이동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 ‘범죄 도시2’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 영화는 2017년 10월 필리핀 ..

디지털 디톡스로 정신 건강 찾는 사람들

-디지털 디톡스와 정신 건강 트렌드 글/ 김헌식(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미래학회 이사) 지난 카카오톡 불통 사태는 많은 사람에게 불편으로 줬지만, 한편으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라는 개념을 확산시키는 의외의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는 디지털(digital)과 해독(detox)이 합쳐진 말이다. 흔히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대체 의학적 조치를 디톡스라고 하는데, 대개 유독한(Toxic) 물질을 제거(De)한다.'는 뜻이다. 단식이나 절식을 하거나 필수 영양소만 섭취하는가 하면, 운동을 통해 해독을 촉진하기도 한다. 이런 디톡스가 이제 디지털에도 적용되고 있다. 우리는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피시, 스마트 워치 등등 많은 디지털 기기에 끊임없이 종일..

불확실한 시대를 변화시키는 확실한 행동

불확실한 시대를 변화시키는 확실한 행동 -재밌게 시도하는 변화적 적응역량이 미래 자산이다. 글/ 김헌식 (박사, 평론가, 미래 학회 연구 이사]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라고 했다. 또한, 미래의 수용과 창조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인류는 주어지는 미래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에 대응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왔다. 그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온 이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온 것이다. 이는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더욱더 뚜렷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복력(resilience)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심리학에서는 ‘회복력’에 대해 한 사람이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그 속에서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을 말한다. 어떤 사람은 실패에 이르러도 다시 극복하고 성공하고 어떤 이들은 그렇지 못할 때 회복..

독신을 포기하는 조건

글/ 김헌식 (박사, 교수, 평론가, 미래학회 이사) 2011년 11월, 어린이대공원의 첫 코끼리이면서 상징의 동물이었던 '태산이'가 세상을 떠났다. 놀라운 것은 태산이가 보통 코끼리에 비해 일찍 숨을 거둔 점이다. 코끼리는 보통 50세 정도의 평균수명을 가지고 있는데 태산이는 불과 38살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난 이유가 오랜 독신생활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동물도 이러니 사람은 더욱 말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 독신과 싱글 문화에 일격을 가하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독신과 싱글문화라는 인문학적 가치담론에 과학이 위협하는 셈이 되는지 모른다. '미국전염병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린 미국 루이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