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저성장 시대, 왜 우리는 새삼 근대경제에 주목해야 하는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6. 4. 16. 09:26


-대번영의 조건-모두에게 좋은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흔히 저성장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한다. 더 이상 고성장의 번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에드먼드 펠프스(Edmund Phelps)는 근대경제가 인류가 보기 드문 번영을 이룩한 과정을 짚어내면서 이러한 번영을 상실의 회복을 주장한다. 번영의 재부활을 위해 그는 국가 번영의 본질에 대해서 다른 학자들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려 한다. 참여와 도전 정신, 자기표현, 개인의 성장과 같은 번창의 삶이 국가 번영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국가 규모의 번영 즉 다수의 번영은 사람들이 혁신하는 과정에 폭넓게 관여할 때 사람들 사이에서 참여에 따라 자생적으로 혁신이 발생할 때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이런 과정에서는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아이디어맨으로 금융가로 사상가로 생산자 마케터로 최종사용자를 선구자로 바꾸어 놓았던 점은 참여적 역동성을 의미했고 그것이 번영의 기초였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근대적 가치관과 근대적 삶에 대한 관점이다. 그러나 이제 근대적 삶과 그 번영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번영하는 삶이 근대 인본주의가 만들어낸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잃어버리지 말자고 말한다. 이런 근대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영국에서 1820년에서 시작해 1960년대까지 이어진 번영은 자생적 혁신 즉 각국 경제의 자생적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새로운 방법과 제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라고 한다. 이런 면에서 선도적인 국가들의 경제는 역동성, 즉 자생적 혁신의 욕구와 역량을 발전시켰는데, 이를 펠프스는 근대경제라고 불렀다. 근대경제의 탄생에서는 먼저 개인의 독창적인 지식과 정보,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창의성에서 비롯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는 책의 상당 부분을 혁신과정, 그리고 그 결과의 경험이 어떻게 이뤄지는가를 다룬다. 펠프스는 정신적인 자극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혁신의 이점이 잘 얻어지는 것이 근대 경제라고 한다.


펠프스는 또한 역동성이라는 개념을 자주 강조한다. 근대 경제는 상당한 정도의 역동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혁신의 의지와 역량, 그리고 그에 대한 열망이 존재하는 경제가 근대경제라는 것이다. 역동성은 현재의 조건과 장애물을 제쳐두고 혁신하려는 의지와 역량을 의미한다. 근대 경제들은 이 높은 역동성 때문에 19세기에 이어 오늘날 세계 경제의 엔진이 되었다고 펠프스는 말한다. 역동성에는 수많은 경제적 자유가 필요하다. 번영에서 서구민주주의도 기여를 했는데, 그는 무엇보다 태도와 신념이야말로 과학의 발달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은 바로 번영에서 문화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다. 여러 차례 그는 문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강조한다. 그는 문화가 한 나라의 자생적 혁신을 이끄는 개인주의와 상상력, 분별력, 자기표현을 보호하면서 활력을 불어 넣는다고 말한다. 경제제도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로 구축된 경제적 제체가 있었기 때문에 근대 경제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흔히 자본주의 경제가 성공한 것은 과학 지식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펠프스는 이런 견해에 대하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직접적으로 과학자들의 발견 덕분에 새로운 제품과 방법이 가능해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예컨대, 증기기관은 열역학보다 앞서 등장했다. 혁신가들은 자신들의 직관과 신념에 따라서 실험을 하고 성공했던 것이다. 그는 과학의 진전이 19세기 경제적 지식의 팽창 원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증기기관의 제임스 와트, 방적기의 하그리브스, 기관차의 스티븐슨 등 거의 모든 발명가들은 과학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이 지식의 확장을 통해 발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의 필요에 대한 통찰, 또는 기업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탁월한 감각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즉 비즈니스 세계의 혁신가들의 경험과 추론에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제임스 와트는 엔지니어였지만, 파트너 매슈 볼턴은 증기기관을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도록 했다. 이는 기업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수용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근대 경제는 거대한 상상극장(IMAGINARIUM)즉 새로운 제품과 방법을 상상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어떻게 사용될지 상상하는 공간과도 같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기업가들뿐만 아니라 금융가들도 통찰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통찰력은 알려지지 않은 가능성을 꿰뚫어보는 판단력이며 지혜는 생각조차 힘든 것들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감각이라고 한다. 이러한 역량이 바로 근대적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라고 펠프스는 말한다. 이런 기업가들은 잠재적인 사용자들이 새로운 방법이나 제품을 시험하기 위해 기존의 방법과 제품을 기꺼이 포함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모험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금전적인 보장과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근대 경제는 금전적인 요인 외에도 경제 문화를 고취하는 것이 동인이 된다. 역동성이 높은 사회가 되려면, 새롭기 때문에 흥미롭고 불확실해서 호기심을 돋우며, 새로운 난제에 도전의식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제시된 매력적인 미래상을 이끌리는 태도와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나아가 자신의 상상력과 통찰력을 사용해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는 비즈니스 영역의 사람들과 성공해 업적을 남기겠다는 꿈의 기업가들, 벤쳐투자가들, 새로운 제품이나 방식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필요하다. 근대 경제는 창조성과 비전을 자유롭게 발산하며 이것들을 기업가들의 전문성과 금융가들의 판단, 최종 사용자들의 진취성까지 연결시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근대 경제의 기본 즉 혁신체제의 작동은 참가자들이 새로운 상업적인 아이디어를 품고 이것을 각자 산업과 작업에 깊이 몰두하고 모색할 때 이뤄진다. 새로운 제품과 방법의 개발에는 다양한 금융주체들(엔젤 투자자, 슈퍼엔젤펀드, 벤처 자본가, 상인 은행, 상업은행, 헤지펀드를 포함)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생산자(신규 창업 기업, 대기업과 자회사 등), 폭넓은 마케팅 전략도 포함한다. 요컨대, 이러한 것들이 있기에 과학지식도 경제발전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저자는 다양성도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역동성은 금융가들의 다양한 시각에 영향을 받으며, 어떤 아이디어가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자금을 투자를 받을 수 게 되고,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가 많으면 사라지게 된다. 역동성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가능한 방법과 제품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혹은 가장 준비가 잘된 기업가들이 다양한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최종 사용자들의 다양성도 중요하다. 만약 모두가 동일하다면, 그들 모두가 좋아할만한 혁신을 찾는 것이 어려워진다. 여기에서 다시 저자가 강조하는 점은 상호작용이다. 금융가, 경영자, 소비자들이 다양해야 하고, 그들이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 만약 각자 집안에서 일하면 상호작용은 덜할 것이며, 혁신은 일어나기 힘들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재택근무는 상호작용을 제한하기 때문에 혁신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더구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 우연적인 상호작용으로 혁신이 일어나는 과정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근대경제에서 많이 일어났던 혁신의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은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통찰력을 얻고 상대방을 격려하며 자신의 능력을 향상 시켜 슈퍼 생산성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농업사회에서는 이런 것을 기대할 수 없었고, 다양한 욕망을 지닌 도시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참여와 거대한 집적이 체제의 창조성에 기여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런 근대 경제의 역동성은 사라졌고, 경제 위기 속에서 대응하는 방식도 이와 너무 멀다고 말한다. 예컨대, 세계 각국의 경제가 생산성과 임금이 정체되고 이에 따라 고용에 대한 부담을 지우는 현상을 단기적인 재정 정책의 개입을 통해 주요 국가정책들이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정책 대응들이 일부러 일을 만들고, 복지혜택 및 감세와 같은 일시적인 경감책을 내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는 서구 국가들이 침체 불황 이전의 고용, 포용성, 직무 만족도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그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혁신의 증가가 답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가 근대 자본주의 국가에서 역동성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인식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또한 현재 서구의 위기는 지도자들이 역동성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폭넓은 역동성이 혁신적 활동과 매력적인 일자리의 주된 원천이며, 혁신적 활동이 생산성과 소득 향상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저자는 상향식 역동성을 말한다. 아래로부터 자생적 혁신을 의미한다. 그것은 탐험과 도전, 표현, 그리고 발견과 혁신의 경로를 말한다. 평범한 사람들에서 상향식 역동성은 과거의 좋은 경제에서 물질적 진보와 포용, 직무 만족도를 향상 시키는 핵심적인 요소였고 좋은 경제의 부활에서는 이런 역동성을 복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가와 정책가의 변화도 요구한다. 예컨대 기업에서 일해 본 의원들이 없고, 기업 사무실도 가보지 않은 이들이 많다는 점을 비판한다. 이는 역동적인 경제가 되도록 기업경제가 개선되는데 필요한 통찰력과 판단력을 갖추려면 그들이 어느 정도 실제적인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혁신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넓은 학습이 필요함을 말한다. 역동적인 국가가 되려면, 제조업부터 은행, 의료와 교육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이 창조되는 과정과 이를 방해하는 실용 지식이 정부 관료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규제담당 공무원이 되는 이들은 한 두 개 산업이나 특수직종에서 인턴십을 거쳐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래야 다양한 규제로 이익과 손해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원이든 공무원이든 특정 시각(특정 산업)에만 영향을 받거나 이익집단에 휘둘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 이익 집단에 입법이나 재정 정책 등으로 사적인 이익을 제공하면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경제적 역동성에 필요한 꿈과 도전 발견의 정신을 저해하는 문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만이 아니라 민간부분의 개혁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기업에서 장기적인 수익보다는 단기 수익을 위해 고액 연봉의 CEO를 임명하는 것, 분기 수익을 내지 않으면 주식 투매를 위협 등의 개선이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시작되는 상향식 혁신을 복원하려면 은행 산업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인들이 새롭게 시도하는 신규 기업에게는 역동성 회복을 위해 관계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자나 투자자가 직접 경험을 통해 그들을 직접 관찰하고, 숙고하여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존 금융권은 불안한 수익증대에 집중하는 단기대출과 같은 위험한 관행은 줄이기 위해 전문시장으로 유도하고 신규기업이나 혁신적 프로젝트에 그 초점을 맞추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동조합이나 전문직 단체들이 혁신적인 모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새로운 혁신가적 진입자들이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그들의 역할과 그에 관한 제도,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인재를 강조한다. 민간 부문의 제도 혁신이 역동성을 찾는데 가장 중요하고, 도전과 표현, 그리고 창조성과 호기심, 활력과 같은 역동성 증대에 필요한 것은 인적 자원의 확보라는 것이다. 여기에 강조하는 것은 근대적 가치관의 부활이자 그러한 근대적 인간의 복권이다. 그것이 첫 근대 경제를 탄생시키고 놀라운 생산성 도약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일이 소득을 얻는 것에 머물지 않고, 정신적 자극과 도전 그리고 모험의 원천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다시 임금과 부를 증가시켰다. 저자는 이러한 방식을 잘 인식하고 실행하는 이들이 근대적 인간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교육을 강조한다. 나아가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시작되는 경제적 역동성에 불을 지피려면 근대적 사상의 주된 아이디어들을 중등 및 고등교육에 다시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학교 교육이 정보를 나열하는 글쓰기 교육에 치중하기보다는 새롭고 도전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창조성과 모험정신을 표출하려는 열망에 관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에 관한 상상력의 작품들을 많이 읽히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서구 국가들이 높은 역동성을 가지려면 기업과 금융제도를 개혁하고 규제와 각 지역이나 이익 집단에 대한 선심성 예산 분배정책에 제동을 걸어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러한 전반적인 과정을 뒷받침하는 문화의 구축도 다시 강조한다. 그것이 없다면 개혁도 없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실험하며 탐험하려는 통찰력에 시도가 더해져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불굴의 정신이 이뤄가는 높은 역동성을 만들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근대 가치관과 근대 경제의 개념이나 부활에 대해 처음에는 낯설 수도 있지만, 핵심은 누구나 자신의 꿈과 소망을 위해 활동을 할 수 있는 참여적 역동성이 없다면 개인만이 아니라 경제와 국가의 활력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결국 사회의 불안요소는 물론 개인들의 불안정성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산업과 경제 구조가 카르텔화 되고, 이익 집단화 되는 정치적 결정구조에 대한 비판이 가해질 수 없고 변화가 필요한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교보 북멘토/ 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