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헌식(중원대학교 사회문화 대학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흔히 부모님을 위한 콘서트 티켓을 효도 선물이라고 한다. 어버이날이나 연말 선물이 될 수도 있고 날짜만 적절하다면, 생신 선물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어느새 그냥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전하는 선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 희소성 때문이다. 문화예술공연에 대한 욕구는 코로나 19 팬데믹을 지나면서 강해진 점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터넷 매표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콘서트 표 구하기는 오히려 쉽지 않게 되어서다. 모바일 매표가 편리하지만, 오히려 더욱 티켓 구하기는 힘들게 되는데 이는 인기 가수의 콘서트일 때 심화한다. 이른바 피를 튀는 경쟁을 해야 하는 피케팅이 이를 이러한 현상을 말해준다. 단순히 일반 경쟁에 아니라 암표 차익을 노리는 매크로 집단까지 개입하면서 더욱 티켓 구매는 어려웠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티켓이다. 아무리 집안에서 편리하게 스마트폰으로 쉽게 티켓을 구할 수 있거나 암표 세력이 없어도 모든 콘서트 관람을 원하는 모든 팬이 모두 가수 공연장을 찾을 수 없다. 콘서트 관람을 원하는 팬의 10분의 1 수준 정도 입장을 할 수가 없다. 즉 이미 콘서트 현장을 갈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팬들은 더 많은 공연이나 좌석을 배치해달라고 요청을 하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대안으로 극장에서 상영하는 콘서트 영화가 최근에는 더욱 부각이 되었다. 엄밀하게 본다면 콘서트 실황을 담은 작품이기에 예전 기준에서는 영화라고 할 수 없겠지만, 콘서트 실황을 담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점은 비성수기에 극장 관객을 불러 모으려는 극장 측의 계획이 있기에 가능하다. 아울러 아직도 코로나 19 팬데믹의 후유증으로 관객 수가 회복되지 않는 극장 측에게는 다변화된 콘텐츠 운영 수익을 줄 수 있다. 더구나 확실한 팬덤이 존재하기 때문에 스크린 배분의 수는 적어도 좌석 점유율은 높다고 할 수 있다. 가성비가 좋을 수 있는 극장 콘텐츠가 되는 셈이다. 더구나 이제 아이돌 콘서트 영화를 넘어서 임영웅과 같은 대중가수들의 콘서트 영화도 호평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관객에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이로운 점이 있을까. 단지 콘서트 현장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기회를 극장에서 잡는 수준일까? 시원한 극장에서 편하게 앉아 콘서트를 보는 것도 분명 장점이 될 수 있다. 극장에서 접하는 콘서트 영화 관람은 근본적으로 콘서트 현장의 직관에 갖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콘서트 현장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가수의 얼굴이나 표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점은 현장 콘서트에서 접할 수 없다. 한편으로 이 두 가지 측면이 경쟁 관계는 아니다. 콘서트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상품 서비스 관점에서 보완재 역할을 한다. 또 다른 아우라는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콘서트를 본 사람도 극장을 찾게 된다. 팬으로서 당연히 순례하듯이 찾는 면도 있지만, 현장의 감동을 더 충만하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스크린 효과를 만끽한다면 더욱 바람직할 수 있다. 예컨대, 3면을 활용한 특수효과는 물론이고 특수 음향 효과는 전용 콘서트장의 한계를 극복해줄 수 있다.
임영웅 콘서트 영화 등을 대하고 볼 때, 이제 콘서트 영화가 단지 아이돌 팬들을 위한 상품쯤으로 생각하는 시대는 저물었다. 독자적인 하나의 콘텐츠로 그 장르성을 확립하는 데 진력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콘서트 영화조차 암표가 횡행하지 않도록 티켓 문화에 대한 대책이 여전히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꼭 멀티플렉스에서만 이런 콘서트 영화들을 접하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장소에서 많은 이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점은 국가 정책은 물론 각 소속사, 콘텐츠 제작사들이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