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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쪽대본 티난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12. 1. 00:08

11월 30일 방영분을 예로 보자. 백제군이 대야성을 쳐들어간다. 백제군은 신라군을 창으로 찌른다. 그런데 신라군은 창을 맞은 것이 아니라 옆구리에 낀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고 피를 토한다.

실제 촬영장에서는 대개 측면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그러한 장면이 보이지 않겠지만, 선덕여왕은 상공에서 찍은 촬영분을 그대로 내보냈다. 이는 촬영과 편집에 쫓긴 흔적이 아닐까.

흔적은 또 있다.

유신의 부하가 유신에게 대야성이 함락되었다고 보고 한 장면 뒤에 다시 덕만과 비담에게 비담의 심복이 보고하는 장면이 배치된다. 보고 내용은 함락이 아니라 김서현 장군이 막고 있지만 힘들다는 내용.

그리고 바로 대야성 촬영 장면이 나왔는데, 이게 웬일인가. 밤에 성문이 열리고, 성내에 큰 불이 나서 백제군이 성안에 가득차있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날은 밝아 한 낮인데도 백제군은 성문 돌격전만 하고 있다. 공격의 핵심이 성문을 여는 것이었다면, 성이 뚫렸으니 전투 장면은 성 내부의 전투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성 내부가 없다. 그렇다. 이제 알았다. 드라마 '선덕여왕'에는 성벽만 있고 성 내부 건물이 없다.

이러한 내용으로 어떻게 일본 후지 티브에 방영할까.

더구나 대야성을 지키던 김서현은 갑자기 생사여부와 관계없이 사라져 버렸고, 대야성 사령관 김서현이 아니라 김서현의 하위 장수 두 명이 패전을 보고한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왕이나 신하 그누구도 김서현의 생사 여부를 물어보지 않고, 설원공에게 유신군의 지휘를 맡겨야 한다는 분위기에 휩쓸려 버린다. 무엇보다 유신은 자신의 아버지가 대야성에서 전투를 하며 막아내고 있다는 소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관심도 없다.

김서현의 존재여부에 관계없이 설원공이 유신군을 이끈다니. 김서현이 그렇게 미미한 존재인지. 모름지기 김유신의 아버지라면, 정신적인 멘토나, 무장 지휘관으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김유신의 잘난 면만 강조하다보니 무게감없는 존재가 되어었다. 더구나 아무리 훌륭한들 근본없는 위인이 있을까? 김서현은 도대체 김유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수가 없다. 정말 짜임새가 있으려면 김서현의 역할이 제대로 확립되어야 하는데, 유신을 부각시키기 위한 작위적인 구도가 너무 빤하게 흘러서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앞으로 김유신을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드라마의 완성도만 떨어뜨릴 것이다. 김유신은 리더감이 아니고 인상만 쓰는 충복이라고 할 때, 그것에 과연 얼마나 대중이 열광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