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MBC스페셜, '노무현'은 인간인가? 대통령인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7. 11. 17:50

 

7월 11일 밤 MBC 스페셜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9.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명민(10%)과 축구선수 박지성(12.2%)편에 비하면 덜하지만 다큐 시청률면에서
다른 프로그램이나 이전 다큐의 시청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시청률이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사람 노무현을 다루고 있다. 이렇게 특정인물을 다루는 인물다큐 혹은 셀러브리티 바이오그래피(Celebrity Biography)라고도 불리는 명사다큐는 국내에서 MBC 스페셜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고 있고 그 반응도 대개 좋다.

 

그런데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결국 인물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인데 주로 정치인, 혹은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다루겠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것은 그간 노무현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수많은 콘텐츠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이제는 이러한 콘텐츠를 넘어선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비약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인간적인 면을 다룬 콘텐츠가 노무현을 어려운 지경에 몰아넣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무현은 정치와 정책을 벗어나서는 생각할수 없는 존재이다. 그가 항상 고민했던 것들은 정치 나아가 정책이었다. 그러나 노무현의 정책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것이 무슨 그를 위한 미덕이 되었다. 당연히 이러한 관점은 치열한 현실 정치의 역학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것은 현실의 노무현이 아니라 하나의 환타지를 만들어낼 뿐이다.

 

오로지 방송에서 노무현에게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인간적인 면, 권위적이지 않은 인간의 모습인가. 그럴수록 노무현은 인간일수록 그의 정책적, 정치적 딜레마는 깊어졌다.예컨대, 그가 권력과 국정운영자의 강한 드라이브를 보일수록 인간적인 면이 드러나지 않으니 순수성을 의심받게 되었던 형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권력의 정점에 있는 존재가 인간적이라면, 그것은 마키아벨리가 이야기 하듯이 목숨을 내놓은 것이다.

 

무엇보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감성적 다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대통령 이전의 노무현 모습에만 천착했다. 대통령 재임기와 그 이후에 있던 수많은 정책 사안들과 정치 역학들을 거세했다. 과거 대통령 이전의 노무현이 여전히 저항적 존재로만 비쳐졌던 정책가의 수장이 되어 그가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했는지 정작 노무현의 목소리가 없었다. 정치적 내용을 삭제시키는데서 오는 근본적 모순과 딜레마에서 비롯하는 것이었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노무현을 던순히 사람이라는 범주로만 보았을 때 너무도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일깨우고, 아쉬움을 주었다. 더구나 박지성과 김명민은 축구와 연기의 세계 속에서 그들을 다루었는데 노무현은 정치와 정책에서 다루지 않고 인간 자체에 함몰시키니 아쉽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구나 박지성, 김명민, 이영애, 가수 비 같은 대중적 스타에 불과해졌다는 점에서 아쉽다. 노무현은 대통령이었다. 사람이 아니라 공적 존재인 정책, 국정운영의 최고 수장이었다. 박지성은 축구선수, 이영애와 김명민은 연기자, 비는 가수였고 노무현은 대통령이었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대통령 노무현' 이어야 했고 대통령으로 겪는 고민과 딜레마 고충을 정책적 국정운영면에서 다루어야 노무현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며, 제2의 노무현이 실패하지 않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