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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해병대만큼 소지섭 공익도 중요하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9:55

<김헌식 칼럼>현빈 해병대만큼 소지섭 공익도 중요하다

2011.01.14 08:42 | 누가 봤을까? 20대 여성, 서울

 




[김헌식 문화평론가]한국의 비보이들이 세계 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는 원인에 대한 분석이 다양하게 이뤄진 적이 있다. 집단적인 가치관이나 마당의 전통,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한 학습, 놀이 문화콘텐츠의 부재를 그 원인으로 들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한국의 군대가 한국 비보이들의 실력에 영향을 주었다고도 했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군대 안에 관련 병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실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비보이들은 대개 매우 젊다. 

결국 앞에 군복무가 걸려있다. 군대를 갔다오면 기량이 뒤질 것이라는 불안과 공포가 작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를 갔다오기 전에 기량을 월등하게 높이고자 했다. 

이는 게이머들에게도 해당이 되었다. 하지만 비보이들은 게이머들보다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순수하게 자신의 기량을 높이려 했던 것이다. 두려움은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익히 존재해왔다. 국제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이 좋은 경기결과를 보이는 데는 군면제특례 제도가 작용한다는 외신의 분석이 자주 있어왔다. 

한 때는 한류스타들도 국제대회 우승자와 같은 군면제 적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주장의 발원지는 연예기획사였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되기에는 기준이 주관적이었고, 사익의 영역에 더 속하는 문제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군복무는 그들에게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 되었다. 

대략 2000년대 중반의 연예인 병역비리가 기점이 되었다. 다른 연예인들은 기피하려는 군복무를 피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큰 지지를 받게 되었다. 당당하게 군복무에 임하는 태도가 마케팅과 홍보의 수단이 된 것이다. 군복무라고 해도 산업요원이나 공익, 홍보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전방 근무를 자원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연예인들의 특징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 히트곡을 최근에 남긴 이들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입소에서 자대 배치, 군생활을 적극적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하기 시작했다. 

비보이나 게이머, 운동선수처럼 연예인도 군대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지적은 별로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맞다. 많은 남성 연예인들이 갖은 구실을 통해 군 입대를 연장한다. 그 이유는 이른바 뜨기 위해서다. 그들은 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각고의 노력으로 작품활동에 임한다. 그리고 확실하게 떴을때 전격 군에 입대한다. 물론 언론의 확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이러한 시도는 두가지 점에서 유리하다. 확실한 인기를 구가하게 되면 언론에서는 군 입대부터 군제대까지 그 해당 연예인에 대한 동향을 보도한다. 이는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활성화되면서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졌다. 

두 번째는 군대 안에서 상대적으로 편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일반 사병이 군대 안에서 큰 사고를 당한다고 해도 별로 사회에 영향은 없다. 하지만 스타가 작은 사고라도 당한다면 그것은 곧바로 매스컴을 통해 알려질 수 있다. 당장에는 알려지지 않아도 얼마든지 우회적으로 알려져 국방부를 곤혹스럽게 한다. 

아무리 고생스러운 부대라고 해도 특별 관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중적 인기가 결국 군대를 스타마케팅의 수단이 되게 한다. 실제로 지성, 송승헌 등 많은 남자스타들이 좋은 조건으로 연예활동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한 차원에서 볼 때 현빈이 해병대에 입대하려는 것을 크게 평가할 이유가 없어진다. 현빈은 자신의 이익에 복무하도록 군에 입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 할 수도 없다. 현빈이 지도층 인사도 아닐뿐더러 국민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군복무를 끝낸 상황에서 다시 재입대한다면 달라질 것이다. 극찬이 쏟아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해병대에 입대하기 때문이다. 

한때 병역비리 이후에 힘든 곳을 자원해가는 연예인들이 증가했다. 연평도 해전 이후에 상종가는 해병대가 차지하게 된 모양이다. 하지만 해병대를 우선하는 특이한 행태들은 군복무 자체를 기형적으로 만든다. 해병대가 아닌 부대들은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군복무지는 모두 다 중요하다. 전후방이 따로 없는 것이 현대전이기도 하다. 해병대이기 때문에 더욱 가치부여를 하는 행태는 다른 병사와 젊은이들에게 무력감이나 열패감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능력과 조건에 맞게 의무를 다하는 것이 소중한 것이다. 더구나 주목받는 곳일수록 시설보급이나 근무조건, 환경이 나은 게 군대다. 

현빈이 크게 부각된 것은 < 시크릿 가든 > 이라는 드라마 때문이다. 현빈이 드라마 < 내이름은 김삼순 > 이후에 드라마와 영화에 실패할 때 해병대에 지원했더라면 이러한 주목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입대 결정도 없었겠다. 뜻하지 않은 드라마의 대박으로 현빈은 이미 다른 일반 병사와는 다른 군대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연예인들보다 일반 젊은이들은 군기피율이 더 적다. 연예인들이 기피율이 높다는 인식아래 해병대입대하는 행위가 더 크게 보이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할 수 없다.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장기적인 포석을 둔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해병대가 현빈을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인기인이 들어오면 신경을 써야하니 말이다. 자칫 상전이 되는 것 아닌가. 

글/김헌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