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연구

폭발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제2의 싸이’ 찾아라-2012-11-05 09:31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2. 12. 22. 13:29

[엔터산업 빅뱅]폭발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제2의 싸이’ 찾아라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타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처음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주목을 끄는 부분은 국내 기관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외국인도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다. 그뿐 아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는 최근 작곡가 박근태 씨를 음악총괄프로듀서로 영입하고 직접 가수를 키우겠다고 나섰다. 유니버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2의 싸이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도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도 상품성이 있음을 인정한 결과다. 산업화와 폭발적인 성장세 시기를 넘어 이제 글로벌 정상까지 노리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급변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달라진 모습들과 그 이면에 숨겨진 과제는 무엇일까.

디즈니 물렀거라 SM·YG 나가신다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1980년대 월트디즈니같이 성장기에 진입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평가받아야 된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가 최근 보고서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월트디즈니는 1986년에서 1998년 사이에 시가총액이 23배 증가했다. 일본 등 신규 시장 진입, 하나의 상품을 여러 채널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 유통 경로 다변화, 부가 판권 시장 성장 등이 그 이유였다. SM, YG 역시 이런 상황의 초기 국면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대를 반영한 듯 두 회사는 나란히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원더걸스·2PM 등을 보유한 JYP엔터테인먼트, 비스트·포미닛을 앞세운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K팝 선봉장들의 성장세는 무섭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 규모는 22조7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21조3000억원보다 6.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음악 분야는 지난해 3조7800억원보다 11.9% 늘어난 4조2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방송(6.1%), 영화(4.5%)의 성장률을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엔터 업체 수도 증가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엔터 업체 수는 390개였다. 올해 7월 현재는 약 500여개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실제 활동하고 있는 엔터 업체가 10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한국 음악 기업의 해외 진출이 2012년 들어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2013년부터 국내에 애플 아이튠즈가 진출하게 되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디지털 음원 직접 판매도 가능해져 이들 기업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만 1000여곳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엄밀한 의미에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을 의미한다. 음악, 방송, 영화가 여기에 속한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연예인 한 사람을 두고 개별 매니저가 방송국, 영화사를 찾아다니며 캐스팅을 따내는 식의 단순한 방식을 취했다. 시스템이 갖춰지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이후다. 영세 매니지먼트 회사끼리 뭉쳐 대형화를 이룬 데 이어 기관 등 금융자본이 본격 유입되면서 기업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수익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4대 주체가 있어야 시스템이 돌아간다. 연예인과 이를 관리하는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 그리고 연예인을 활용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제작사, 이를 갖고 판로를 개척하는 유통사가 그들이다. 소녀시대 윤아를 예로 들어보자.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서 윤아가 발탁됐다. 윤아는 SM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는다. SM은 윤아의 가능성을 보고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로 낙점, 철저한 훈련을 시킨다. SM이 소녀시대 첫 앨범을 발매하자 유니버설뮤직은 SM과 계약을 맺고 해외 유통에 나선다. 한편 윤아는 연기에도 두각을 나타낸다. ‘겨울연가’로 유명한 윤석호 피디가 이끄는 드라마 제작사 윤스칼라는 윤아 소속사 SM과 출연 계약을 한다. 윤아는 드라마 ‘사랑비’에 출연한다. 윤스칼라는 다시 이 드라마를 이미 유통 계약을 맺은 유튜브 등을 통해 해외에 알린 끝에 일본 KN TV 등 해외 12개국에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최근엔 이들 간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모양새다. 제작사가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유통사가 제작에 나서기도 한다. 이들이 한데 묶이면서 일부 기획사는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김민규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얼마 전까지 톱클래스에 해당하는 소수의 연예인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졌는데 최근에는 이들 업체가 제작과 유통 과정에 손을 대면서 사세를 키워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니지먼트사가 직접 제작에 손댄 경우로 SM엔터테인먼트를 꼽을 수 있다. 올해부터 자회사 SM C&C를 통해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다. 더불어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등 거물급 예능인을 영입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배용준 기획사’로 알려진 키이스트 역시 매니지먼트사로 출발했으나 제작과 유통을 모두 아우른다. 지난해 ‘콘텐츠K’라는 이름의 제작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첫 작품으로 방영 중인 드라마 ‘울랄라부부’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또한 일본 자회사 DA를 통해 전문채널을 만들어 한류 콘텐츠를 일본 내에서 유통하고 있기도 하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키이스트는 매니지먼트 사업부와 일본 자회사 DA를 통해 콘텐츠 유통 사업과 드라마 제작 사업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류 열풍으로 주요 기획사의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소속 배우 영향력 이용해 수익 창출

이뿐 아니다. 하정우, 조윤희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판타지오는 지난해 11월 판타지오미디어를 설립하면서 제작 사업에 뛰어들었다. 증시 직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판타지오는 향후 카페나 연기학원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열풍으로 매니지먼트사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확보하게 됐고, 매니지먼트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제작과 유통 분야에까지 뛰어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SM 관계자는 “가수와 배우, 예능인을 동시에 영입하면서 드라마 판권 수익뿐 아니라 OST 등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매니지먼트사가 제작사를 함께 운영하면 캐스팅 작업이 훨씬 수월해진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자회사인 SM C&C를 통해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제작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을 대거 출연시켰다. 또한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 간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소속 배우의 영향력을 이용해 부가 수익원도 만들어낼 수 있다. BH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소속 배우인 이병헌, 한효주가 출연한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극으로 제작하기 위해 영화 시나리오 기획 단계 때부터 논의를 했다.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일반적으로 영화를 연극화하는 과정이 3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걸리는데 이 경우 BH엔터에 소속돼 있는 배우가 출연한 작품이라 협상이 수월해 쉽게 판권을 따냈다. 시차가 줄어든 만큼 영화의 흥행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제작사가 매니지먼트 사업을 강화하면서 영향력을 키우는 사례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두각을 나타내는 코엔미디어가 이휘재, 신봉선 등을 보유한 TN미디어를 인수한 게 대표적. 이를 토대로 40여명의 예능 MC를 보유하게 된 코엔은 MBC ‘위대한 탄생3’와 같은 대형 예능 프로그램 제작을 지속적으로 따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악업계에서는 국내 대표적인 음원 차트로 꼽히는 멜론, 엠넷 등을 운영하는 유통 사업자가 연예 매니지먼트를 겸업하거나 공연·음반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제작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국민 여동생 아이유를 배출하면서 부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맡은 CJ E&M 역시 ‘슈퍼스타K’ 제작을 통해 발굴한 버스커버스커와 계약, 덩달아 수십억원대의 수익을 올렸다. 음원료는 유통사 57.5%, 제작사 35%, 저작권자 5%, 가수 2.5%의 비율로 배분되는데, 유통과 제작을 담당한 CJ E&M 측이 수익의 90% 이상을 쓸어갔다.

최근엔 외국 업체들도 K팝 신인 발굴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는 작곡가 박근태 씨를 음악총괄프로듀서로 영입하고 3~4팀을 집중 육성하는 중이다. 양범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대표는 “싸이, 소녀시대, 카라 등의 음원을 유통했는데 큰 수익을 올리게 되면서 상품성을 눈여겨본 본사에서 K팝 가수 발굴, 음반 제작 등으로 사업 기반을 넓히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유통사인 소니뮤직코리아, 워너브라더스코리아도 이런 방식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시카우 확보 위해 대기업과 손잡기도

여러 기획사가 한데 뭉쳐 한류바람을 촉진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UAM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국제 에이전시다. 한류를 이끄는 6개 주요 기획사가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 장인엔터테인먼트가 그 주역이다. 스타의 초상권과 지적재산권 관리는 물론 해외 캐스팅도 대행한다. 정영범 UAM 대표는 “아직까지 배우들의 해외 진출이 가수들만큼 자유롭지 못하다. 배우의 해외 진출이 가수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수는 철저히 콘텐츠 기획과 홍보에 의해서 만들어지지만, 배우는 기획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미지에 맞는 배우를 제작자와 연결해주는 에이전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녀시대의 경우 멤버 한 명을 발굴하기까지 30억원 가깝게 들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이처럼 엔터 업체들의 고민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다는 데 있다. 업계에 따르면 4인조 걸그룹이 중소기획사에서 약 1년간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약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시 현금이 들어오는 수익 사업에도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최근 엔터 업체들이 활발히 이종 업계와 협업(콜라보레이션)하는 이유다. 금융, IT, 패션, 자동차 등 대기업과의 협업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SM이 현대자동차와 함께 PYL 유니크 앨범을 발표한 게 대표적. 현대자동차를 테마로 하는 곡을 SM 소속 가수가 발표하는 식이다.

패션 업계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자주 나타난다. 제일모직은 YG엔터테인먼트와, 리복은 JYP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제품을 내놓는다. 이에 앞서 이랜드의 SPA 브랜드인 스파오도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아렐’이라는 합작회사를 차렸다. 단순히 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제품을 홍보하는 차원을 한 단계 넘어선 것. JYP 관계자는 “단순히 광고모델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패션 제품 구상, 음악과 접목하는 마케팅 아이디어 등을 기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엔터 업체들은 Dooub·디브로스 등 게임 업체와 연계, 연예인 초상권·음원 등을 활용한 게임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엔터 9곳 매출 교보문고 못 이겨

엔터 산업이 승승장구한다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업체도 생겼지만 엔터 업체 매출 1위라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1672억원에 불과하다. 코스닥에 상장된 엔터 업체 8곳,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IHQ까지 합해도 연매출은 5000억원이 채 안 된다. 교보문고의 지난해 매출액(5441억원)보다도 적은 게 현실이다.

백승혁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업체 대부분이 도제식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1~3명의 소수 스타를 관리하는 개인형 매니지먼트 회사가 많아 전문적인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언론이 늘 공격하는 기획사와 연예인 사이의 불공정거래 계약, 이른바 노예계약 관행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더불어 드라마와 K팝을 빼면 추가 동력이 아직 없다는 점, 한류 소비 지역이 아시아에 편중돼 있다는 점, 일본 비중이 커 일본 소비자가 돌아서면 한류가 뿌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민욱 KT뮤직 대표는 “싸이가 나왔다지만 K팝은 아직 아이돌 중심으로 장르의 다양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보다 다채로운 시도가 지속될 수 있게 창작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인터뷰안인배 코엔미디어 대표

‘우리 결혼했어요’는 새로운 수출 모델

코엔미디어는 ‘남자의 자격’ ‘위대한 탄생3’ ‘몽땅 내 사랑’ ‘화성인 바이러스’ 등 예능 프로그램 제작 1위 업체다. 2007년부터는 코엔스타즈를 만들고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등을 영입,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엔 이휘재, 신봉선 등을 보유한 TN미디어를 인수하며 대규모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급성장하고 있다. 예능 PD 출신 안인배 대표에게 엔터 산업 현황과 전망을 물어봤다.

Q 최근 TN미디어를 인수했는데.

A TN미디어는 예능 연예인이 주축이 된 국내 최고의 예능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다. 합병 시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고 몇 년 전부터 노진영 대표와 기회가 되면 힘을 합치자고 해왔다. 인수를 통해 코엔은 현재 약 40여명의 연예인을 확보했고 약 20여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Q 두 회사의 합병 기대 효과는.

A 합병 효과로 추가 영입 연예인만 10여명 이상 될 듯하다. 현재 공중파 3사, 종편, 케이블에서 제작되는 예능 프로그램이 약 100여개 정도다. 여기에 출연하는 예능 MC, 연예인 수는 가수를 제외하면 200여명 미만이다. 좋은 연예인을 확보하면 피디와 작가 영입도 수월해지고, 이로 인해 안정적인 기획과 제작이 가능해진다. 한 단계 수준 높은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다.

Q 드라마, 음악에 비해 예능 프로그램 수출은 더딘 듯한데 예능도 한류가 가능한가.

A 충분히 가능하다. 음악과 드라마에 비해 예능 프로그램이 문화적인 영향(문화적 이해)을 좀 더 받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댄싱 위드 더 스타’ ‘해외 퀴즈쇼’ 등을 우리도 재미있게 보고 있지 않나. 또한 ‘우리 결혼했어요’ ‘나는 가수다’ 같은 우리 프로그램의 포맷이 해외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도 충분히 음악, 드라마 이상으로 한류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Q 궁극적으로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나.

A 좋은 연예인, 작가, 피디 등이 즐겁게 일한 만큼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더불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와 관객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미 드라마 제작을 하기 위한 드라마 전문 인력을 확보했고, 제작 시스템도 구축했다. 내년에는 공중파 드라마 제작에도 참여한다. 공연, 뮤지컬, 콘서트 등을 제작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다. 내년 매출은 약 800억원을 기대한다.

[취재 : 박수호 기자 suhoz@mk.co.kr·임혜린 기자 lynn@mk.co.kr / 일러스트 : 정윤정 / 사진 :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80호(12.10.31~11.06 일자) 기사입니다]


SM·키이스트, 매니지먼트-제작 겸업..공룡이 온다

SM C&C가 제작하는 첫 드라마 SBS 수목 미니시리즈 ‘아름다운 그대에게’
[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키이스트가 최근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다. 

SM의 자매회사인 SM C&C는 최근 SBS 수목 미니시리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통해 제작에 발을 들였다. 키이스트는 드라마 ‘드림하이’ 시리즈를 공동제작한 역량을 모아 최근 콘텐츠K라는 이름의 제작사를 설립, 드라마 ‘울랄라부부’ 제작에 나선다. 동방신기·소녀시대 등이 소속된 SM과 배용준·김수현 등이 소속된 키이스트는 각각 가수와 배우 분야의 거대 매니지먼트사다. 그 때문에 이들이 드라마 제작까지 나선다는 소식에 일대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 제작사 설립 왜?

SM과 키이스트는 모두 문화 콘텐츠의 다양화를 위해 제작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SM C&C 측 관계자는 “음악은 물론, 뮤직비디오·드라마·영화·뮤지컬 등 문화 콘텐츠 카테고리에 포함된 우수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기존보다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제작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황창우 콘텐츠K 부사장 역시 “키이스트의 목표는 단순 매니지먼트가 아닌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하는 것”이라며 “드라마 장르 뿐 아니라 다른 분야까지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정 조율·해외 유통 도움

매니지먼트사가 제작사를 설립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많다. 제작사와 배우 등 제작의 주요한 두 개의 축이 이견으로 갈등을 빚을 여지가 적다. 배우들이 진행하는 해외 프로모션도 보다 공격적으로 할 수도 있다. SM C&C 측 관계자는 “아티스트를 직접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케줄 조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말했다. 

SM과 키이스트가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노하우를 드라마 제작에 접목할 수도 있다. 황창우 부사장은 “일본에 설립한 자회사가 국내 콘텐츠뿐 아니라 현지 콘텐츠 유통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이를 이용해 보다 소통이 용이한 창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SM C&C 측도 “드라마 자체의 수익뿐 아니라 해외 판권 수익·OST 등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한 비지니스도 보다 손쉽게 추진할 수 있다. 수익의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몸값 상승·시장 교란 우려도

매니지먼트와 제작사가 더해지는 공룡의 출연에 대한 기대 못지 않게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형 매니지먼트가 드라마 제작을 겸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싸이더스를 필두로 매니지먼트와 제작을 겸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마무리됐다. 시장에 미친 변화는 미미했다.

한 방송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매니지먼트와 제작을 겸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에 침범을 막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용이한 톱스타 섭외와 자금 동원력 등으로 시장을 교란시킬 여지가 있다”며 “작가 확보를 위해 몸값을 올리면 다른 중소 제작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속 배우를 먼저 고려한다면 업계의 상생이나 신인 발굴에 소홀할 수도 있다. 황 부사장은 “기본적으로 매니지먼트에 기반을 두고 제작하지 않을 것”이라며 “‘울랄라부부’의 경우에도 키이스트 소속 배우는 없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보다 심도있게 고려, 접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제작사인 문석환 본팩토리 대표는 “결국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문제”라며 “SM의 경우 아이돌을 이용한 특색있는 작품 제작에 힘쓴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코드네임 뮤지돌] 뮤지컬로 간 아이돌 중간결산보고서

음악 프로 1등도 먹어야 하는데 예능에 나가서 웃기랴, 대본 외우랴, 아이돌은 고달프다. <노트르담 드 파리><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한 원조 아이돌 SES 바다와 <아이다><시카고> 등을 히트시킨 핑클 옥주현이 ‘뮤지돌(뮤지컬 아이돌)’ 1세대라면 <엘리자벳>의 JYJ 김준수, <캐치미이프유캔>의 슈퍼주니어 규현은 뮤지돌 2세대다. 7월부터는 2AM의 창민이 뮤지컬 <라키지>, 비스트 장현승이 <모차르트!>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로 간 아이돌을 중간 분석했다.

2AM 창민 <라키지>
’규타냥’으로 불린 슈주 규현은 <삼총사>에서 허영생(SS501), 오원빈(前 FT아일랜드)과 함께 달타냥 역을 맡았다.
써니 <캐치 미 이프유캔>
려욱 <늑대의 유혹>
은혁 <페임>

뮤지돌의 리즈시절…뮤지컬 아이돌 5년사

성민 <잭더리퍼>
2AM 이창민과 옥세자 이민호 주연의 뮤지컬 <라카지> 포스터(7월 4일~9월 4일 LG아트센터)
뮤지컬 1세대 바다&카라 박규리가 출연한 <미녀는 괴로워)
세계 각지에서 도착한 축하 쌀화환 약 13톤, 왁자지껄하게 들려오는 일본, 중국, 동남아 관객들의 말소리. 피켓을 든 10대 소녀들로 가득한 이곳은 뮤직뱅크 녹화장이 아니라 샤이니 Key가 주인공 프랭크 역을 맡은 뮤지컬 <캐치미이프유캔>(이하 캐치미) 로비다. 소녀시대 써니, 천상지희 다나, 슈퍼주니어 규현이 출연해 관객 중 상당수가 K팝 해외팬들. 무대 옆에 일어 자막이 함께 등장한다. 이미 같은 공연을 몇 번이나 본 듯한 팬들은 커튼콜을 하는 Key를 향해 아이돌 콘서트에 온 듯 열광을 보낸다. 2008년 빅뱅 대성과 승리가 <캣츠>와 <소나기>로 뮤지컬계에 발을 들인 이후, 샤이니 온유(형제는 용감했다, 락 오브 에이지), 동방신기 유노윤호(궁), 은혁&티파니(페임)에 이어 슈퍼주니어 규현(삼총사, 캐치미)과 성민(잭 더 리퍼)도 뮤지컬로 진입했다. 이외에도 비스트 양요섭(광화문연가) 카라 박규리(미녀는 괴로워), 태연(태양의 눈물), 제시카&에프엑스 루나(금발이 필요해)도 뮤지컬 무대에 섰다. 류정한, 송창의와 함께 2010년 <모차르트!> ‘죽음’ 역에 트리플 캐스팅 된 김준수는 세종문화회관 전석매진 신화의 주인공. 이후 <천국의 눈물>(2011)을 통해 완벽한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엘리자벳>(2012)으로 발군의 연기력과 티켓파워를 보여준 그는 뮤지돌 전성시대를 연 첫 타자다. 올 7월에는 2AM의 창민이 <라카지>에, 비스트의 장현승이 <모차르트!>무대에 오른다.

아이돌 스타는 왜 뮤직뱅크가 아닌 뮤지컬로 갔나?

티켓 오픈과 동시에 일본 및 중화권에서 문의가 쇄도한 <캐치미>의 경우 평일 낮 공연도 성황이다.
지난해 <잭더리퍼> 슈주성민 팬들이 보낸 쌀화환
아이돌은 왜 뮤지컬 무대로 갔을까? 첫째, 그들은 무엇보다 흥행이 보장되는 티켓파워를 지녔다. 어린 시절 외줄타기를 하다가 떨어진 엘리자벳이 ‘죽음’과 처음 마주하게 되고, ‘죽음’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뮤지컬 <엘리자벳>은 유럽에서는 20여 년 동안 가장 성공한 독일어권 뮤지컬이지만 국내에서는 초연작. <엘리자벳>이 석 달 동안 매회 1760석 공연장을 꽉꽉 채우며 뮤지컬 사상 최단기간에 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유는 대중적인 음악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JYJ 김준수’라는 캐스팅 파워에 있었다. 둘째, 아이돌 배우는 초연 부담을 낮춰준다. <캐치 미>와 <엘리자벳>은 물론, <모차르트!>와 <금발이 너무해>, <태양의 노래>와 <궁> 모두 초연작. 초연의 경우 아이돌 스타가 주연을 맡으면 일반 대중의 팬심을 자극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아이돌 스타 팬클럽은 공연 전 사전 티켓예매에 조직적으로 나선다. 공연 제작 전 일정 부문의 티켓 판매가 보장되는 것. K팝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한류 관객 역시 뮤지컬로 유입된다. 셋째, 상대적으로 노래가 많은 뮤지컬은 연극이나 TV와는 달리 아이돌의 연기자 진입 장벽이 낮다.

따라서 소속사 입장에서는 잃을 것이 없는 것. 소속 아이돌을 많은 뮤지컬 무대에 올린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아예 <캐치 미> 기획까지 참여했다. 뮤지컬이라는 무대는 드라마나 영화에 비해 연기력 논란을 조금 더 비껴가면서도 좋은 실험무대가 된다. 연기자를 꿈꾸는 아이돌을 위한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달까?

아이돌 스타의 성공적인 뮤지컬 진입

뮤지컬 응원을 온 팬들조차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를 선보이는 아이돌이 나올 때는 솔직히 불안하다. 대사나 가사 전달력이 떨어지고, 다만 열심히 외워서 대사를 다 치는 것에만 집중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농후한 배우들도 있다. 소녀시대 멤버 중 제시카, 태연, 티파니에 이어 네 번째로 뮤지컬에 출연한 써니는 <캐치 미>에서 작은 키와 특유의 애교 섞인 소리로 키 크고 당당한 간호사들을 부러워하는 브랜다 역을 잘 소화해냈다. 처음부터 원톱을 맡기보다는 비중이 적지만 자신의 장점을 돋보일 수 있는 선택을 한 것. JYJ 김준수라는 걸출한 뮤지컬 스타를 탄생시킨 <모차르트!>의 경우 처음에는 김준수가 간곡한 거절의 뜻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초연 이후 7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치며 작품이 더욱 탄탄해졌고, 안정적인 가창력을 지닌 김준수의 연기로 팬과 평단 양쪽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대작 뮤지컬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제작진은 올해 볼프강 모차르트 역으로 장현승을 영입했다. 연출가 유희성은 “김준수가 처음 모차르트에 도전할 때처럼, 장현승 군도 첫 도전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뮤지컬에의 도전에 대한 열정적인 모습,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한 의지가 강렬했기에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가 만드는 볼프강 모차르트는 어떤 모습일까?

뮤지컬 아이돌의 한계와 가능성

아이돌 스타들이 뮤지컬 티켓 파워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뮤지컬 퀄리티, 비싼 티켓가격과 상관없이 무한 팬심으로 흥행을 높여주니까. 그러나 부정확한 발음, 어색한 몸 연기, 불안한 창법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연습시간 부족으로 공연 질이 떨어지거나 소위 ‘아이돌 창법’으로 흐름을 끊는 경우도 있다. 뮤지컬은 음악과 조명, 안무와 무대, 팀워크가 합일돼야 성공적인 공연을 만들 수 있는 장르다. 뮤지컬에서는 신인임에도 불구, 주연을 맡는 아이돌 덕에 기존 뮤지컬 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출연료 거품을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예술성 강한 순수창작물은 사라지고 스타 마케팅과 볼거리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 무대와 관객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경험에 익숙하다는 점은 충분히 장점이다. 스타마케팅으로 인한 티켓파워는 충분히 활용하되, 공연 볼 때는 공연에만 집중해야 한다. 뮤지컬 무대에서 아이돌은 배우일뿐, 오해하지 말자.

JYJ 준수

뮤지컬 <모차르트!> 초연 당시 ‘아이돌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들으며 각종 신인상을 거머쥠. 톱스타답지 않은 성실한 연습과 태도로 뮤지컬 데뷔 후 채 2년도 되지 않아 한국뮤지컬대상과 더뮤지컬어워즈를 휩쓸었다. 인터파크 INT 티켓파워 1위로 더뮤지컬어워즈 인기스타상 3년 연속 수상.

제 점수는요?

역대 가장 섹시한 죽음(Tod) 역할 탄생. 동방신기 시절부터 뛰어났던 노래 실력과 감정 연기덕에 뮤지컬 넘버도 걱정 없다.

소녀시대 써니

제시카(금발이 너무해), 태연(태양의 노래), 티파니(페임)보다는 분량이 작지만 <캐치미>에서 기억에 남는 연기 선사. 수많은 무대에서 갈고 닦은 순발력이 빛을 발한다. 올해 더 뮤지컬어워즈, 여우 신인상 후보에 오를만 했다는 평가.

제 점수는요?

그녀의 큼직큼직한 이목구비가 뮤지컬에서는 장점이다. 바이브레이션과 음정 처리는 보완사항.

샤이니 Key

프랭key를 연호하는 팬들을 불러모으는 일등 공신. <캐치 미>가 뮤지컬 데뷔작이지만 무대 위에서 떨리는 모습이 없다. 넘치는 끼와 프로필 촬영을 위해 캐릭터를 분석하고 포즈를 연습해오는 자세는 100점. 순발력이 뛰어난 편이다.

제 점수는요?

발음과 다소 어색한 몸 연기는 개선사항. 목소리가 늦게 풀리는 편이지만 관찰력이 좋아 성장 가능성 높음. 처음인데 이 정도면 미래가 기대된다.

슈퍼주니어 규현

어설픈 달타냥으로 등장한 <삼총사>에서 안정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인터파크INT 선정 ‘뮤지컬계 최고의 기대주’(2010)로 뽑혔다. 사기행각이 가능할까 싶은 살짝 어설픈 페이스지만 <캐치 미>에서 의외의 반전 연기를 선보인다.

제 점수는요?

슈주에서 보컬라인인 만큼 노래는 안정감 있지만 아직 춤과 몸 연기가 어색한 장면이 몇 군데 있다.

비스트 장현승

공개오디션은 물론 여러 차례의 개별 오디션과 수많은 스타들의 러브콜을 이겨내고 뽑힌 <모차르트!>. 제작진은 높은 음역대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노래실력을 보고 장현승을 뽑았다고 밝혔다.

제 점수는요?

뮤지컬 <모차르트!>는 록, 팝, 재즈, 클래식을 오간다. 무려 30여 곡이 넘는 모차르트 넘버를 소화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할 듯.

2AM 창민

<라카지>에서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앨빈’과 ‘조지’의 아들 ‘장 미셀’ 역으로 뮤지컬에 첫 도전한 창민은 평소에도 빅밴드 재즈스타일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캐릭터와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 점수는요?

경주, 정성화, 김다현 등 최고의 뮤지컬 선배들의 내공을 스폰지처럼 흡입할 것. 창민의 깨알 같은 순발력이 뮤지컬에서도 빛을 발할 듯.

[글 박찬은 기자 사진 각 제작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32호(12.06.19일자) 기사입니다

외식·여행업·드라마 제작…연예기획사 투잡·스리잡 뛴다

연예만으론 성장 한계…`한류 기획사업` 활발
이수만의 SM ▶ 여행사 BT&I 인수…한류 관광상품 판매
배용준의 키이스트 ▶ 음반·드라마 직접 제작…작년에만 60억 매출
박진영의 JYP ▶ 미국 뉴욕 맨해튼에 한식당 크리스털밸리
드라마·예능 만들어 공급…IHQ, 한편에 100억 매출도

◆ 연예기획사의 변신 ◆

한류 확산의 주역인 연예기획사들이 신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다음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사진으로 내부를 꾸민 레스토랑 SM크라제를 서울 청담동에 개장한다. 크라제인터내셔널과 합작투자를 통한 외식법인을 설립하면서 추진하는 신규 사업이다. SM은 최근 여행업체 BT&I를 인수해 여행업에도 진출했다.

외식업에 진출한 굵직한 연예기획사는 더 있다.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옆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고릴라인더키친은 김수현, 배용준이 소속된 키이스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2PM' '원더걸스'가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도 지난 3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한식당 크리스털밸리를 정식 개장했다.

이들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수 연예인에만 집중하는 취약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한류 스타가 지닌 파급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사업 다각화에 나선 연예기획사들의 1차 관심 분야는 소속 연예인 인지도와 한류 붐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외식업과 여행업이다.

◆ 연예인에만 의존하는 불안한 수익구조 탈피

미국 뉴욕에 문을 연 JYP의 레스토랑\"크리스털밸리\"
최근 연예기획사들의 성장이 정체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게 '뻔한 수익구조'다. 경기에 민감한 내수시장에서 연예인의 방송, 광고, 음반 수익만으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SM을 예로 들어보자. SM은 음반 판매와 콘서트, 광고 수익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총매출 1099억3617만원 중 음반산업 매출액이 381억1114만원(34.67%)이었고, 출연료 광고비 등 매니지먼트 부문이 718억2502만원(65.33%)에 달한다.

다양한 수익 모델 개발은 연예기획사들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JYP는 지난해 MD(머천다이즈)상품 개발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하반기 총매출 99억2266만원 중 가수 출연료 등 매니지먼트 부문(42.9%) 외에 MD 판매 등 기타 매출이 45억6434만원으로 46.6%를 차지했다.

배용준, 김수현 등 소속 배우의 출연료가 주 수입원이던 키이스트는 지난해부터 음반과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어 수익 극대화를 꾀했다. 키이스트는 지난해 음반 제작으로 17억4711만원(6.6%), 드라마 제작으로 42억5278만원(16.2%)을 벌어들여 총매출이 약 50억원 증가했다.

사업 확장 중인 연예기획사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 중 하나가 여행업이다. 한류 팬을 대상으로 한 콘서트나 팬미팅을 관광상품으로 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 동방신기를 보유한 SM은 최근 300억원에 여행업체 BT&I를 인수ㆍ합병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팬미팅, 해외 콘서트를 겨냥한 여행상품을 팔고, 한류와 여행을 결합할 계획이다.

◆ 여행사도 연예기획사 만들어

기존 연예기획사는 여행업과 업무협약을 맺는 수준의 공조를 해왔다.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여행사 투어테인먼트와 공동으로 가수 세븐의 팬미팅을 진행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연예기획사가 여행업을 인수하거나, 여행업이 기획사를 만드는 등 여행업과 엔터테인먼트업이 좀 더 밀접하게 얽혀 있다. 급증하는 해외 K팝 수요자들과 가장 밀접한 산업이 여행업이기 때문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2011년 실시한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조사에 따르면 한류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한 해 총 4조9824억원이다. 이 중 관광 생산유발효과가 1조5987억31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전년보다 129.2% 증가한 수치로 관광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연예기획사를 설립하는 여행업체가 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인 대상 전문 여행사인 체스투어즈는 배우 윤계상 등이 소속돼 있는 마이네임이즈엔터테인먼트와 마이네임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다. 비에스투어-비에스스타엔터테인먼트, 자유투어-자유엔터테인먼트, 모두투어-투어테인먼트 등도 여행업체와 연예기획사가 짝을 이룬 경우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2박3일 한류 관광 패키지에서 일본인 관광객 1명당 30만원의 수익을 남긴다는 게 정설이다. 1000명을 유치했을 때 3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것. 김길호 연예매니지먼트협회 사무국장은 "한류 시장이 커지면서 SM처럼 직접 여행사를 보유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식사업으로 '캐시카우' 노려

소속 연예인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진출도 활발하다. 장혁 등을 보유한 IHQ는 '카페베네'의 홍보대행 계약을 맺어 큰 수익을 올렸다. 공유가 소속된 판타지오도 음료 전문 프랜차이즈 '망고식스'에 투자하고 있다. 키이스트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12층 한식 디저트 카페 '티 로프트'와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한식당 '고시레'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장밋빛 전망은 성급하다는 예측도 나온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는 SM엔터테인먼트의 사업 확장이 활발하지만 SM크라제의 외식 사업도 자본금 20억원 규모라 보잘것없는 수준"이라면서 "다만 SM이 선도적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면 YG, JYP 등도 다각화에 따라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종편채널 생기며 판커진 제작시장 ■

지난 3월 막을 내린 KBS 드라마 '드림하이2'는 JYP와 키이스트가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했다. 기린예고를 배경으로 한 이 하이틴 드라마에는 2AM의 정진운, 티아라의 박지연, JB, 효린, 에일리 등 아이돌 스타가 대거 등장했다. 이 작품은 전편인 '드림하이'가 2011년 큰 성공을 거두며 기획된 시리즈물이다. 키이스트 소속 김수현은 이 드라마로 청춘스타로 떠올랐고, JYP 소속인 미쓰에이의 배수지, 2PM의 옥택연, 장우영은 물론 두 회사 대표인 박진영과 배용준도 드라마에 출연했다.

연예기획사들은 이제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 제작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해외에서 콘텐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콘텐츠와 파생상품 저작권을 보유하기 위해서다. 종합편성채널 신설로 방송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국내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IHQ는 드라마와 예능 제작을 위해 IHQ프로덕션을 설립했다. 이곳에서 만든 SBS '뿌리깊은 나무'는 시청률 20%를 넘기며 '대박'을 쳤다. 드라마 제작 대가로 받은 71억원 외에 해외 수출 판권, DVD나 VOD 판매 등 부가수입까지 따지면 매출은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팬엔터테인먼트도 최근 MBC '해를 품은 달'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자사 소속 최창민과 이연희 주연 '파라다이스 목장'으로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SM도 올해부터는 드라마 제작 비중을 넓힐 예정이다. 김영민 SM 대표는 BT&I를 인수하면서 "드라마 및 글로벌 영상 콘텐츠 사업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SM은 올 하반기 개막을 목표로 자체 창작 뮤지컬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주니어의 예성 은혁 규현, 소녀시대의 태연 써니 제시카 티파니, 샤이니의 온유 키 등이 이미 뮤지컬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를 위해 악어컴퍼니 등 기존 기획사 출신 프로듀서도 영입했다. SM은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작품이 수출돼도 방송사가 모든 판권을 쥐고 있어서 배우 출연료 외에는 수입이 없었다. 해외 시장이 커지는 요즘 기획사들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서 저작권과 부가 상품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 김슬기 기자]

[엔터비즈]배용준, 소녀시대에 하정우 소속사까지, 드라마 제작사 왜 만드나



배용준 기획사로 알려진 키이스트까지 드라마 제작에 진출하면서 매니지먼트사의 드라마 제작사 설립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다. 

지난 달 26일 키이스트는 " 사업 다각화 경영 전략에 따라 드라마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키이스트는 20억 원을 출자해 드라마 제작사 '콘텐츠K'를 설립, 국내외 매니지먼트와 음반 제작 및 MD/라이센싱 사업 등에서 본격적인 영상 콘텐츠 제작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소녀시대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여행사 BT&I를 인수해 영상 콘텐츠 기업 SM C&C를 탄생시켰다. 한국의 대표적인 배우 기획사와 가수 기획사에서 드라마 제작에 손을 댄다는 것은 연예계에서도 큰 이슈다.

이들은 이미 드라마 제작 사업에 뛰어든 상태. 콘텐츠K는 새로운 법인 설립 공시와 함께 관련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하는 등 조직 개편을 마친 후 '드라마 하우스' 대표, CJ E&M 드라마 본부장 등을 역임한 최관용 대표를 영입했다. 이후 '해운대 연인들' 후속으로 오는 10월 편성 확정된 KBS2 새 월화극 '울랄라 부부'의 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전에도 CJ E&M, JYP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드라마 '드림하이'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SM C&C는 이미 드라마를 제작중이다. 현재 SBS 수목극으로 전파를 타고 있는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바로 SM C&C의 작품이다.SM엔터테인먼트는 SBS '파라다이스목장'에 공동제작으로 참여해 노하우를 쌓은 바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엔터테인먼트 IT 전시회인 'S.M.ART EXHIBITION IN SEOUL' 전시회의 프리뷰 행사가 9일 오전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 전시회는 오는 10일부터 19일까지 열리며 SM의 프리미엄 콘텐츠에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엔터테인먼트 와 IT체험전과 글로벌한 기업들의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김영민 대표와 소속 가수들이 전시의 상징인 판타지트리에 점등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08.08/

이미 하정우 조윤희 등의 소속사 판타지오는 지난 해 11월 판타지오 미디어를 설립하고 제작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미 영화 '김종욱 찾기'와 '도가니' '러브픽션'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판타지오는 영화 외에도 드라마, 각종 방송 프로그램, 뮤지컬 등 다양한 컨텐츠를 기획 개발 생산하기 위해 제작사 판타지오 미디어를 신설했다. 판타지오 미디어는 판타지오 마케팅실장 및 프로젝트개발팀 프로듀서를 역임한 문용성 대표이사가 진두지휘하고, 드라마 '주몽' '황진이' '파스타' 등으로 유명한 드라마 제작사 올리브나인에서 지난 2005년부터 6편 드라마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손옥현 PD가 제작본부장으로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판타지오 미디어는 소설이나 만화 등 다양한 원작들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유수 제작사와의 공동제작이나 영화 드라마 출판 등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원소스멀티유즈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기획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몇몇 기획사들에서 제작사 설립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엔터테인먼트나 코엔미디어 GNG프로덕션 어치브그룹디엔 등 제작사가 매니지먼트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매니지먼트사에서 제작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최근 들어 생긴 트렌드다. 

판타지오 미디어 문용성 대표는 "올해 말 쯤에는 드라마 제작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TV는 물론 케이블TV의 성장과 12월 종합편성채널의 개국 등으로 인해 각종 콘텐츠 제작업계가 활기를 띄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사의 필요성을 절감해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키이스트 관계자 역시 "매니지먼트 사업부와 일본 자회사 DA의 방송 채널 및 콘텐츠 유통사업의 노하우, 드라마 제작 사업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향후 드라마 제작뿐 아니라 영화, DVD 등 영상 콘텐츠 전반에 대한 제작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같은 트렌드에 대해 "돈의 흐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예전에는 제작사가 풍부한 현금으로 기획사까지 운영했다면 최근에는 매니지먼트사가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가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류 열풍 등으로 인해 자금력이 막강해진 매니지먼트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드라마 제작까지 손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매니지먼트사가 제작사를 운영하게 되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수월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군소 기획사들의 배우들은 설 자리가 줄어드는 폐해가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의 철저한 분리 운영이 장기적으로 양측 모두를 살리면서 더 효율성 있는 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