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비교문화

태왕사신기 한류 영상단지 결국 '없던 일로'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2. 2. 18. 15:13

태왕사신기 한류 영상단지 결국 '없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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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사업 승인 취소 - 세트장만 건립해 놓고 5년 넘게 약속사항 이행안해… 공사대금 등 35억 미납도

제주발(發) 한류 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태왕사신기' 테마파크 계획이 무산됐다.

제주도는 제주시 구좌읍 묘산봉 관광지구 내 개발 사업자인 ㈜청암영상테마파크(공동 대표 김종학·방찬호)에 대해 개발 사업 승인을 취소했다고 7일 밝혔다. 사업 시행 승인을 받은 지 5년 넘게 장기간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청암영상테마파크는 2005년부터 사업비 580억원을 투입해 묘산봉 관광지구 20만8000㎡에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과 숙박용 콘도미니엄 등 한류 영상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당시 제주도는 대규모 한류 관광지 투자 유치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공유지를 시가보다 싸게 매각하는 등 행·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태왕사신기 세트장만 건립(사업비 263억원)한 뒤 다른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각종 문제가 불거졌다. 이 업체는 생태계 보전 협력금, 산지 복구비, 지방세 등 2억7000여만원을 내지 않고 지하수 기부채납과 무허가 건축물 철거 등도 이행하지 않아 제주도가 14차례에 걸쳐 사업 정상화와 행정 절차 이행을 촉구했으나 사업 기간 만료일인 지난해 말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태왕사신기 세트장 가설 건축물이 일반 건축물로 전환되지 않았고, 매표소와 화장실 등은 불법 건축물로 고발됐는가 하면 환경영향평가 사후 관리 미이행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세트장 건설에 참여한 19개 업체에 지급할 공사 대금과 용역비 등 미납액이 35억원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참여 업체 관계자는 "김 대표가 개인적으로 지급보증서를 작성하는 등 공사비 지급을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묘산봉 관광지구 공동 사업자였던 ㈜에니스도 사업 시행자 분리를 요청해 현재 개발 사업자가 분리된 상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해 말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개발 사업 승인을 취소하겠다는 통보를 보냈지만 사업자 측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주 사업자에 대한 청문 절차를 진행했고, 6일 제주도정조정위원회도 개발 사업 승인을 취소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설 건축물인 세트장 시설물이 철거될 처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미 세트장 가설 건축물 유치 기간인 2년이 넘어섰고, 1년마다 존치 허가 기간을 연장하고 있는 상태. 태왕사신기 세트장 사용 기간은 오는 3월 25일까지로 이 기간이 끝나면 연장 여부를 검토해 사용 연장 또는 철거하게 된다. 또 토지는 세트장 건립 당시 대출받은 차입금 문제로 한국자산신탁에서 신탁 관리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상적인 공사 추진을 촉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더 이상 사업 기간을 연장해 줄 수 없어 사업 승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오재용 기자 island195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