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와 문화 콘텐츠

콘텐츠 NFT란 무엇인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1. 9. 16. 09:14

콘텐츠 NFT개념과 전망

 

글/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대안사회문화연구소 소장)

 

 

NFT, 어떻게 보면 신기루 같은 현상에 왜 수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관련 콘텐츠 기업들이 러시를 이루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려면 그 개념과 원리부터 짚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주먹을 하는 이유와 필요한 까닭을 살피고 산업적인 전망을 살피는 가운데 경계하고 극복할 점도 보려 한다.

 

NFT는 무엇이고 어떻게 거래하는가.

NFT(Non-Fungible Token)는 우리말로 하면 대체불가능한 토큰이다. 실제 손에 잡히는 토큰이 아니라 가상의 인식기술이다. 달리 말하면, 그림·영상 등의 디지털 자산 등에 블록체인 기술로 생성한 디지털 토큰을 꼬리표로 달아주는 것이다. NFT는 콘텐츠나 작품에 대한 메타데이터만 저장되어 있어 이름, 창작자, 작품 세부 내역, 이미지(저작물) 저장 위치(URL) 등이 있을 뿐이다. NFT작품 거래에 따른 영수증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NFT는 작품의 위치, 설명 등만 있어 구입해도 작품이 직접 전송되어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는 NFT 플랫폼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한 경매형식이다. 구체적으로는 파는 사람과 구매하는 사람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려는 사람들은 NFT 플랫폼에서 전자지갑을 개설해야 한다. 암호화폐를 충전한 뒤에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고른 뒤에 이에 부합하는 지불을 하면 된다. 반대로 콘텐츠를 팔고 싶다면, 판매등록 플랫폼에 들어가서 영상이나 이미지, 음원 등을 올릴 수 있다. 방식은 각 플랫폼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출 수 있다.

 

콘텐츠 기업들이 NFT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콘텐츠 기업들이 앞다투어 진입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고유성에 따라 가치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암호화폐들은 교환이 가능하다. 예컨대 1비트코인과 다른 비트코인이 교환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NFT은 이렇게 다른 NFT와 교환을 할 수가 없다. 이유는 NFT의 발행이 고유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것을 누가 만들거나 발행했는가에 따라서 가격이 매우 달라진다. 또한, 가치의 부여가 개인마다 다르기에 평가액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 가치는 만든 사람조차도 모르고 오로지 그것을 구입 하는 사람에게서 결정된다. 따라서 세간에서는 가치가 없는 대상도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가치액을 부여받을 수 있다.

발행 대상의 무제한성이다. NFT의 발행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발행 대상으로 거창한 그림이나 음악 같은 문화예술 작품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한 줄의 단어나 문장, 이미지 사진은 물론 게임 아이템도 얼마든지 NFT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특정한 콘텐츠만 가치가 있다는 사고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다. 예컨대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트윗이 대표적이다. 그의 첫 트윗은 말레이시아 사업가 시나 에스타비에게 약 290만 달러(32억원)에 팔렸다. 잭 도시의 트윗은 그렇게 심오한 내용도 길지도 않다. 2006321일에 올린 "트위터 계정 세팅 중"이라는 문장이 전부다. 엄청난 분량의 대하소설을 쓰는 작가들에게는 경천동지할 일이다. 물론 잭 도시의 트윗은 그냥 문장이 아니라 미디어 역사에서 큰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바둑기사 이세돌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 승리한 대국도 60이더(25000만원)였는데, 이는 인공 지능 역사상 가치 때문이다.

원본 여부와 관계 없이 희소성이 가치를 좌우한다. 진품 여부보다 가치 자체가 중요하다. 이는 디지털 콘텐츠에게는 적절하다. 비록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디지털 이미지나 기록이라도 해도 가치를 부여받거나 더 큰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오히려 진품보다 가짜가 더 큰 가치를 부여받으니 진품의 아우라를 강조한 발터 벤야민도 놀랄 일이다. 예컨대 유명한 영국의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판화를 구입한 이가 이를 NFT로 만들고 원본을 불태워 버렸다. 그러자, NFT로만 존재하는 작품은 네 배 이상의 가격에 팔렸다. 이 세상에 단하나의 작품은 이제 NFT이다. 하지만 실물은 아닌데 더욱 가치를 갖게 된 것이다.

자신만을 위한 가치 소비가 강화되고 있는 흐름을 콘텐츠 기업들이 외면할 수 없다. 특히 마니아들의 콘텐츠 소비는 가치 평가 기준을 새롭게 만든다. 예컨대, 데드마우5는 애니메이션 스티커 및 가상트레이딩 카드 등 디지털 수집품이 내재된 NFT팩을 약 10만달러에 판매했다.

 

왜 필요한 것인가.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한계라서 많은 이들이 진입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또한, 그러한 활동이 단순히 취미나 호사주의에 머물렀지 제대로 가치평가를 받아 경제 활동까지 이어지지 못했지만 NFT는 이를 해결해준다. 더구나 누구나 쉽게 창작한 콘텐츠를 시간과 거리의 제한이 없이 거래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다. 진입장벽이 거의 없이 플랫폼이 관련 수단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렇게 창작한 콘텐츠의 보관이 간편하고 안전할 수 있다. 물리적 공간에서 그림은 온도와 습도를 맞춘 공간이 필요하고 디지털 콘텐츠도 해킹의 위협만이 아니라 저장매체도 마땅하지 않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 매우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다. 디지털 콘텐츠는 거의 대부분 디지털상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소유권의 위변조하기 더 용이하다. 앞서 언급한 잭 도시의 트윗을 다른 사람이 복제해 붙여넣기를 해도 그것이 잭 도시가 쓴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NFT는 생성 이력을 내재하고 있기에 누가 쓴 것이 단번에 알 수가 있다.

미술계에서는 위변조가 있어 진품이 무엇인지 전문가 심지어 만들거나 창작한 자신도 잘 모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NFT는 거래 내력이나 소유권을 수 만 개에서 수 십 만개로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한 사람은 물론 몇몇이 조작을 할 수가 없다.

콘텐츠 창작자에게 수익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게 한다. 기존에는 유통업자나 플랫폼 운영자가 막대한 수익을 가져갔지만, NFT에서는 그것을 제작하거나 창작한 이들에게 오롯이 돈이 돌아갈 수 있다. 자신이 스스로 NFT를 발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NFT 플랫폼 운영자에게 일정한 수수료가 주어져야 하지만 그것은 해당 NFT를 통해 얻는 수익에 비한다면 매우 미미하다. DJ 저스틴 블라우는 NFT1700만 달러를 얻었는데, 그 가운데는 단일 NFT거래로는 역대 최고가 360만 달러(40억원)도 있었다.

구매자나 고객들에게는 자신들이 원하는 대상물에 대해서 가격을 부여할 수 있으며 그 소유권을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더구나 팬심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고 창작자에게 선순환되어 다른 콘텐츠의 창조에 선순환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음원사이트에서는 아무리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를 들어도 1등을 하지 않는 바에야 지불한 금액의 대부분이 가수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이른바 통합 비례제에 따라서 수익 배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는 재생이나 다운로드 횟수가 많은 곡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이다. 따라서 이런 구조에서는 사재기를 유발하기 쉽다. 1등을 할수록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기 때문에 비틀린 팬심을 조장할 수도 있고 콘텐츠 시장은 왜곡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구매자가 직접 구입하고, 그 이익이 창작자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NFT가 될 수 있다.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NFT 시장규모는 201914000만달러였고 202034000만달러였는데 20211분기에만 20억달러로 증가했다. 지난 3NFT 그림 파일 하나가 784억 원에 판매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내노라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보다 매우 비싼 가격이 NFT 그림이라는 이유로 주어지고 있고 앞으로 이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간주 된다. 한 음악기술 전문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몇 달 사이 음악가들이 만든 NFT는 약 29800개고, 판매수익만 4250만 달러(4813000만원)였다. 최근에는 음악 산업에서 음반뿐만 아니라 굿즈를 NFT로 발행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인공지능이 작곡한 음악 10종을 NFT로 발행되기도 했다. 단순히 사람이 만든 것만 아니라 캐릭터나 아바타가 만든 콘텐츠도 NFT로 부가가치를 만들 수가 있다.

여기에 메타버스(Metaverse)가 부상하면서 그 안에서 NFT가 쓰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성과 현실성을 결합한 말인데, 가상현실 속에서 나의 분신인 아바타가 단순히 활동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경제활동까지 가능하게 한다. 메타버스 안에서 아이템을 외부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NFT가 쓰이고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가 활성화될수록 NFT의 사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케이 팝의 경우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더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이프라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팝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트와이스, BTS의 팬들은 1년간 평균 665달러, 824달러, 1422달러를 썼다. 팬덤이 전제가 될 때 자신들이 선호하는 스타들의 콘텐츠뿐만 아니라 모든 흔적까지 소유하고 싶은 심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팬커뮤니티 비즈니스와도 융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물론 기업 난립 문제도 있다. 해킹 보안에 안심할 수 없다는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가치 설정에 대한 지적도 꽤 있다. '텔레그래프'지는 이 열풍이 눈속임에 가깝다.”는 견해를 보도했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도 '뉴욕타임스'(NYT)에서 다단계 수법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작 콘텐츠 팬들은 외면당하고, 엉뚱한 이들이 소유하고 전횡을 일삼는 투기판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서로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게 진정한 가치 실현을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점들이 국가 정책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매거진에 게재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