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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시청률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0. 2. 12. 10:24
-이다해가 욕먹는 이유와 멜로 구조의 결함

By 김헌식



추노의 주인공은 이대길과 언년이다.
이대길과 언년이의 사랑은 멜로의 기본 속성을 잘 가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이대길과 언년이의 만남과 사랑이다.

과연 단순반복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까.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다.

최근 몇회 동안 추노는 언년이와 대길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질질 끌며 내비쳤다.

결국 송태하와 언년이가 혼인을 하기에 이르는 장면은
전체 방영분중 절반이 남았음에도
이미 김을 다 빠지게 만들었다. 즉 대길과 언년이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을 이탈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실 그들의 사랑의 결실(키스등)은은 물론 혼인식만은 질질 끌어야 했다.
일사천리의 혼인은 더욱 김을 빠지게 한다.
언년이의 사랑은 빤하고도 덜매력적이다.
그 사랑이 이대길과의 사랑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드라마의 잘못은 언년이가 이대길의 생사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언년이가 이대길의 생존에 대해서 약간의 언질을 받은 적이 있다면
더 흥미롭게 될 것이다. 이대길의 생존을 믿지만, 옆에 있지 않고
언제나 옆에 존재하는 이는 송태하이기 때문에 갈등과 번민이 일어날 것이다.


적어도 멜로의 기본 공식을 살려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극을
부각하려면 송태하가 매우 매력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하지만 추노에서 송태하는 네티즌들에게 거의 언급이 되지 않는
답답하고 평면적인 인물에 불과하다.
이러한 인물에 열광하는 것 자체가 문제일 것이다.
시청자가 송태하를 사랑하게 해야 언년이의 행보가 설득력을 갖는데
송태하는 시청자들이 사랑하기에 결격사유가 너무 많다.
그의 사랑, 꿈, 좌절, 고통, 재탄생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다.

더구나 혼자 살아가겠다며 올곧게 떨쳐나간 언년이는
내내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모습을 보인다.
즉 아름답고 예쁘게만 보이려 하는데,
이는 여성시청자들에게는 마이너스다.

무엇보다 혼인을 결심하는 언년이에게
이대길의 기억은 전혀 없었다.
조금이라도 갈등하고 번민하는 징조도 없는 것이다.

또하나 이대길은 사실상 언년이를 사랑한 죄로
인생 막장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년이에 대한 사랑, 그리고 슬픔이 가득차 있다.
드라마는 이러한 약한 자에 대한
대중 연민과 동일시를 무시하고 있다.

요컨대 언년-이다해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바로 이러한 맥락이다.
양반출신이고 장군에 멋있고 세련된 송태하에게 넘어가버리는 여성캐릭터에게
루저남들은 반발하게 되어 있다.

차라리 송태하가 악역이었어야 한다.
즉 악역이지만 이다해가 목숨을 빚졌거나
어쩔수 없이 그를 따라야 하는-그를 선택하지 않으면
이대길이 죽는 결정적인 실마리가 있어야 했다.
(물론 이대길이 언년이를 오해하면서 갈등이 깊어저야 한다.)

즉 언년이가 정말 송태하를 사랑하는 순간 이 드라마는 우습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우습게 되는 점을 이 드라마는 대길과 언년이의 출생의 비밀로 출구전략 삼으려 했다.)

더구나 서로 얽히고 설혀서 죽고죽이는 짜여진 구조는 대중통속극의 시청률을 올리지 못한다.
그것은 마니아를 열광하는 구조다.
이제 멜로의 기본공식에 따라 어떻게 충족하는가가 '추노의 가능성'에 유일하게 남아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