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마리와 나' 동영상 화면 캡처.
집방과 펫방은 쿡방을 대체할 수 있나.
2016년, 새로운 방송가의 트렌드로 집방과 펫방이 언급되어 왔다. 한동안 크게 인기를 끌었던 쿡방에 이어 집방과 펫방이 관심을 끌 수 있을 지 관심을 가질만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크게 인기를 끌더니 시들해지고, 그 뒤를 이어 쿡방이 트렌드를 이뤘던 점을 생각하면 이제 쿡방 이후를 생각해 볼만도 했다. 실제로 쿡방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비등하게 제기 되어 왔다. 많은 쿡방 프로그램이 있고, 왠만한 소재와 포맷은 시도해 보지 않았나 싶기 때문이다.
먹방이 크게 유행한 것이 상당히 오래 되었다. 10년 정도 되었다. 그것을 쿡방이 대체했던 것이다. 그것은 음식이라는 공통의 소재를 매개로 하고 있었다. 식욕이라는 욕망이 모든 이들에게 공통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집방이나 펫방은 쿡방과 같은 맥락에 있지 않았다.
그런데 쿡방을 언급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셰프들이다. 이런 점이 먹방과 다른 점이었다. 물론 요리사가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닌데 셰프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조리사라고 하면 맛이 안나는 대중적인 심리를 파고들었다. 또한 이전에는 요리사하면 나이가 지긋한 여성이 등장했다. 어떻게 보면 요리 교실의 이미지가 많았다. 그런데 쿡방에서는 남성 요리사가 등장한다. 또한 이런 요리사들은 예전처럼 유명 호텔등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가 소속된 조직의 명성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사 개인의 스타성을 더 주목했다. 자신만의 캐릭터와 개성, 매력이 충만한 요리사였다. 비록 전문적인 요리사가 아니어도 좋았다. 요식업계 대표나 만화가, 가수이어도 상관이 없었다. 자신만의 색다른 요리법으로 보는 이들을 충만하게 만들면 족했다. 당연히 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교양이나 예능이기 때문에 입담이나 센스가 있으면 더욱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펫방이나 집방이 주목을 받으려면 스타성이 있는 캐릭터들이 필요해 보인다. 단순히 소재나 형식 자체가 크게 어필할 수 있을 지 아직 의구심을 가질만큼 초기의 나이브한 면을 보이고 있으니 더욱 그러해 보인다. 오히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관찰예능의 한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독자적인 포맷이라고 보기 힘들 수 있다. 독자성을 갖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넘어서서 중요한 것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유용함도 주어야 한다.
집안을 좀 더 내실이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집을 새롭게 꾸미고 구성하는 집방이 이런 욕구에 얼마나 부응할 지 의문이다.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진 인구가 얼마나 될 것인지 생각해 보면 쿡방의 열렬한 지지자들이었던 싱글족, 자취생들에게는 좀 먼 이야기 같다. 그들의 삶은 한끼 먹는 시간도 고마울만큼 바쁘다. 오히려 주부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점이 있겠다.
펫방은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제공해 주어야 하고 여기에 공통의 감정을 공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깨알같은 자막과 상황의 설정이 어떻게 재미있게 구성되어 야 할지가 관건인데, 반려동물에 관한 욕구는 여전히 식욕을 따라갈수는 없겠다. 쿡방의 경우, 끊임없는 재발견과 창조가 있었기 때문에 궁금증과 기대감, 반전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요리쇼와 퍼포먼스였다. 여기에 대결과 승패가 존재하기도 했다. 너무 문화적인 소재와 포맷은 한계가 있다. 본능에 더하여 차별화된 문화적 취향이 색다르게 부여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글/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