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진정성의 정치, 노무현 VS 이명박, 시민의 꿈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7. 20. 03:26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주인공 고은성(한효주)이 진성 설농탕의 사장인 정숙자(반효정)의 눈에 들고 후계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마음' 때문이다. 남을 배려하고 현실을 꿋꿋하게 극복하려는 자세다. 정숙자의 마음을 얻지 못한 자식들은 남의 노력에 편승하고, 자신의 이득만을 챙기려 했다.

 

드라마 <시티홀>에서 10급 공무원 신미래는 마침내 시장에 당선되어 개혁 작업에 나선다. 시민들이 그를 시장으로 뽑은 이유는 어려운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는 진정어린 마음 때문이다. 그 마음에 술수와 중상모략, 거짓과 위선의 현실에서 진정성을 원하는 대중정서를 반영하려 했다. 진정성 없는 리더에게는 그런 부하들만 모여든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에게는 항상 능력 있는 이들이 쇄도한다. 하지만 그 능력자들은 서로 믿을 수가 없다. 하나같이 그들의 목적은 권력 쟁취이기 때문이다. 김유신과 천명은 한 사람의 진심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사람들을 점차 불리며 미실에 대적해 간다. 이타적 마음을 가진 리더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끊임없이 모여들게 된다.

 

애커로프 등은 <야성적 충동>에서 부모가 자신의 이득을 챙기면, 가족 구성원은 급속하게 이기주의에 빠져든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부모는 나라 혹은 사회의 최고 리더를 의미한다. 베커 교수는 '불량아 정리'를 통해 이기적인 자녀들도 이타적인 부모 밑에서는 이타적으로 행동한다고 증명했다. 가족 구성원의 이기심과 그에 따른 시기심은 공멸을 초래한다.

 

그에 따르면 가족형 기업이 잘 되는 이유는 열심히 일하면 그 대가가 전체 가족구성원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각자 이익을 취하기 위해 분열할 것이다. 더구나 개인의 이익 즉 권력과 지위만을 욕망하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무능력자가 된다. 로렌스 피터는 <피터의 원리>에서 승진만을 바라는 사람은 무능력자가 된다고 갈파한다. 승진 자체에만 신경 쓰기 때문이다. 무능력자는 승진을 거듭하지만, 갈수록 무능해지고 결국 엄청난 의사결정의 오류를 저지르게 된다. 그것은 대통령 같은 자리일수록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오직 지위 획득의 트로피로 대통령직이 인식되는 사회일수록 무능력자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커진다. 그런 대통령은 정책적 오류로 대형 사고를 친다. 대통령이 부도덕하고 부패의 혐의가 짙을수록 나라 전체의 구성원들은 이타심을 버리고, 도덕적 해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국정이 집권자들의 기득권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수록 사회 구성원들이 급격하게 이기주의에 빠져든다. 이명박 정권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기부의 장학재단마저 이기적 꼼수의 수단이 되는 상황은 대한민국 전체를 급격한 이기주의에 빠뜨려 분열로 치닫게 한다. 이명박 정권이 위험스러운 이유다. 거꾸로 사람들이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이유다.

 *위클리 경향에 실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