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와 문화 콘텐츠

증강현실이 왜 가상 현실보다 각광받을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1. 24. 12:52

포켓몬 고의 성공이 이미 수많은 팬들을 확보한 킬러 콘텐츠에 기반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에 웹툰 기반의 게임이 러시를 이루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인지도가 있는 상태에서 출시하는 것이 유리하게 때문이다. 그만큼 경쟁이 격화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명한 원작에 기반을 한 게임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님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켓몬 고의 흥행은 다른 특이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것에 증강현실(AR) 기술이 꼽힌다. AR은 실제 현실에 가상 이미지나 캐릭터를 결합시켜 훨씬 실제감을 높이는 기술이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허점을 찔리고 일격을 맞았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나라도 AR에 대한 기술 개발을 일찍 시도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의 상용화 대중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증강현실(AR)가 철지난 기술이고, 가상현실(VR)이 더 앞선 기술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증강현실(AR)에 120억의 국가 예산이 들어간 프로젝트도 대중적인 콘텐츠에 연계하지 못하고 과제 종료에 만족하며 일부 박물관이나 놀이공원 등에 한정시켰다. 대신 가상현실(VR)에 관한 정책적 경도나 집중이 강해 왔다. 


그렇지만 증강현실(AR)는 가상현실(VR)보다 낮은 단계나 낡은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거꾸로 생각해야 하며 오히려 강력한 수용자 심리 충족의 포인트가 있다. 우선 증강현실(AR)은 실제와 가상의 결합이 주는 쾌락의 강도가 크다. 참여성이 크기 때문이이다. 가상현실이 이미 구성된 시각콘텐츠를 접하는 것이라면 증강현실은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통합한다. 이때문에 실제 공간속에서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성취감을 배가 시킨다. 현실 속에서 가상의 이미지가 튀어 나오거나 혹은 가상의 이미지, 캐릭터가 현실에서 이용자의 손에 따라 통제되고 기 때문이다. 포켓몬 고도 현실의 공간에서 캐릭터를 캐치해서 트레이닝 시키고 대결을 벌이며 승리감을 안겨준다. 

반면 가상형실(VR)는 가상 현실이기 때문에 실제 현실 공간 참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미 구축된 가상 현실 속에서 시각적인 만족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말 그대로 가상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가상현실을 위한 360도 영상 기술이 주목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몰입은 특정한 가상 현실에 한정되는 것만이 아니라 현실과 가상의 통합적 상호작용을 통한 공진화일 때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증강현실(AR)가 가상현실(VR)보다 궁극적인 단계이며, 더 수용자들의 만족감을 이끌어 낸다. 가상 이미지와 현실 공간의 통합이 더 어려운 경지를 요구한다. 가상 현실을 구축하는 것이 더 완벽해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한국이 일격을 당했다는 것은 VR가 앞선 단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포켓몬 고는 이를 가로질러 간 셈이다. 

무엇보다 가상현실(VR)은 별도의 장비를 구비해야 한다. 이미 구축된 가상 현실을 완전하게 경험해야 하기 때문에 눈에 뭔가를 쓰고 체험을 하는 방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증강현실(AR)은 별도의 장비를 구비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있었다. 대부분의 게임 이용자들은 가난한 청춘들이 많기 때문에 별도의 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이점은 데쓰밸리, 캐즘을 형성하기 알맞다. 

이미 별도의 디바이스로 런칭한 스마트 워치나 구글 글래스가 이를 증명한다. 초기에는 화제가 되었지만 결과는 실망이었다. 3D입체 영상도 시각적인 부담감 때문에 거의 힘도 못쓰고 사라졌다. 아직도 가상현실(VR)은 장비를 써야 하는 것은 물론 인지적 피로감의 문제가 여전하다. 단지 시각적인 경험을 하기 위해 VR선택을 하는 것은 가상현실에 빠져든 강력한 마니아들에게는 가능할 것이지만 대중화에는 한계로 작용할 것이다. 이렇게 가상현실(VR)에 치중하게 된 것은 일단 기기를 판매하여 수익을 배가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AR는 평소에 꿈꾸어왔던 상상을 실현시켜주는 장점이 있다. 이것은 무슨 말인가 하면 실제 공간에서 피카츄를 보고 싶은 것이다. 실제 공간에서 피카츄가 튀어나온다면 인식하고 있는 피카츄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족감을 배가시킨다. 원작 기반의 콘텐츠가 유리한 이유다. 포켓몬 고가 인기 있는 이유는 강력한 팬층이 꿈꾸었던 것을 대리 ㅜ실현 시켜주었기 때문이다. 현실과 결합되어 포켓몬을 키우고 대결하여 승리를 이룰 수 있다면 이보다 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가상현실 VR는 그것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매우 많은 기술적 수준과 구축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가상 현실로 오로지 완전한 세계를 만들어야 하지만 성취감이 적기 때문이다. 현실을 직접 구축하기 보다는 있는 현실과의 융합을 통해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타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비용이나 접근성 측면에서 생각해야할 면이 많다.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면 경제적인 수익성에서 기업이나 산업에 유리할 지 모르지만, 각 개별 이용자들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증강 현실 기반의 AR가 수익면에서 과연 월등한 결과를 낼 것인지에 대해서 따져 봐야 하는 것은 이것이 유료 모델에 기반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의 한계이고 포켓몬 고도 콘텐츠 수입보다는 주가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런 수익 모델에 대한 결과는 좀 더 지켜 봐야 겠지만, 일단 대중적 수용과 흥행은 성공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손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를 원한다. 그것은 경제적인 비용의 문제일 수도 있고, 자아 통제감 그리고 목표 성취감의 심리에서 비롯하기도 한다.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도 생각해야할 점이다. 게임이 주로 실내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이 기존 인식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의 특성은 닫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활동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젊은 층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점이 강하다. 활발하게 야외 공간을 활용하기 적합하고 그것을 원하는 이들이 많이 존재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대규모 포켓몬 마니아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포켓몬 고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은 VR로 달려 갈 때 AR을 붙잡고 한 우물을 판 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AR 자체도 아니고 포켓몬 원작만이 아니라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포켓몬 고 콘텐츠의 인기가 가능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반독립적인 공간에서 창조를 하는 이들이 많아야 킬러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AR이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따라해야 하는가 하는 점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글/김헌식(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박사,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