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광장-김헌식]뇌섹남, 요섹남 어떤 남자를 좋아하십니까?
헤럴드경제 입력2015.04.06. 11:38기사 내용
최근 미디어를 중심으로 두 유형의 남자 이미지가 부각되었다. 하나는 뇌섹남이고, 다른 하나는 요섹남이다. 이전 남성상들이 주로 외모와 분위기에 좌우되었다면, 뇌섹남과 요섹남은 그들의 언행이 매력적인 게 다른 점이다. 둘 모두 기존 남성상들의 한계를 극복하며 등장했지만 갈수록 그 긍정적 가치와 의미는 퇴색되고 있는 듯싶다.
우선 뇌섹남은 흔히 알려졌듯이 '뇌가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이다. 뇌에 대한 관심이 의학, 심리학 뿐만 아니라 남녀관계, 마케팅, 예술 등에 확산되더니 이제 대중문화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직접 안보고서야 뇌가 섹시한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뇌가 섹시한 남자들은 주로 그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뇌가 섹시한 지를 드러낸다. 우리는 뇌가 주로 이성과 합리성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지식과 정보를 기억하고, 재구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뇌섹남이라면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진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뇌섹남은 지적인 똑똑함을 노골적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완전 노출보다 은근한 드러냄이 더 섹시하듯이 말이다. 뇌섹남들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포용하면서도 적절한 상황과 시점에 맞는 지식과 교양을 결합하여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을 내린다. 수많은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번뜩이는 혜안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이러한 점을 뇌섹남이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유머와 위트를 통해 지적 능력을 더 가치있게 하며 잘 받아들이게 만든다.
요컨대 뇌섹남과 요섹남의 긍정성은 외적 스펙과는 관계없이 실력을 통한 내적 매력이 있는 남성이라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뇌섹녀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요섹남은 해외 요리학교 출신인지, 어느 곳에서 근무했는가와 별개로 요리를 잘하면 주목 받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은 점차 변질되고 있다.
본래 뇌섹남녀는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나 스펙과는 관계없이 내적인 매력을 풍겼지만 많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들은 엉뚱한 조건으로 뇌섹남녀를 호도하고 있다. 출연자들이 명문대학교를 나왔음을 내세우는데, 이제 국내 대학은 부족한 지 해외 대학 출신임을 강조한다. 아이큐가 높고, 수능 성적이 1등이었음을 내세운다. 심지어 부모의 성적이나 출신 학교를 부각시켜며 우월한 유전자를 언급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이 방송에서 주로 하는 일은 게임 대결을 펼치거나 퀴즈 등을 푸는 것이다. 즉, 아이큐를 측정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요섹남의 경우에는 요리하는 남성의 육체적 섹시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드라마처럼 재벌남들이 뇌섹남과 요섹남까지 집어 삼키겠다. 벌써부터 뇌섹남과 요섹남의 본질로 돌아가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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