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욘사마의 ´개인기?´, 한국대중문화와 문화예술의 진화?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10. 15. 07:49

욘사마의 ´개인기?´, 한국대중문화와 문화예술의 공진화?

한 일본인이 한국 영화 ‘고래사냥’을 보게 되면서 정말 미칠 듯이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긴다. 그 음식은 주인공들이 장터에서 들이키던 막걸리였다. 그 일본인은 그 막걸리가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마침내 한국에 막걸리를 먹으러 온다. 그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한국의 막걸리 탐방에 나서게 되고, 그 탐방 내용을 묶어서 일본에서 책으로 발간한다.

한류의 문화적 가능성을 나타내는 사례다. 아무리 우수한 사회적 자산도 문화적 아우라의 존재유무때문에 그 존재적 가치가 제대로 대접받거나 그렇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 한글의 우수성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우수성을 들어 한글 학습을 권한다고 해서 세계인들이 한글을 학습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가운 일이지만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의 찌아찌아족의 공식문자로 채택되는 사례가 많을 수는 없다. 강압적인 식민지 정책으로 언어를 강요하는 것 외에 중요한 것은 문화적 영향일 것이다. 문화적 차원의 영향 때문에 언어를 학습하는 일은 많은 사례에서 관찰되는 것이다.

한류도 마찬가지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예전에는 미처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 어느 업체는 이른바 ‘폰팔’ 사업을 통해 크게 성공했다. 한국어 학습을 돕는 한국어 회화 프로그램을 구축했고 그것이 큰 반응을 얻어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의 증가가 한류 덕분에 많아졌던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참고로 한글은 2005년 기준으로 7739만여 명에 이르고 있는데, 전세계에서 13번째라고 한다. 한글은 소수 언어가 아니다. 물론 한글을 배우는 사람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늘어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문화적 아우라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 때문이다. 아우라(Aura)는 원래 사람이나 물체에서 발산하는 기운 또는 영기(靈氣)등을 가리킨다. 나중에 벤야민으로 말미암아 예술작품에서 흉내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전이되었다. 이는 문화 예술작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작용한다.

사람의 아우라도 문화적 행태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유명한 스타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모방하는 행태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프랑스나 독일의 문화적 아우라에 따라 그들의 문화적 행태에 관심을 갖게 되고, 마침내 언어와 역사, 사상을 학습하던 것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중스타 때문에 미국을 좋게 평가하거나 영어 학습을 더욱 매진했던 사례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배용준의 행보는 이러한 맥락에서 분석할 수 있다.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라는 책은 이러한 단적인 사례다. 이 책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판매고를 기록하는 것은 한류의 전기를 위해서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대중문화와 예술문화의 이중적 분산의 한류전략이 수렴되어 결합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배용준이라는 대중스타와 한국의 문화예술이 이 책에 담겨있는 것은 한류전략의 오류를 극복하는 것과 다름없다.

무슨 말인가. 그동안 한국에서는 한류의 반응을 생각해서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해외에 알려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인기가 높았던 것은 한국의 문화예술이 아니라 대중문화 상품이었다. 한국 고유의 문화예술 작품을 일방적으로 소개한다고 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드문 일이다. 오히려 문화적 침략이라고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문화적 아우라에 따라 선망의식으로 접근할 때 오히려 문화진출이 용이해진다.

일본인들이 한국인 가운데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 이는 욘사마 배용준이다. 배용준을 통해서 한국의 미를 알려주는 것은 매우 유효적절한 전략이 된다. '고래사냥'을 보고 막걸리에 대한 욕구가 치솟았듯이 배용준으로 말미암아 고유한 한국의 문화예술을 소비하려는 행위가 생길 것이다.

물론 킬러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스타파워에 의존하는 것도 한류의 한계로 지적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확고하게 스타의 입지를 구축한 인물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외연을 확장시켜주는 작업은 큰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만 문화적 외연을 넓히는 것은 아니다. 대중미학과 예술미학의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국인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게 한다.

만약 이병헌이나 가수 비가 해외에서 확고한 스타의 위치를 자리매김한다면 그들의 문화적 아우라를 통해 해외에 한국의 예술 문화들이 진출할 계기가 마련된다. 현실적으로 문화콘텐츠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다만, 관건은 이러한 모티브의 중요성은 있지만, 배용준의 신간이 지닌 내용이 과연 충실한가는 따져보아야 한다. 아직 충실하게 채웠다고 보기는 힘들다. 단순한 상품화의 수준에 머문 인상이다. 이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개인에게만 맡기기에는 한계점도 있다.

앤디 워홀의 팝 아트나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대중문화와 고급 문화의 결합이 빚어낸 위대한 산물이었다. 한류도 이러한 점을 고찰해야 할 때이다. 한편 한국의 고급문화예술 창작행위를 지속하고 그것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상호보완적 전략이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