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시네마 리뷰

영화 뺑반에서 카레이싱의 이면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2. 2. 11:46

-레이싱 황제는 왜 그랬을까.




자동차는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무한한 자유를 주는 편리한 현대문명의 총아다. 편리함의 추구는 서로 다르게 추구하니 충돌하는 것이 운명일까. 편리한 것이 불편한 것은 그것이 편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편리한 것일수록 불편함을 만들고 유용할 수록 유용하지 않을 수 있으며 고통을 줄여줄 수 있을 것 같을수록 고통이 가중되는  점이 내재되어 있는 법인데 자동차도 그러하다.


서청재(이성민)은 본래 경찰청 형사 였지만 교통사고 때문에 다리에 장애를 입게 되었다. 그 뒤에 경찰 형사반 생활을 접고, 자신에게 장애를 입게 만든 서민재(류준열)과 부자지간으로 지낸다. 그는 자동차는 무기라고 한다. 다만 그렇게 인정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한다. 편리한 이동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자동차의 이면을 지적한 것이겠다


뺑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렇다면 교통사고는 한해 얼마나 나는 것일까.

2018년 교통사고통계에 따르면 한 해 7,880건이다. 교통사고는 차체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므로 자동차보다 무른 사람의 몸에도 충격이 가해지게 된다. 치명적인 훼손을 입는 사고일수록 사람의 몸도 훼손을 당하게 된다. 회복이 된다고 해도 대부분 완전한 회복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 장애를 얻게 하는 것이 교통사고이다. 교통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는 많지만, 그 가해 주체 가운데 고약한 것이 뺑소니범이다.


뺑반은 교통사고 조사계의 교통사고 전담반의 줄임말이다. 뺑소니는 말 그대로 교통사고를 내고 내빼는 행위를 말한다. 사람이 죽는지 다치는지 방치하고 도주하는 행위이다.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방치할 때 부상을 당하고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장애를 얻게 된다. 따라서 뺑소니를 치지 않고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이 전담반의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뺑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 영화는 교통사고 전담반이 유명 자동차 회사를 경영하는 한국 최초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정재철’(조정석)의 뺑소니 사건을 수사하는 중심에 있는데 자동차 레이싱을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역설적으로 그들은 엄청난 과속을 하는데 정작 장애를 갖는 인물들이 없으니 신기할 노릇이다. 레이싱 카가 일반 자동차에 비해서 비싸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정채철은 교통사고 장애보다는 언어 장애를 갖고 있다. 급하게 말하면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은 그의 불우한 환경 때문이겠다. 그렇다면 그가 외상을 입은 것은 경제적 요인이 더 컸는지 모른다. 보이지 않게. 


그는 말한다. 보이는 게 전부라고. 그런 그의 견해를 따르면 현실에서는 더 큰 교통 사고가 일어나고 큰 희생과 부상이 장애를 양산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영화 등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것이겠다.


뺑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교통사고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입고 있는 지 부각했다면 더욱 각성을 하게 되는 영화가 되었을까. 서청재(이성민)의 말대로 갚으면서 살 수 있는 기회라도 있기를. 무엇보다 정채철은 자신이 당한 원한과 상처를 다른 이들에 대한 상처와 고통 주기로 보복 행위를 한 셈이다. 자신이 당한 것보다 더 한 행위로 결국 수많은 사람들의 몸은 물론 마음에 장애를 입혔다. 우리가 생각하는 복수라는 것이 어떤 것일지 성공을 통한 복수도 그렇다.


글/김헌식(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 위원회, 박사,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