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아빠 어디가'김진표 출연 논란 그리고 일베와 연예인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4. 1. 12. 08:15





 2012년 김진표는 자신이 진행하는 케이블채널 XTM ‘탑기어 코리아’에서 추락하는 헬기를 보고 “운지를 하고 만다”고 말했다. ‘운지’라는 말은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사용해 왔다. 이에 대해서 김진표는 인터넷 신조어로 생각해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크릿 전효성은 지난해 5월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멤버들을 민주화하지 않는다”고 말해 크게 논란이 되었다.  민주화는 민주화 세력을 폄하하는 용어다. 전 프로게이머인 홍진호도 민주화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빠빠빠'로 인기가 급상승 했던 '크레용팝'은 멤버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인 '쩔뚝이'와 '노무노무'를 사용하면서 표적이 됐다. 매니지먼트사 크롬엔터테인먼트 황현창 대표가 일베에서 크레용 팝을 홍보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31일 MBC <가요대제전>에서 크레용팝 멤버 엘린은 검지와 중지, 소지를 편친 손가락 사인을 했는데 일부매체와 누리꾼들은 일베의 'ㅇ'을 인증하는 손가락 사인이라고 지적했다. 
tvN <더 지니어스> 시즌1 우승자 홍진호는  SNS에 영화 <변호인>에 대해 "영화주제가 그러하듯 조금 씁쓸 찌릉찌릉하는 거만 빼면"이라고 했고 일부 누리꾼들은 '찌릉찌릉'이 삭힌 홍어의 코를 찌르는 냄새를 비유한 표현으로, 일베에서는 전라도민을 비하하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일베 신조어 용어에 관한 책이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 듯 싶다. 그만큼 어떤 용어들이 우리 일상 말글살이에 퍼져 있는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이 일베 용어인지 모르는 것은 연예인 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기도 하다. 자신의 마케팅을 위해 일부러 신조어를 적극 사용하는 행태들이 위험할 수 있음을 경고 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새로운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고 유통, 사용된다. 하지만 대부분 그 신조어들이 처음에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다. 그 연원과 시초를 따져 가며 쓰지는 않는다. 특히 젊은 층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규정하기 때문에 새로운 용어를 쉽게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삼는다. 일베가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가치 판단을 하기 이전에 신조어가 갖고 있는 문화 심리 자체에 원인이 있기도 한 것이다.
새로운 신조어는 시대 상황과 당대 구성원들의 욕망을 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용어들은 특정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시대가 되었다. 연예인들, 스타들의 영향력이 막강한 상황에서 그들의 일베 용어에 대한 혹독한 잣대의 적용은 치러내야할 의무적인 과정이 되었다. 그 사용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지만 마녀 사냥감으로 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용어를 공론장에서 사용하는 이들일수록 순수할 수 있다. 

글/김헌식(대중문화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