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분석

성공한 여성은 아직도 악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3. 21. 17:03

성공한 여성은 아직도 악녀? 

-사회적 활동의 여성 캐릭터와 양상 분석

               김헌식(대중문화평론가, 문화콘텐츠학 박사)


1. 토픽 제기

많이 나아진 측면이 있지만 아직도 드라마 속에서 성공한 여성은 악녀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가난한 주인공은 순수하거나 착하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여성들은 표독스럽고 못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측면은 사회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드라마가 이러한 부정적인 여성 캐릭터를 포함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런 양쪽의 관점에서 어떻게 사회적 활동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드라마 속 사회적 여성 캐릭터

여기에서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캐릭터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여성 캐릭터를 말하며, 특히 송공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 여성들을 중심에 두고자 한다. 사회적 활동에서 성공한 여성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그 여성 캐릭터를 통해 텔레비전 드라마가 여성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가치관을 확대 강화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1)사례


(1)드라마 ‘자이언트’

유경옥(김서형)은 사교클럽의 사장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사채업계의 큰 손으로 활동한다. 19070년대 강남개발 과정애서 밀실정치의 장을 마련한 인물이다. 금권에 대한 욕망이 크며, 팜므파탈의 캐릭터이다.  

유경옥의 숨겨진 딸, 황정연(박진희)은 악녀로 차갑고 도도하고 당돌하다. 이강모(이범수)의 한강건설에 맞서 조민우와 같이 만보건설을 경영한다. 황정연은 사랑했던 강모가 자신을 복수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잘못된 생각에 말 악녀로 변해 복수한다. 그녀가 기업을 본격적으로 경영하는 것은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에 대한 배신 때문이다. 자신이 스스로 경영의 비전을 갖고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생각은 부차적이다. 


(2)‘청담동 스캔들’

강복희(김혜선)는 대복상사 회장이다. 자신의 욕망 충족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지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한 음모 협잡과 권모술수도 합리화하는 인물이다. 이른바 삐뚤어진 모성을 통해 기업을 사적으로 소유를 자행하고 경영일선을 농단한다. 극단을 치닫는 끝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성공을 위해 치닫는다. 주나의 비서로 활동한 주영인(사희)은 강복희와 함께 악녀 캐릭터로 등장하며, 주인공 은현수를 끝까지 괴롭힌다. 최세린(유지인)의 가짜 딸 역할을 한다.

반면, 은현수(최정윤)는 착한 며느리 캐릭터, 사회적 성공을 꿈꾸지 않고 결혼생활에 충실. 하지만 나중에 브랜드 매니저로 활동. 성공에 대한 생각은 거의 없는 캐릭터.


(3)드라마 ‘펀치’

검사 최연진(서지혜)은 국회의원으로 정계진출을 꿈꾸는 여성. 외모나 실력, 그리고 집안, 인격 모두 완벽한 여검사지만, 국회의원의 꿈을 위해 서지혜는 자신과 연루된 사건을 지우려고 해 법무부 장관 윤지숙(최명길)과 거래를 제안한다.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한다. 국회의원을 통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보다는 자신의 욕망충족에 충실하다. 특히 개인의 사적인 설욕을 위해 국회의원이 되려 한다. 하지만 사랑 때문에 박정환을 돕는다. 능력과 야망이 크지만 사랑에 약한 여성 캐릭터를 한계도 지니고 있는 여성 캐릭터인 셈이다. 

법무부장관이자 특별감사 윤지숙(최명길)은 우아한 외모와 언행뒤에 악한 면모를 가진 개릭터.

아들 이상영의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신하경 검사를 고의로 추돌하여 그녀를 죽음에 내몰게 한다. "국민을 위한 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자신의 욕망충족을위해 악행을 저질러온 윤지숙은 법정에서 15년형을 선고받는다. 

반면, 박정환(김래원)의 아내 신하경(김아중)은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을 꿈꾸지 않는다. 자신의 맡은 일에 충실할 뿐이다.  성공지향적이던 남편 박정환과 세계관 차이로 오랜 동안 견디다가 마침내 이혼을 감행하는 인내형 캐릭터이다. 박정환의 장기이식으로 사경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삶을 영위한다. 적극적 능동적으로 사회적 활동을 구가하는 측면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관계성속에서 분투하는 여성 캐릭터로 등장.


(4)드라마 ‘피노키오’

옐로우 저널리즘 채널인 MSC 사회부 부장 송차옥(진경)은 여성으로서 보기드물게 성공한 저널리스트. 그러나 기자로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편파적 보도를 서슴지 않고 사건까지 조작한다. 송차옥은 기자에게는 팩트(Fact)보다는 임팩트(Impact)가 중요하다면서, 사실이나 진실의 보도보다는 항상 주목받는 것을 추구한다. 

그녀는 누가 뭐라고 해도 기자로서는 베테랑. 하지만 그의 저널리즘관이나 인생관은 오로지 자신의 욕망충족에 충실할뿐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기자 송차옥 친딸마저 뉴스로 이용하는 철저히 계산주의적인 인물이다. 

최인하(박신혜)는 피노키오 증후군 때문에 제한되어 있는 직종 가운데 기자를 선택한다. 피노키오 증후군 때문에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거짓을 말하면 딸꾹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것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진실, 사실만을 말해야 한다. 어머니를 다시 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기자 선택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무엇보다 피노키오 증후군은 현실에 없는 가상의 신드롬이다. 또한 그녀에게 기자로 활동하는데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녀가 좋아하는 최달포(이종석)이다. 또한 최인하는 좋은 보도를 위해 언론사에서 어떠한 입지를 가져야 하는지는 부차적이다. 피노키오 증후군에 걸려야 하는 것은 어쩌면 송차옥이었을지 모른다. 드라마 ‘펀치’에서도 드러나고 있듯이 요즘의 드라마 트렌드는 악인의 개과천선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3. 문제점


1)치우친 업종

대체적으로 여사장들은 제한된 업종에 종사한다. 주로 술집이나 식당, 식품, 일수 대부업, 그리고 패션 등이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점은 자수성가형일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이는 여성들이 여사장이나 회장에 오를 경우 매우 제한된 업종에 한정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드라마라는 점을 생각할 때 너무 지엽적일 수 있다. 


2)특정 직업의 미화

드라마 ‘자이언트’의 유경옥은 사채업계의 큰 손, 드라마 ‘돈의 화신’에서도 사채업의 큰손으로 여성이 등장한다. 김수미가 맡은 복화술은 사채업계 큰손으로 정재계 인사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여성 캐릭터이다. <원더풀 마마>에서도 대부업체 회장 윤복희(배종옥)가 주인공이다. ‘원더풀마마’에서 사채업계의 큰손 황회장(김영옥)은 조폭들을 마음대로 부리고 칼과 주먹을 자유자재로 휘두른다.


3)성격적 결함
무엇보다 아직도 여사장들의 이미지는 대가 센 이미지이거나 화려하고, 평탄하지 않은 행태들을 보인다. 무엇인가 독하거나 심지어 비정상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그려진다. 아직도 성공한 여성들은 악녀스타일로 그려지는 맥락이 잔존하고 있다. 그것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온갖 고통과 수난 속에서 여성들이 성공하기 힘든 사회구조를 말해주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런 이들만이 꼭 사장과 회장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더구나 사장이 꼭 화려하거나 큰 기업에만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남자 사장이나 회장들이 성격 좋게 그려질 수 있듯이 여사장이나 여회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블랙 스완은 있는 법이다. 


3)사랑과 가족에 흔들리는 존재.

여성들이 전문직이나 리더가 된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못하고 사랑에 흔들리는 존재로 그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여기에 모성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가 많음. 질투와 시기 등 감정적인 조절에 실패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못하는 경우도 여성에 대한 편견일수 있다.


5. 대안

1) 긍정적인 캐릭터의 모색

(1)여성 주인공들이 기업의 리더나 공공조직의 수장으로 많이 등장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예) 가. 드라마 ‘돈의 화신’  복화술(김수미)이 복재인(황정음)에게 오랫동안 자신이 일구어온 사채기업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후계자 수업을 시키기도 했다.  나. 유경옥(김서형)은 사교클럽의 사장술집에서 유경옥은 귀여움과 푼수 같은 캐릭터지만, 유경옥은 단호하고 엄격한 모습을 보인다.행동거지가 가볍던 여성이 현대사의 굴곡을 겪으면서 단단한 여성 리더로 성장해간 캐릭터이다. 

다. 드라마 ‘못난이 주의보’에서 나도희(강소라)가 동대문의 열정적인 여사장이었다. 든든한 배경을 뒤로 자신이 스스로 자수성가를 이루려는 태도가 긍정적이었다. ‘신데렐라 언니’에서 당찬 20대 여사장(문근영)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라.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여회장 여김남(반효정)은 프리미엄 홈쇼핑 회사 최고경영인이다. 아들과 며느리가 죽으면서 본의 아니게 회사를 맡았고 하루빨리 손자에게 넘겨주려 한다.

마.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는 진성식품을 일구어낸 여회장(반효정)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여장부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대단한 배포를 가지고 있다.

바. 드라마 ‘떴다 패밀리’에서 정끝순(박원순)은 가족을 떠난 지 50년 만에 수백억원 유산을 갖고 돌아온다. 100억원의 유산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가족의 화해와 성장을 다루었다. 정끝순은 레이디가가 뺨치는 파격 패션으로 패셔너블하고 귀여운 할머니캐릭터로 등장했다.


2)전문직 여성 캐릭터의 긍정적 등장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는 극중 정신과 펠로우 1년차 지해수(공효진)이 등장해서 전문직 여성의 입지를 잘 보여준다. 사랑이나 일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하지도 않은 모습을 보여 긍정적인 평가를 이루어냈다.  

3)다양한  무엇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입지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드라마가 보여주어 여성들에게꿈과 비전을 제시해주어야 할 것이다. 

4)여성 캐릭터들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것이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경영자나 정치인이 되는 것이 부정적인 꿈이라고 간주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는다. 욕망이 없거나 이런 사회적 지위를 꿈꾸는 여성을 악녀로 그리거나 부정부패한 인물로 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긍정적인 꿈을 향해 가는 여성 캐릭터로 그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