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1989년의 배트맨부터 2008년의 다크나이트까지, 배트맨은 언제나 그 등장만으로도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캐릭터다. 시종일관 어두운 화면에서 느껴지는 영상미, 기존의 영웅들과는 달리 선과 악 사이에서 고뇌하는 영웅과 주인공 못지 않게 매력적인 악당들. 이런 여러가지 요소로 배트맨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골수 지지층을 지니고 있다.
본디 미국의 DC 코믹스사의 원작 만화 캐릭터인 배트맨은 그 인기만큼이나 만화책, 애니메이션,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형식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유독 게임에서만큼은 예외였다. 그저 원작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그저 그런 액션 게임일 뿐, 원작의 느낌이나 캐릭터들의 개성을 그다지 살리지 못한 작품들이 대다수였고, 제대로 된 배트맨 게임을 기다리던 팬들은 아쉬움은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 PS3와 Xbox360으로 출시된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이하 아캄 어사일럼)은 그런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달래 줄 수 있을만한 작품이다. 원작의 무거운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는 그래픽과, 성우들의 음성연기, 탄탄한 스토리, 긴장감 있는 액션과 배트맨의 다양한 무기들. 배트맨의 팬들이 기대했던 요소가 모두 녹아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 배트맨의 팬이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다.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는 게임
배트맨 원작의 배경이 되는 고담 시티는 타락한 도시의 대명사인 소돔과 고모라를 합친 그 이름만큼이나 부패와 범죄로 가득 찬 도시다. 그런 도시의 어둠 속에서 활약하는, 하지만 마냥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영웅인 배트맨이기에 원작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둡게 흘러간다.
또한 게임의 배경이 되는 아캄 수용소의 독특한 분위기 역시 완벽에 가깝게 재현하고 있어 게임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단지 그래픽 뿐만 아니라, 스테이지 구성과 각 지역의 음향효과는 부족하지도 지나치지도 않은 긴장감 속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우며 게임이 지나치게 전투 일변도로 흘러가는 일이 없도록 적재적소에 적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도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또한 원작에 등장하는 배트맨의 다양한 무기들과 조커, 할리퀸, 스케어크로우, 킬러 크록, 베인 같은 악당들은 원작 코믹스의 이미지와 거의 흡사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이들의 음성을 담당한 성우들의 연기도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럽다.
* 게임은 게임, 원작의 재현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원작을 게임으로 옮기면서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로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 게임이 영화 그대로의 모습을 따라가다 게임으로의 재미를 잃어버리는 것을 들 수 있다. 물론, 원작을 지닌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원작의 팬들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요소를 지닐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요인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작을 재현하려 노력하는 많은 게임들이 게임과 원작의 요소를 동시에 즐길 수 없도록 배치해 같은 게임 안에서도 게임 따로 원작 따로라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들 수 있는 것이 단순하게 한 방향의 액션 이후에 이벤트 영상을 잠시 보여주고, 다시 액션을 진행하는 방식의 게임들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아캄 어사일럼은 원작 만화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그런 실수를 하지 않고 있는 게임이다.
원작의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와 게임 플레이를 분리해서 배치하지 않고, 게임 플레이 속에 원작의 콘텐츠를 포함시켜 자연스럽게 원작의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액션 게임답지 않게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게임 진행 방식을 그런 예로 들 수 있다. 어둠 속에서 활약하는 영웅인 배트맨의 이미지처럼 게임은 잠입과 액션이 어우러진 형태로 진행된다.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는 쉽사리 게임이 끝나버리기 때문에 조용히 적을 하나씩 처리해야 하는 구간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배트맨의 도구들도 적절하게 사용하면 게임의 진행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물론, 적들과의 교전이 일어날 경우에 보여지는 액션에서는 동작과 동작 사이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시원시원한 연출을 보여주며 타격감 자체도 충실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전투를 즐기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의 특징이라 하겠다.
*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아캄 어사일럼은 분명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게임의 구성 그 자체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를 품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 배트맨의 어두운 분위기 그 자체를 싫어하는 게이머라면 원작의 재현도가 높은 이번 작품 역시 좋아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또한 게임이 근간을 두고 있는 것이 영화보다는 원작 만화의 설정을 따르고 있어, 영화로만 배트맨을 접했던 게이머들은 등장인물에 대해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원작을 재현하려다보니 생긴 문제점은 사실 원작에 대한 게이머의 입장에 따라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게임의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게임의 플레이 타임이 매우 짧다는 점은 이번 작품의 분명한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길지 않은 플레이 타임을 보충하기 위해 챌린지 모드와, 맵 곳곳에 리들러 트로피 같은 수집 요소를 준비해두고 있고, 이들 요소를 모조리 찾아내려면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수집요소에 개의치 않고 게임을 진행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부족한 게임의 볼륨이 아쉬울 수 있다.
게임의 한글화가 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 게임 중에 쉴새 없이 대사가 나오는 게임이며, 이들 대사가 게임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집중하게 만든다. 이런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게임을 진행하면 게임을 100% 즐기기 어렵기에, 한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배트맨의 팬은 물론, 배트맨의 세계관을 모르더라도 배트맨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에 대해 거부감만 갖고 있지 않은 게이머라면 분명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조커의 손에 넘어간 아캄 수용소에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지, 그 음모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는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플레이에 달렸다.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donga.co.kr
호머 심슨, 미국인이 뽑은 최고 캐릭터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미국의 폭스 TV 애니메이션 ‘더 심슨’의 ‘호머 심슨’이 미국인들이 뽑은 최고의 대중문화 캐릭터로 선정됐다.
2일 미국 연예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지난 20년 동안 대중문화에 등장한 ‘톱 100 위대한 캐릭터’를 조사한 결과다.
1987년 4월 폭스 TV 버라이어티 쇼 ‘트레이시 울먼 쇼’에 삽입된 30초짜리 단편 시리즈로 출발한 ‘더 심슨’은 1990년 1월 정규시리즈로 편성됐다. 미국 TV 시리즈 중 가장 장수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21번째 시즌이 방송 중이다.
대니얼 래드클리프(21)가 연기한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캐릭터 ‘해리 포터’가 2위, 사라 미셀 겔러(33)가 맡은 미국 UPN TV 드라마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의 캐릭터 ‘버피’가 3위를 이름을 걸었다.
이어 미국 HBO TV드라마 ‘더 소프라노즈’의 ‘토니 소프라노’와 히스 레저(1979~2008)가 연기한 영화 ‘더 다크 나이트’(2008)의 악당 ‘조커’가 4, 5위에 각각 랭크됐다.
미국 NBC TV 시트콤 ‘프렌즈’의 여주인공 ‘레이첼’, 영화 ‘가위손’(1990)의 ‘에드워드’, 영화 ‘양들의 침묵’(1991)의 ‘한니발 렉터’, 미국 HBO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로드쇼’ 미국 니켈로디언 애니메이션 ‘스펀지밥’의 ‘스펀지밥’ 등의 캐릭터가 10위 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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