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인(컬쳐 트렌드 인사이트)

선거 문화의 변화 디지털과 만나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6. 15. 23:29

-6.13지방선거와 함께 선거를 소재로 한 영화 다시 주목 받아

-선거 관련 새 영화 ‘참외 향기’ 개봉, 지도자의 마음가짐, 교훈 담겨

-유권자 관심 사로잡는 선거운동의 꽃 ‘로고송’ 경쟁 치열

-김대중 대통령 후보 로고송 ‘DJ와 춤을’ 이후 선거의 필수 홍보수단으로 정착

-각양각생의 이색 선거전으로 유권자들의 이목 끌기에 안간 힘

-젊은 세대 겨냥 SNS (사회간접망 서비스) 최대 활용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13일 밤이 지나고 이제 14일 새벽이 밝아오는 시간인데요, 6월12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바로 이어서 이튿날 13일에는 남한에서 큰 행사, 지방선거가 치러졌습니다. 

그야말로 숨가쁘게 하루 하루 여러 큰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6.13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거 이모저모 얘기를 들어보는 시간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이장균 :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다, 이렇게 얘길 하는데요, 국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투표권을 행사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라고 해서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과는 구별이 되죠. 말하자면 지방의 자치단체들, 흔히 얘기하는 도지사, 시장, 군수 등 지방자치를 담당하는 일꾼을 뽑는 선거였습니다. 

북한에도 물론 선거가 있긴 하지만 잘 아시는 것처럼 북한은 다 정해놓고 찬반만 묻는 그런 선거이기 때문에 남한이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선거와는 아주 크게 다른 선거죠. 

또 선거에는 의무적으로 다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북한에서 선거를 하면 투표율, 찬성율이 100퍼센트 가까운 특이한 숫자가 나오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오늘은 북한에서는 보기 어려운 남한의 선거에 대해 이모저모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선거와 관련한 영화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고요? 

6.13지방선거와 함께 선거를 소재로 한 영화 다시 주목 받아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몇 작품을 소개해 드리면요, 우선 ‘이장과 군수’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자기보다 못한 친구가 갑자기 군수에 당선이 되는 일이 벌어지고요, 자신은 이장입니다. 그러니까 인정할 수 없는 상황들이 벌어지면서 사사건건 부딪치게 되는 그런 과정들을 담은 작품이고요, 또 ‘댄싱퀸’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여성의 입장을 강조한 작품인데남편이 갑자기 서울 시장 후보로 출마하게 되는 거에요. 서민 후보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희극적인 내용입니다. 
또 딸이 실종된 후 선거에만 관심 있는 남편과 사람들에게 분노하고 홀로 단서들을 쫓는 아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헌정 사상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주인공을 둘러싼 치열하고 때론 비열한 정치판의 이야기를 담은 '특별 시민' 같은 영화도 많은 주목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이장균 : 북한주민 여러분도 남한의 영화를 많이 보신다고 하는데 아마 말씀하신 이런 영화들을 보시면 남한에서 어떻게 선거가 치러지는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예전에 나왔던 영화 말고도 최근에도 선거와 관련한 개봉 영화가 눈길을 끌었다고요? 

선거 관련 새 영화 ‘참외 향기’ 개봉, 지도자의 마음가짐, 교훈 담겨

김헌식 : 네, 5월 말에 개봉한 '참외향기' 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소소하지만 주인공 용득에게는 일생일대의 진지한 선거인 경북 성주군 관동마을의 이장 선거 이야기를 그려 눈길을 끕니다. '참외향기'는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 관동 마을의 이장 자리를 두고 순박한 매력의 용득과 서울에서 내려온 정치인 만수가 경쟁하며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다룬 작품입니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하고 별 볼 일 없는 선거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 중심에 한 마을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지도자로서의 마음가짐과 교훈들이 담겨 있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는 6•13 지방선거 투표 참여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선거가 영화를 만났을 때’라는 제목의 이색 영화제를 열었습니다. '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생활 속 선거, 동네 민주주의' 주제로 공모해 선정한 작품 4편을 상영하고 우수작품 9편 시상식도 가졌습니다. 관객과 수상자 간 대화의 시간도 가지면서 생활 속에 건전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장균 : 선거가 펼쳐지는 과정은 마치 영화가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흥행에 성공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해서 선거판은 영화판과 같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어떤 점이 비슷한 걸까요? 

김헌식 : 선거와 영화는 결국 많은 사람을 설득해서 자기 편으로 만드는 일종의 놀이,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선거행위는 영화산업과 비슷하다는 얘깁니다. 
극장의 매표소를 뜻하는 박스오피스는 투표함과 어감부터 닮았죠. 박스오피스를 통해 영화 흥행 순위가 집계되니 선거의 당락이 결정되는 투표함과 서로 기능도 비슷합니다. 날마다 전국 상영관에서는 입후보한 여러 영화가 유권자인 관객을 대상으로 선거를 치르는 셈입니다. 
또 선거는 또한 집단 선택의 과정이라는 거죠. 예를 들어 어떤 정당이 좋다, 어떤 후보에 대해서 저 사람이 좋다.. 저 영화가 좋다, 이 영화를 반드시 봐야 된다, 저 사람을 찍어야 된다 이런 민주주의 과정들이 있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영화도 그렇고 또 선거 정신들도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라는 점에서도 선거와 영화는 비슷하지 않느냐 이렇게 비유하기도 합니다. 

이장균 : 선거에 나오는 후보가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 주민들의 눈치를 보고 그 입맛에 맞는 걸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처럼 영화도 똑같이 관객의 심판을 받는 게 아니겠습니까? 투표권이라는 게 영화를 보는 입장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외면 당하면, 입장권이 안 팔리면 결국은 투표에서 외면 당하는 정치인들처럼 영화도 외면 당하기 때문에 비슷한 면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music / pogram ID) + (선거 로고송) 

이장균 : 지금 특별한 노래들을 듣고 계신데요, 아마 북한주민 여러분께서는 평소에 듣던 남한 노래와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실 것 같습니다. 
이른바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남한에서 얘기하는 선거 로고송이라는 그런 노래들을 지금 듣고 계신데요, 말하자면 자기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관심을 끌기 위해 만든 특별한 선거운동과 관련한 짧는 노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락이 흥겹고 또 반복되는 특징을 갖고 있어서 묘한 중독성이 있는 게 바로 이 로고송인데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따라 부르기가 쉬워야 하죠. 

이장균 : 그렇죠. 그래서 선거 때 마다 이 ‘로고송’ 경쟁 열기가 뜨겁죠? 

유권자 관심 사로잡는 선거운동의 꽃 ‘로고송’ 경쟁 치열

김헌식 : 그렇습니다. 6•13 지방선거가 시작되면서 요란한 로고송과 운동원들의 율동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유권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이목을 끌고 후보자를 더 잘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각 후보 캠프는 한 곡당 수백만 원의 제작비를 들여가면서 선거송 제작에 공을 들였습니다. 
로고송은 거리 율동, 유세차 홍보 때 중요한 홍보 수단입니다. 유권자 이목을 끄는 흥겨운 리듬과 후보자의 특징을 잘 표현한 가사가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잘 만든 로고송 하나가 열 정책 부럽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엄지척(홍진영), 아모르파티(김연자), Cheer up(트와이스), 캔디(H.O.T) 등 20곡을 골랐고 자유한국당은 아기상어(미국 구전동요), 사랑의 배터리(홍진영), 무조건(박상철), 뿐이고(박구윤) 등 14곡을 선택했습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가수는 단연 홍진영이었습니다. 바른미래당도 홍진영의 ‘잘가라’를 로고송으로 채택해 3당이 같은 가수의 노래를 나눠 가졌습니다. 

(선거 로고송) +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잘 만든 로고송 하나 열 정책 부럽지 않다.. 실제로 유세현장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영향력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김헌식 : 그렇습니다. 특히 선거후보자가 비슷비슷하거나 잘 모를 경우에는 이 노래 한 곡이 큰 차별성을 부각 시킬 수 있겠죠. 

(대통령 선거 김대중 후보 로고송 : DJ DOC 노래 개사) 

이장균 : 선거에서 로고송이 쓰이기 시작한 때는 꽤 오래 전인 것 같아요? 

김대중 대통령 후보 로고송 ‘DJ와 춤을’ 이후 선거의 필수 홍보수단으로 정착

김헌식 : 네, 선거 로고송이 처음 쓰여진 것은 1960년 3•15선거 때였지만 그로부터 17년 이후인 1997년 15대 대선 때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자신의 영문 이니셜과 비슷한 인기그룹 DJ DOC의 유행가 ‘DOC와 춤을’을 개사한 ‘DJ와 춤을’로 바꿔 불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때부터 선거에는 반드시 이런 로고송, 그러니까 자신들만의 노래를 홍보용 노래로 사용하는 상황이 벌어졌고요 2000년대 들어서면서 트로트, 이른바 뽕짝류의 노래들이 선거송의 감초 역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 드린 트로트 가수 박상철의 ‘무조건’.. 그러니까 무조건 찍어달라 하는 얘기고요, 또 박현빈의 ‘오빠 한번 믿어봐’ 같은 경우는 믿어봐 달라.. 신뢰해 달라 이런 의미에서 많이 불렸고요, 
또 2010년대 들어서면서 10대,20대에 인기가 많은 아이돌 가수의 인기곡들도 선거송으로 등장했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층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하다 보니까 최근에선 슈퍼주니어의 ‘ '로꾸꺼'부터 최근의 프로듀스101의 'Pick me', 그러니까 나를 찍어달라 는 뜻의 노래까지 다양한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들이 로고송으로 선택됐습니다. 

이장균 : 1997년 15대 대선 대통령 후보로 나온 김대중 후보.. 아마 북한주민 여러분들도 2000년도에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기 때문에 다들 기억하시리라고 믿는데요, 김대중 대통령이 후보로 나왔던 때의 로고송 잠시 더 들어보죠. 

(김대중 대통령 후보 로고송) 

이장균 : 김대중 후보의 로고송 당시 굉장히 큰 인기를 끌었던 기억이 납니다. 선거에도 물론 영향을 끼쳤겠죠? 

김헌식 : 맞습니다. 영향을 미쳤죠. 

이장균 : 6•13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만 많은 후보자들이 이번에 이색 선거전으로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었죠? 

각양각생의 이색 선거전으로 유권자들의 이목 끌기에 안간 힘

김헌식 : 그렇습니다. 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어떤 후보는 선거운동원들과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기도 했는데요, 지역구 길거리를 청소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렸습니다.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지게를 지고 선거운동에 나섰는데요, 문 후보가 짊어진 지게에는 '제안', '의견', '질문'이라고 쓰인 상자 하나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제주도의원 후보로 나선 어떤 후보는 마블의 인기 캐릭터인 '아이언맨'으로 변신해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유세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아예 '황소유세단'을 꾸려 지역을 누비고. 대형 황소 캐릭터를 소형차 지붕에 달아 만든 유세차로 인천 지역을 돌며 한 표를 호소하는 후보도 있었는데, '황소처럼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죠. 
그리고 십여 년 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을 흉내 내 한복을 입고 유권자들을 만나기도 한 후보도 있었습니다. 국민들을 위한 봉사를 하겠다는 뜻이겠죠. 
어쨌든 이렇게 당선 여부와는 관계 없이 꿋꿋이 자신의 길이라든지 소신을 내세우는 형태로 선거운동을 했고요, 무엇보다도 지방선거다 보니까 시,군,구 지역주민과 밀착돼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선이나 총선보다는 좀 더 재미있는 밀착형 선거운동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장균 : 결코 북한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진풍경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이런 선거 때는 손전화를 통해 퍼져나가는 SNS, 그러니까 트위터라든가 카톡, 페이스북 같은 사회간접망서비스를 통해서 선거 후보를 알리고 정책을 알리는 방법도 많이 쓰이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에서도 굉장히 많이 활용이 됐죠.

젊은 세대 겨냥 SNS (사회간접망 서비스) 최대 활용

김헌식 :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층들이 이런 사회관계망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젊은 층 공략 목적도 있고요, 일상에서의 후보자의 진솔한 모습, 후보 가족이 등장하는 유쾌한 동영상을 사회간접망 서비스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유권자들에게 친숙한 인간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유권자들을 만나 정책 추진을 약속한 인증 사진이나 지인들의 응원 영상 등을 SNS에 올려서 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형태로 활용을 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아마 많은 선거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 SNS를 활용한 선거유세 활동은 더욱 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앞서 북한의 선거제도에 대해 잠깐 언급을 했습니다만 나라를 위해 혹은 자기의 지역을 위해서 일할 일꾼을 위에서 정하는 대로 결정하는 게 아니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서 뽑는다는 면에서는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가장 좋은 제도이기 때문에 선거를 실시하는데요,
북한에서도 앞으로는 이렇게 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을 위해 일할 일꾼을 혹은 대표를 뽑는 선거가 펼쳐져서 오늘 들으신 대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선거 풍경을 실제로 겪어보시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김헌식 교수와 함께 떠나는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6월13일 치러진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남한의 여러 선거문화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