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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끊임없이 포르노를 찾는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11. 3. 00:29

사람들이 끊임없이 포르노를 찾는 이유?

<칼럼>한계효용과 포르노 그리고 불황 마케팅

2009-02-10 10:56:10

최근 발간된 경제학 서적을 보니 사람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포르노를 구입하는 이유에 대해서 풀어놓은 대목이 있었다. 그 책은 사람들이 컴퓨터에 포르노물을 잔뜩 저장하고도 새로운 포르노물을 끊임없이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는 한계 효용 때문이라고 했다.

 

맨 처음 먹는 음식은 맛있지만, 먹을수록 맛이 없고 질리게 된다. 한계효용이 체감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처음에 보는 포르노는 몰입하게 만들지만 갈수록 질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포르노물을 원하게 되고 그 수준도 더 강력해진다고 본다. 이 때문에 김본좌같은 사람들이 활개를 치는 것이라고 본다. 부분적으로 맞는 풀이일 수 있다. 포르노물에 대한 풀이는 감각을 자극하는 불황기 마케팅과 연결되는 점이 있다.

 

그렇지만 한계효용만으로 분석되는 것만은 아니다. 다 드러내는 포로노가 아니라 관능적인 콘텐츠가 여전히 극장가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다른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포르노물이 넘치는데도 사람들은 은유적이고 관능적인 영화를 찾는 것이다. 욕구의 피드백 현상이다.

 

즉 사람의 욕구는 음과 양의 욕구가 순환하는 유기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한계효용 이론은 갈수록 질리는 현상만 말을 하지, 질리다가도 다시금 욕구가 생기는 유기체적인 순환의 메커니즘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예컨대 지금 밥을 많이 먹어서 더 이상 밥이 맛이 없어도 몇 시간이 지나면 밥을 애타게 찾는다. 또한 매일 밥을 먹다가 싫증이 나서 라면을 먹다가도 다시금 밥이 생각난다. 무엇보다 마니아 예술이 아닌 대중문화 콘텐츠는 밥과 같은 주식이 아니므로 질리면 아예 버린다. 요컨대, 자극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다.

 

요즘 대중문화 콘텐츠나 경영마케팅 차원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웃음과 감동이라고 한다. 불황일수록 감수성이 예민해지기 때문이라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과속스캔들’의 성공, 그리고 ´아내의 유혹´과 ´꽃보다 남자´ 같은 판타지 드라마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풀이 된다. 현실이 너무 진지하고 우울하거나 불안하기 때문에 재밌는 것이나 장밋빛 꿈을 현실화시켜주는 내용이 눈길을 끈다는 것이다.

 

분명 감동과 웃음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맞다. 많이 볼수록 그만큼 질리게 되고 더 강력한 것을 원하게 된다. 문제는 막차를 타는 것이다. 판타지도 마찬가지다. 판타지가 각광을 받는다고 그것에 뛰어드는 것은 막차를 타는 것과 마찬가지다. 막장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막장 드라마가 한번 휩쓸고 가면 웬만한 막장드라마가 아니고서는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두지 못한다. 천만관객을 동원하는 영화 뒤에는 웬만한 작품이 아니고서는 대중의 눈길을 잡아끄는 대박영화가 나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박콘텐츠 뒤에 사람들은 더 강한 재미와 감동의 콘텐츠를 원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질리면 더 이상 찾지 않게 된다. 이제는 단순히 감각적이고 감수성을 자극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눈길을 주는 시점은 지났다. 무엇보다 머릿속에서만 만들어진 재미와 감동의 요소 때문에 사람들이 눈길을 주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제작자들이 따라갈 수도 없다.

 

자극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감성 자극의 강력함이 아니라 패러다임을 차별화해야 한다. 요컨대, 불황기라고해도 이제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장면, 단순 코미디 콘텐츠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단순히 끊임없이 새로운 여배우들이 등장시켜 벗기거나 동성애와 같은 새로운 성적인 소재만이 능사는 아니다. 벌써 그같은 콘텐츠는 넘치고 있다.

 

영화 ‘워낭소리’의 성공은 진지하면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기를 바라는 대중심리를 알 수 있다. ´워낭소리´의 할아버지와 소는 유일무이하다. 대체불가능성이다. 또한 이충렬 감독은 오랜 기간 고향프로그램으로 다진 네트워크를 통해 그 같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그 네트워크도 아무도 흉내낼수있는 것이 아니라 온갖 고생의 축적이다.

 

사람들은 최양락의 개그처럼 삶이 켜켜이 묻어 있는 생활개그를 원한다. 이러한 개그는 순간적인 재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산전수전 다 겪은 인생 경험이 농축된 어른 개그이다. 아이 개그만 있던 예능판에 희소성의 가치를 발해 인기를 끌었다. 최근 인기를 끈‘차마고도’를 비롯한 텔레비전 다큐들의 특징도 모두 차별화된 아이템과 다년간의 심도 있는 노고의 촬영이 독보적인 컨텐츠를 낳게 했다.

 

‘과속스캔들’은 재미와 감동이라는 코드만을 생각하고, 오랫동안 고민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갑자기 불황의 코드에 영합하거나 우연히 맞아떨어졌다고만 할 수는 없다. 이 같은 점은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는 이유다.

 

불황과 경제위기에는 가족이나 아버지에 콘텐츠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그러나 최근 엄마에 관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강부자와 전미선이 출연하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쟁쟁한 경쟁작을 물리치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작년 연극 ´잘자요, 엄마´도 모녀관객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마더´라는 작품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같은 엄마 콘텐츠는 엄마의 전생애적인 삶이 잘 형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것은 대체 불가능한 차별성을 의미한다. 또한 불황기에 이미 아버지에 대한 콘텐츠가 유행을 했기 때문에 대중은 그것에 덜 눈길을 주었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재미와 감동, 그리고 감각성의 강도 높은 수위가 아니다. 포르노물처럼 자극의 강도를 높이면 한계효용을 맞춰갈 수 있는 차원에서 생각하기도 힘들다. 필요한 것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자성과 차별성이다. 그것은 불황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대중문화콘텐츠가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 독자성과 차별성은 결국 우리의 삶 그 밑바탕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