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박중훈 쇼 폐지, 마치 박중훈 탓인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3. 29. 14:04
박중훈쇼가 폐지되었다. 박중훈의 죄라면 프로그램의 진쟁을 맡은 거다. 처음부터 박중훈에게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었다. 박중훈쇼가 될 수 없는 쇼를 그의 이름을 빌어 런칭했다. 포맷도 문제일뿐만 아니라 콘텐츠도 엉망이었다. 철저하게 기획하고 만든 이들의 잘못이다.

그리고 박중훈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하니 아예  프로그램을 없애버렸다. 결국 그것은 박중훈의 실패였고, 곧 프로그램의 실패임을 뜻했다. 그것은 박중훈에 대한 책임 전가로 보인다. 박중훈에 따른 박중훈에 의한 프로그램임을 각인시키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 진쟁자에 대한 배려와 의리가 이렇게 높았던가. 그것은 전가와 합리화의 전형적인 사례다. 

박중훈이 아니라 다른 진행자를 섭외하는 것은 아예 생각하지 않았다면 4개월만에 폐지된 것은 자기 주장도 없는 일이다. 만약 진실을 전하고자 했다면 시청률에 상관없이 계속 제작하는 줏대가 있었어야 한다.  결국 박중훈쇼는 처음부터 자기 줏대도 없는 기획의 산물이었다.

모순은 기획과 제작의 정신에 있었다. 구성만 있었지 포효하고 싶은 메시지가 없었다. 다시 정리해보면, 박중훈에게 맞지도 않는 쇼일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원하는 포맷과 내용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박중훈 쇼라는 이름에 근본적인 모순을 숨겨버렸고 프로그램을 폐지시켜 묻어버렸다. 박중훈의 이력에 박중훈 쇼는 실패작으로 참혹하게 남을 것이다. 하지만 박중훈의 탓이 아니다. 누가 가도 승산이 없었다. 프로그램 폐지는 그러한 차원에서 보게 된다.

기다림이 없는 결과물은 없고 여름이 없는 가을의 결실은 없다. 단기간의 달콤한 열매만을 바라고 제작하는 것은 악순환을 불러올 뿐이다. 섣부른 폐지보다는 꿋꿋하게 갈길을 가는 선택이 필요했다. 그점에서 박중훈은 잘못했다. 진실을 전하겠다는 신념으로 갖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올 곧게 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더욱 좋았다.

어쨌든 연예인은 고달프다. 그래도 제작진은 살만하다.  비난은 박중훈에게 쏟아지고 일감을 잃지만, 프로그램은 폐지되어도 작가를 제외한 직원들 월급은 나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