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테크놀로지

똑똑한 세상이 온다, 데이터를 분석하라-사람·모든 기기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4. 4. 10. 12:57

똑똑한 세상이 온다, 데이터를 분석하라

싱가포르 '인터커넥트'서 만난 마이크 로딘 IBM 수석 부사장

사람·모든 기기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

정보의 바닷속에서 의미를 찾아낸다면

지금보다 더 똑똑한 세상 만들 수 있어

기업은 데이터 통합·활용법 고민할 때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IBM '인터커넥트(InterConnect)' 행사의 주제는 '더 스마트한 세상(a Smarter Planet)'이었다. 모든 사람·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지능화해서 에너지·교통·금융·도시관리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더 똑똑한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인터커넥트는 IBM이 IT 기술 전망과 자사(自社)의 사업 전략 등을 소개하는 행사다.

행사장에서 만난 마이크 로딘(Rhodin) IBM 수석 부사장은 똑똑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로 '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소셜미디어나 모바일 기기 등이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바다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데이터 분석이 방대한 정보 속에 담긴 의미를 전달해 주는 '통역기'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나누는 대화들이 모두 비정형 데이터입니다. 모바일 기기는 위치 기반 정보 같은 데이터를 만들 수 있지요. 지금까지 주로 사용했던 정형적인 분석 방식으로는 이런 데이터 안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얼마나 정확하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2020년이면 각종 기기 500억개가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 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를 이룰 것"이라며 "결국엔 '초(超)연결 사회'가 온다"고 했다. 데이터와 사람, 각종 기기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 연결되는 사회를 뜻한다. 초연결 사회에서는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별도의 행동을 하지 않아도 방대한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면 구글 글라스처럼 입는(wearable) 컴퓨터를 통해 각종 신체 정보를 수집하거나, 가전제품에 센서를 달아 사용자의 이용 습관을 데이터화할 수도 있다.

초연결 사회는 이미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 로딘 부사장은 "자동차와 도로에 센서를 설치하고,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정보를 특정 기기가 아닌 서버에 저장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이용하는 것) 시스템을 통해 공유하는 도시들이 하나의 예"라고 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 교통 상황을 분석하면 소방차의 최적 출동 경로 등을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온다. 로딘 부사장은 "초연결 사회에서 기업은 소비자를 집단이 아닌 하나의 개인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사물 인터넷 등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특정 지역이나 연령, 성별과 같은 공통점을 가진 집단의 특성이 아니라, 개인 하나하나의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는 소비자 각각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맞춤형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런 고객들의 눈높이를 얼마나 맞춰줄 수 있는지가 기업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영업·마케팅 부서와 IT 부서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가 되겠지요."

그는 데이터를 통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로 태국의 방콕 병원을 들었다. "의료 관광 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해 환자의 상태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환자를 하나의 증상으로만 간주하지 않고, 개인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그는 "그 결과 방콕으로 휴가를 가서 수술을 받고 회복해서 돌아오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워낙 방대해지다 보니 그것을 저장하고 옮기고, 모바일로 활용하는 과정을 효율화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로딘 부사장은 "초연결 사회에서 데이터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중심으로 축적된다"며 "빅데이터, 클라우드, 소셜미디어, 모바일과 같은 요소의 통합성이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경우 이미 확보한 데이터와 클라우드를 통해 축적될 새로운 데이터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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