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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와 동성애 논란의 허구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8:16

<김헌식 칼럼>인생은 아름다워와 동성애 논란의 허구

| 입력 2010.06.01 10:38

 




[김헌식 문화평론가]김수현의 < 인생은 아름다워 > 에 동성애가 등장해서 논란이 되는 모양이다. 한쪽에서는 호평을 보내기도 하고, 다른 쪽에서는 공중파 방송에 웬 동성애냐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다. 물론 동성애가 현실에 조금이라도 있기 때문에 없다면서 손으로 가릴 수는 없겠다.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겠다. 하지만 < 인생은 아름다워 > 처럼 동성애를 다루어도 여전히 문제는 잔존하게 된다. 

드라마 < 커피프린스 1호점 > 에서와 마찬가지로 드라마 < 개인의 취향 > 에서 동성애는 등장하지 않는다. 드라마 < 커피프린스 1호점 > 에서 남자인줄 알았던 고은찬은 사실 여자였고, 드라마 < 개인의 취향 > 에서 게이인줄 알았던 친구 전진호는 진짜 게이가 아니었다. 결국 두 남녀 주인공은 모두 이성애자들이었다. 이성애자들의 성장담이나 로맨스가 주요 내용인 셈이었다. 드라마 < 바람의 화원 > 에서 신윤복(문근영)은 남자로 위장한 여자였다. 따라서 김홍도(박신양)은 남자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영화에서는 동성애를 자주 다루었다. 1998년 영화 < 해피 투게더 > 가 동성애 측면 때문에 1년간 심의 유예된 적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1996년 영화 < 내일로 흐르는 강 > 이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이후에 2002년 < 로드무비 > 가 본격화 했다. 근래에 영화 <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 , < 소년, 소년을 만나다 > , < 쌍화점 > 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룬 예가 드물다. 그런 점에서 < 인생은 아름다워 > 는 다른 면이 있는지 모른다. 오해와 위장이 아닌 동성애자를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동성애자는 남성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동성애'와 '동성애 코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동성애 코드는 동성애 간의 사랑을 등장시키켠서도 등장시키지 않는다. 동성애자들인줄 알았는데 알고봤더니 동성애자들이 아닌 것이 대표적이다. 남장여자나 여장 남자를 등장시키는 경우에 대부분이에 해당한다. 또한 동성애를 등장시킨다고 해도 본격적으로 작품의 중심에 두거나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해당한다. 적어도 한국에서 대부분의 작품들은 동성애코드를 차용했다. 

이러한 동성애 코드의 작품들은 본격적으로 동성애에 관한 주제의식을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몇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우선 이성애자들을 위한 재미로 등장시키며 실제로 동성애자의 시각이 배제된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주로 동성애 코드의 주인공을 담당한다. 여성과 동성애, 동성애 코드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동성애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여기에 남성 가운데에서도 꽃미남을 주로 동성애자로 등장시킨다. 여성들이 게이로 등장해도 등장해도 매우 예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동성애와 관련한 문제는 모두 남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문화적 소비층이 주로 여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꽃미남이나 환타지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뮤지컬 < 쓰릴 미 > 의 객석이 90%이상 매진 행렬을 보일 수 있었던 것도 꽃미남의 동성애자들 때문이었다. 

결국 대중문화에서 동성애 혹은 동성애 코드는 꽃미남과 그와 관련한 환타지 콘텐츠를 통해 소비되고 있다. 요컨대, 꽃미남 판타지에 충실하다. 이러한 측면은 드라마 < 인생은 아름다워 > 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동성애 때문에 스스로들 괴로워하고 가족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는 주인공들은 젊고 잘 생긴 이들이다. 역시 남성들이다. 소비층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동성애자를 등장시키면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꽃미남을 등장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는 현실 왜곡일 수도 있다. 미드 < 섹스 앤 더 시티 > 에서 캐리의 절친한 친구 스탠퍼드는 나이도 많은 대머리의 동성애자이다. 

동성애를 애써 옹호하거나 높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것을 전면적으로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동성애자보다 이성애자가 훨씬 많으며 다중의 내용을 주로 다루어야 하는 대중문화콘텐츠에서 동성애는 중심이 되기에는 버거우며 애써 그럴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 본질을 왜곡하고, 현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