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노무현, 1700만원 매달 받았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9. 24. 10:58
정말 우연히 다음과 같은 칼럼을 보았다. 맞는 말도 있고 긍정의 대상이 되어야할 당위의 가치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동의못할 부분이 있다. 다음에 줄친 부분인데, 글쎄 언론인으로 객관적으로 정치권력을 비판해야 겠지만, 견강부회가 아닐까. 우선 그 칼럼을 보자.


[서화숙 칼럼/9월 24일] '궁핍'과 범죄 사이

서화숙편집위원 hssuh@hk.co.kr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쓴 글을 모아 낸 책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박연차씨의 돈을 받아쓴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온 권양숙씨가 했다는 말 때문이었다. "(정치인이란) 먹고 살 것도 없는 사람들이 큰 소리만 뻥뻥 쳤지 뭐가 있어요. 돈이 있어요? 힘이 있어요?" 전직 대통령이 받는 연금은 대통령 급여의 95%라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다달이 1,700만원쯤을 받았다. 가구당 평균소득이 330만원인 나라에서 권양숙씨가 설마 스스로 돈이 없다는 표현은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내내 찜찜했다.

정운찬 총리 후보의 청문회를 보고 있자니 경악할 지경이다. 작년에 미국에 갈 때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궁핍'하게 지내지 말라고 1,000만원을 줬다는 것이다. 작년 정운찬씨의
수입은 서울대 교수와 외부 강의 강연 인세 수입에 어느 회사 고문까지 맡아 4억원이 넘었다.

청문회를 통해 인정한 수입이 그랬다. 그런데 그게 '궁핍'이라니. 이 돈을 처음에 '
소액'이라고 표현할만했다. 게다가 그 돈은 뇌물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그는 백 회장과는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라고 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다 했더니 박연차씨에게 돈을 얻어쓴 사람들이 한결같이 한 소리였다.

'형님' 백성학, 박연차와 다른가

 
정운찬씨처럼 저자와 외부강사, 고문으로 잘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서울대 교수 한 가지만 해도 궁핍과는 거리가 멀다. 그가 작년에 서울대 교수로 받은 연봉은 1억92만430원이었다. 뭐가 아쉬워서 남의 돈을 얻어쓰며 탈세를 할까.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 지적한대로 3년간 수입은 9억원인데 지출은 9억4,000만원이면서 저축은 3억2,000만원을 했다면 도대체 3억6,000만원은 어디서 난 것인가. 국가공무원법을 어기고 사기업의 고문을 맡은 것도 돈이 아쉬워서인가. 그렇게까지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다면 남몰래 살 일이지 어쩌다 총리는 하겠다고 나서서 민낯을 드러내는지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할 지경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인생을 공직자로 기어이 만들겠다는 정부이다. 정운찬씨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번 개각 대상자 가운데 깨끗한 이는 김태영 국방장관 한 사람 뿐이다. 나머지는 위장전입이요, 다운
계약서에 따른 탈세요, 병역면제 의혹으로 성한 사람이 없다.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자는 심지어 남동생과 처남의 집에 아내
이름으로 매매예약가등기가 걸려 있으니 실질적인 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공직을 트집잡히고 싶지 않아서 진짜 내용을 숨기고 있다면 문제가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무위원들 수준을 보고 10년간 끌어올린 공직자의 수준을 단번에 떨어뜨렸다고 썼지만 이번 개각은 그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내렸다.

탈법 총리 장관 안될 일

그러면서도 이 정부는 말끝마다 법과 질서를 외친다. '형제처럼 지내는' 박연차씨에게 돈을 얻어썼다며 전직 대통령의
가족을 꼼꼼히 수사했다. 그래, 역사는 그렇게 진보한다.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엄정하게 해라. 백성학 회장은 '아우'인 정운찬씨에게만 돈을 건넸는지, 건넨 돈은 1,000만원이 전부인지, 다른 사람에게도 건넸는지 당장 검찰 수사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박원순씨를 명예훼손으로 걸면서 국민들한테는 법에 보장된 인권조차 보장해주지 않는 정부가 법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을 각료로 임명한다면 권력을 쥔 자들은 법 위에 군림하고 시민들은 법 테두리 밖으로 내던져진 공포정치와 다른 게 무엇인가.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흠집내면서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싶겠지만 당신들이 대답해야 할 상대는 과거 정부가 아니라
진실하게 살아온 대다수의 국민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로 궁핍해도 범죄로 가지 않는다. 그 사이에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양심없는 공직자들이 양심있는 시민들을 이끌 수 있을까. 임명동의안에 거수기 노릇만 하겠다면 한나라당 역시 대답해야 한다.

자 이글에서 논점은 권양숙 여사의 발언이다. 

"(정치인이란) 먹고 살 것도 없는 사람들이 큰 소리만 뻥뻥 쳤지 뭐가 있어요. 돈이 있어요? 힘이 있어요?"

이 발언을 서화숙 위원은 권양숙 여사와 노무현 대통령이 빈곤하지 않은데 빈곤한 것으로 말한 듯이 연결시켰다
예컨대, "..권양숙씨가 설마 스스로 돈이 없다는 표현은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내내 찜찜했다."는 식으로 찜찜하게 연결했다.
분명하게도 이 발언은 자신이 돈이 없다고 한 것이 아니다. 짐작해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일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도 서화숙 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많은 연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난하다고 했다는 것으로 비약시켰다. 일단 노무현 대통령이1700만원의 연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비교기준으로 국민들의 연평균 소득 330만원을 말했다. 전형적인 대중추수주의 논법이다. 이렇게만 단순 비교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많은 돈을 받았다.

하지만, 일반 국민과 대통령을 비교하는 것이 잘못 됐다. 두번째 노무현 대통령에게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의 경상비는 생각하지 않았다. 예컨대, 국회의원의 월급이 많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월급으로는 사무실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현직이 아니라해도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관 한 사람에게 얼마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이 어디 한 사람만일까? 그럼 일반 시민들과 같이 부부만 살아야 한다는 말일까. 그것은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낭비가 아닐까.

무엇보다도 노무현 대통령은 적어도 정치인 생활 내내 다른 변호사나 정치인들과 달리, 거지 같이 살았다. 적어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이 그러했다. 대빵이 거지인데 그를 따르는 이들이 오죽하겠는가. 달콤한 인생이 아니라 씁쓸한 인생이다.

돈이 많다면 돈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절대적인 선이 있다. 물론 돈이 없이 정치를 한 것이 죄라면 죄이다. 그렇다면 돈이 없는 사람들은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이명박 정권의 인사들과 비교했다. 언뜻 보면 객관적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정운찬 교수의 경우에도 평생 서울대학교 교수를 하면서 어려움없이 차근차근 연봉과 사회적 지위에 따른 수입을 쌓아온 이와 빈한한 정치인을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자신의 수입을 정치를 위해서 사용한 사람과 학술활동이든 교육활동이든, 아니면 사회적 활동을 모두 자신의 사적 축적을 위해 사용한 사람과 비교할 수 있을까.

말이 정치인이지, 그들은 백수다. 백수들과 서울대학교 교수들을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더구나 백수 생활을 통해 나중에 나라와 사회를 위해 공헌한 댓가로 대통령 퇴임후 연금을 받는 것이 과연 평균소득 330만원과 비교할 기준이 되는 것일까?  더구나 정운찬 교수는 국가공무원이 아닌가. 그것도 평생의 안정이 보장되는.

그렇다면, 무엇보다 빈곤의 측면에서 정운찬 교수가 받은 천만원이 어떻게 같은 등급이 될 수 있는 것일까. 밥먹을 데 변변치 않는 백수들에게 준 돈과 탄탄대로에 있는 석학 교수에게 준 돈이 같은 것인가.

*P.S.
물론 정치인이 대가를 목적으로 돈을 받았다면, 제 아무리 현직 백수라도 처벌의 대상이다.


죄는 같을지 모르지만 그 토대와 배경은 전혀 다르다.
객관적인 비교라는 잣대가 얼마나 현실을 왜곡하는지 여실히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