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278

영화 ‘스파이더맨-노웨이홈’이 사골 우리기 라구?

-바뀐 대중문화 지형도. 팬덤을 위한 서비스가 우선 영화 ‘스파이더맨-노웨이홈.’이 개봉과 함께 흥행 몰이를 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첫개봉 효과는 짧은 순간이다. 놀랍게도 역대 빌런들이 등장하고 이에 맞춰서 빌런에 대응하는 스파이더맨들도 나선다. 캐스팅만으로도 전편들을 한 곳에 모두 모은 효과다. 팬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같다. 단지 옛캐릭터들을 모아 놓은 추억세트가 아니므로 더욱 의미가 있다. 다차원, 멀티버스 설정은 흥미롭고 이에 부합하는 시각적인 효과도 남다르다. 그 가운데 단연 눈길을 잡은 것은 악당을 대하는 태도였다. 어벤져스에서 영웅들이 집단적으로 뭉쳐서 악을 향해 대항했고 이제 스파이더맨들이 뭉쳐싸운다. 악당들은 대개 두가지 특징이 있다. 매우 강하고 악독하다. 그럴수록 더욱 흥미진진하다...

연상호의 '지옥' 인기 요인과 K 콘텐츠 지향점

-드라마 '지옥'을 통해 본 사회상 어느날 갑자기 형상체가 나타나 '너는 몇월 며칠에 지옥에 간다.'라고 한다. 그리고 정말 그 시간에 정확하게 세 개의 또다른 형상체가 나타나서 목숨을 잔인하게 빼앗는다. 단지 목숨을 빼앗는 수준이 아니라 앙상하게 태워버린다. 사람들은 놀라움과 충격에 빠진다. 세간에서는 이것이 신의 심판이라고 한다. 즉 죄를 지은 이들을 신이 지옥에 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옥에 가는 날짜를 고지하고 실제로 목숨을 빼앗는 신들은 죄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로지 날짜를 고지하고 그 시간에 정확하게 목숨을 태워 버린다. 이렇게 되자 신의 처치를 옹호하며 죄를 지은 자들을 공격하고 그 남은 가족들까지 비난하거나 공격하면서 세를 불리는 집단이 생겨난다. 죄짓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수준..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왜 도입되었나?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왜 도입되었나? 영화 ‘브이아이피’(V.I.P., 2016)의 박훈정 감독은 그럴 뜻이 없었다. 하지만 여혐 논란에 휘말렸다. 연쇄 살인범의 살인 장면을 너무 사실적으로 그린 것이 문제였다. 영화 속에서 문제의 장면을 보면 벌벌 두려움에 떠는 여성을 조롱하는 범죄자들의 모습이 매우 불편했고 여성 인권 유린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연쇄 살인범의 잔혹성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관객들에게 줄 수 있었다. 잔혹한 사이코 패스의 악마성을 드러내려다가 여성의 몸을 도구화했을 지 모른다. 아마도 인티머시 코디네이터가 있었다면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는 사실 최근에 생겨난 직업군이다. 출발은 미투 운동이었다. 2017년..

배우 오일남 신드롬

-배우 오일남 신드롬의 시대적 가치. ‘깐부’라는 이름을 쓰는 치킨 회사는 오히려 배우 오일남에게 광고비를 지급해야 맞다. 이런 말이 이상할 수 있다. 광고 출연을 한 적도 없는데 광고비를 지불해야 한단 말인가. 오히려 광고 출연을 거절했던 배우 오일남이었다. 광고를 거절했지만, 오히려 거절한 사실 때문에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셈이 되었으니 광고를 찍은 것보다 효과 만점이었다. 광고를 꼭 출연해야 광고 효과가 있지는 않다. 어쨌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도 된다는 말은 마케팅에서도 중요하다. 오히려 치킨 광고에 출연을 했다면 반감(反感)이 있었거나, 그 효과가 반감(半減)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더욱 더 치킨기업을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게 했던 것은 오일남 배우의 광고 철학이었다. 그는 자신이 스스로 “광..

MZ 세대 시대 원더 우먼.

-원더 우먼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1970년대 인기 최고 였던 원더 우먼은 본래 더 여성스러웠다. 비록 보통 남성 이상의 괴력을 쓰지만, 오히려 남성에게 섹스어필 하려는 듯 했다. 2016년 12월, 유엔 성평등 대사로 임명되었던 원더 우먼이 해촉된다. 이유는 원더 우먼의 복장과 외모가 여성 스스로보다는 남성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켜준다는 것. 아이러니했다. 1941년에 원작자 윌리엄 몰턴 마스턴은 페미니즘에 바탕을 두고 원더 우먼 캐릭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성 영웅 중심에서 벗어나 여성 영웅의 탄생은 많은 여권 신장 운동가들에게 영감과 자극을 주었고, 실제로 여성권리운동에서 성과를 꽤 이끌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적 인식은 바뀌기 마련일 터. 원더 우먼의 여성 영웅이라는 적극적인 행동 지향성..

프론트맨의 시대

-프론트맨이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선장은 자신은 책임자가 아니라며 가장 먼저 도망을 갔다. 엄청난 파국의 범죄자, 그는 비단 우리와 상관이 없을까. 사장이나 회장, 대표라는 직함을 내건 사람들은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바지 사장이라는 말은 그 직함의 허울을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다. 역시 그는 또한 누군가에게 고용을 당한 사람일 뿐이다. 문제가 있는 조직이나 회사일 경우에는 그가 모두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있을 뿐이다. 영어에는 프론트맨(front man)이라는 말이 있다. 프론트맨은 부정적인 단체나 조직 따위에 앞에 간판으로 내세운 사람을 뜻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면서 이 프론트맨이 새삼 주목을 받게 되었다. 게임을 주도하고..

케이-신파가 만드는 세계 1위 현상은 왜

오징어 게임 신파가 왜 나쁜가. -K 콘텐츠의 성공 요인 신파 찰스 애프런(Charles Affron)은 ‘영화와 정서(Cinema and sentiment)’에서 영화에서 얼마나 정서가 중요한지 언급한다. 그는 emotion이 아니라 sentiment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영화에서 관객에게 감성과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한다. 대중콘텐츠에서 특히 드라마와 영화에서 남용되는 용어가 있는데‘신파’(新派)라는 개념이다. 별로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이 되는데, 본래 일본에서는 가부키의 과장된 표현이나 연출을 의미했다. 이는 반대로 극예술이 절제와 은근함을 강조하는 예술 미학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러한 극예술은 합리적 도식을 강조하기 때문에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상당한 수준(?)에 다다른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

‘오징어 게임’은 왜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 들어가고 싶을까. 아마도 이 드라마는 세상의 민낯을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보통 상금을 내건 게임에는 겉으로 보기에 목숨을 내걸지는 않아 보인다. 456억의 상금. 그 액수를 볼 때 매혹을 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드라마에서 충격적인 것은 게임인데도 그 잔혹함이다. 게임에서 탈락하는 사람은 바로 총을 맞고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더구나 단순한 게임에 불과한데 사람 목숨을 빼앗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어린 시절 즐기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게임에서 술래에게 걸려도 다시 하면 되지만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바로 목숨이 끊어지고 화장된다. 어디에서 어떻게 목숨을 잃고 화장된지 가족에게 알려지지도 않고 세상에서 존재가 사라지고 만다. 학교 앞 추억의 달고..

임영웅 팬덤과 팬덤 경제학의 원리

얼마 전 지인과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다. 그 사이 유튜브를 열심히 한 모양이다. 유튜브 주소를 자연스럽게 카톡에 링크시켰다. 본인이 기획 구성 출연하고 편집하는가 하면 자막작업까지, 고군분투한 흔적이 여실했다. 하지만 구독자수가 늘지 않아서 고민이라고 했다. 물론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런 고민을 한다. 그런데 어떤 진행자를 콕 집어 비교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신문쪼가리를 읽어주는데 구독자가 20만명, 자신은 수백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나름 공들여 만드는데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곧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20만명이나 되는 그 유튜버는 임영웅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말한다고 한다. 자신은 영화 이야기를 심도 있게 하는데, 그런 내용으로 20만명의..

가성비 최고 맛집의 비밀 아닌 비밀

태어나면서부터 세트장에서 한 남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방송하는 쇼가 30년째 진행되고 있는데 220개국 17억 인구는 알지만, 자신만 모르는 상황. 마침내 그 사실을 남자는 자각하게 되는데 과연 그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1998)’는 미디어 특히 텔레비전 방송의 조작성에 대해서 대중적으로 잘 형상화했기 때문에 두고두고 미디어 연구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영화다. 이런 화제성 때문에 비슷한 패러디 작품도 많이 탄생시켰다. 그 가운데 하나가 ‘트루맛쇼(The True-taste Show, 2011)’인데, 이 다큐는 지상파 3사 맛집 프로그램들의 실상을 담아내고 있다. 맛집 방송은 조작 방송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검증되지 않은 식당을 맛집이라고 추켜세우는 일은 기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