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러 보도 내용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에는 그림 가격에 관한 것이 상당한 비중으로 인터넷 포털을 장식했다. 사망 소식 때문에 그림 가격이 얼마나 올라가겠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작가가 사망할 경우, 그림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보통의 통념에 기댄 내용이었다. 그런 통념이 가능한 이유는 현존하는 작가보다 그렇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 그림값면에서 높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태도는 주객이 전도된 일이다. 작품의 특징이나 차별적인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값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창작자 스스로가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부정한 희대의 위작 사건은 이런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다. 위작 사건은 그림을 그 자체로 평가해야 하는데 다른 어떤 잣대로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