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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팝은 불교에 빠진 걸까?-젊은 세대가 주목하는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5. 2. 18. 12:25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케이 팝이 최근 불교와 밀접한 사례들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케이 팝 가수와 팬들이 불교에 빠져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말 불교에 대해 빠져들었다는 것일까. 블랙 핑크 제니의 첫 정규 앨범 '루비(Ruby)'에 수록된 'Mantra'(만트라)에서 만트라는 주()나 진언(眞言)이라고 번역하는데 기도나 명상을 할 때 외는 주문을 말한다. Man은 산스크리스트어로 마음을 뜻하고 tra는 도구를 뜻한다. 만트라는 내면의 힘을 찾기 위한 말을 의미할 것이다. 불교에서는 불경을 외운다는 의미를 지닌다. 입으로 외는 것은 파동이 갖는 힘을 믿기 때문이다.

 

제니의 만트라에서는 우선 예쁜 소녀들의 기준을 제시한다. “예쁜 소녀들은 불필요한 걸 신경 쓰지 않아.”라고 한다. 예쁨의 기준이 외형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말이다. “예쁜 소녀들은 트라우마에 갇히지 않아.”라는 가사에서는 과거의 상처에 연연하지 않은 모습을 말한다. 그러니 마음은 태양처럼 빛나고 있다.”라는 가사도 이해가 된다. 드라마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하는데 어떤 극적 성공이나 성취에 집착하지 않음을 말한다. 혼자만의 삶을 말하지는 않는다. “불필요한 일에 휘말리지 않게 할 거야라거나 그녀가 상처받지 않도록 할 거야는 상호 연대 지원을 의미한다. 그 미래를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다. “아무도 우리의 밝은 기운을 흐리게 할 수 없고, 절대 좋은 시간을 망치지 않는다.”라고까지 한다.

 

집착과 강박에서 벗어나 평정심을 유지하고 자신의 진면모를 찾거나 잃지 않으려는 것을 넘어 서로 같이 사는 상생의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또 다른 곡 젠(ZEN)은 발음이 제니와 비슷하지만, 불교 용어로 선()을 옮긴 말로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노래다.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는데 가사에서는 평화롭고, 고요하고, 현재에 충실한 점을 강조한다. 뮤직비디오에서 부엉이의 등장은 불교의 세계관을 나타내는데 불교에서는 부엉이가 어둠에 빠진 이들을 빛으로 이끈다고 본다.

 

걸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부처님 가르침에 관한 책이 인터넷 서점 한강 작가의 책을 제치고,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것도 한가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0~2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탓인지 온·오프라인 전체 순위에서는 2위였지만, 무려 최대 29배의 급증 판매량을 보였다. 얼핏 장원영이 불교에 빠져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장원영은 집에서 쉴 때는 책을 읽는다면서 이 책을 추천했다. 판매고 급증은 흔해진 팬덤 셀링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팬들이 무조건 다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장원영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도 언급을 했지만, ‘초역 부처의 말만큼 크게 판매량이 증가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불교에 대한 젊은 층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을 우선하는 실용 세대의 관점이나 영성적 비신자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특정 종교나 이념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어떤 것도 개의치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

 

만트라은 자신의 정체성이나 주체성을 강조하며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 더구나 서구의 젊은 층들에는 동양적인 가치관의 매력을 부각한다. 특히 만트라는 불교는 물론이고 힌두교도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 ‘은 신라 시대 금관의 문양을 응용해서 제니의 패션스타일로 만들어 뮤직비디오를 등장시켰기에 이채로운 매력을 극대화한다. 문화 기호와 상징의 융복합이 공감은 물론 설득력을 더할 뿐이다.

 

가수 장원영은 평소 원영적 사고라 불리게 된 발언과 행동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원영적 사고는 긍정 심리학의 맥락을 넘어 초()긍정의 마음가짐을 뜻하는데, 이는 불교의 맥락과 닿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젊은 세대가 왜 장원영의 말에 주목은 물론 공감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젊은 세대가 현실을 비관하거나 우울해하기보다는 스스로 이겨내려는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것이 젊은 세대가 불교에 관심이 있다거나 열광하고 있다는 맥락으로 접근하는 점보다 중요하다. ‘헬조선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기보다는 어떻게든 하루하루 견뎌 내보려는 젊은이들이 케이 팝을 중심에 두고 모이고 있는 현상에서 전 지구의 긍정적인 미래를 가늠해야 한다. 케이 팝이 이런 긍정적인 삶의 메시지를 유지하는 한 어떤 세계의 종교나 이념도 다시 발효되어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은 물론 행동에도 좋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같이 입으로 좋은 메시지를 주문을 외우며 마음의 파동이 이뤄가는 선한 세상을 믿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