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테크놀로지

3D 프린터 산업, 어디까지 왔나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4. 4. 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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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산업, 어디까지 왔나

Jeff Swensen for The Wall Street Journal
피츠버그 근교 공장에서 데이비드 번스 엑스원 사장

데이빗 번즈 엑스원(ExOne) 사장과 3D 프린터 업계의 최대 과제는 기대치를 조정하는 것이다.

지난해 번스 사장은 3D 프린터를 제조하는 엑스원의 매출이 8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월 엑스원은 주문 유보를 이유로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40% 정도로 하향조정했다. 엑스원 주가는 이후 46% 떨어졌다.

번스 사장은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지나치게 높게 잡은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3D 제조업계에서 인내심과 잠재력은 서로 상충하는 요소다. 복잡하고 정밀한 제조가 요구되면서도 어떤 생산 단계는 건너뛸 수 있는, 변형가능한 공정이기 때문이다.

3D 출력 작업은 어떤 공정을 거칠까? 먼저 어떤 대상을 디지털 이미지로 촬영하고 레이어 수천 개로 슬라이스한다. 그런 다음, 프린터로 옮겨서 각각의 레이어를 플라스틱과 금속, 모래 등 재료를 가지고 3차원으로 구현한다.

장난감과 보석류를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의 소매가는 1,500달러다. 미국 해군에서 사용하는 금속 펌프 부품과 티타늄으로 만든 인공 무릎 관절, 보청기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조형물을 만들 수 있는 고급형 3D 프린터는 한 대당 50만 달러를 호가한다. 포드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일부 부품의 프로토타입을 3D 프린터로 제작한다.

번스 사장은 “매일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주 누군가가 내 사무실로 찾아와 ‘이 자재로 이 상품을 3D 프린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사업의 중점을 어디에 둬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뉴욕주 로체스터 출신인 번스 사장은 원래 기계 공장을 운영하다가 2005년 펜실베이니아주 어윈에서 엑스원의 창업 멤버로 참여했다.

Jeff Swensen for The Wall Street Journal
3D 프린터로 프로토타입이 아니라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이 느는 추세다.

컨설팅 업체인 ‘홀러스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2013년 몇몇 3D 프린터 회사들의 주가는 2배 넘게 뛰었으며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28억 달러로 27%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리더인 3D 시스템스와 스트라타시스 주가가 올 들어 각각 40%와 19% 하락하면서 3D주는 올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래도 일부 3D주의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에서 70배 수준이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주가 과열됐던 현상과 비견된다. 엑스원 주가는 2013년 2월 상장된 이후 42% 증가했지만 2013년 8월 고점 대비 53% 빠졌다.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 애널리스트인 웨스턴 트윅은 3D 주가가 고평가돼있다면서 “3D 프린팅 기술은 잠재력이 있지만 산업혁명을 촉발할 수준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웨스턴 트윅을 비롯한 애널리스트들은 금속을 자르고 찍고 갈고 주조해서 완성품을 만드는 기존 기술을 3D 출력 기술이 대체하려면 작업 속도가 더 빨라지고 비용도 더 저렴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3D 프린터의 최대 장점은 복잡한 공정도 융통성 있게 해결하는 능력이다. 엑스원 프린터의 경우, 전에는 부품 13개로 나눠 만들어 조립하던 해군 펌프 회전차를 한 개의 유닛으로 생산한다.

엑스원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금속 출력 3D 프린터 시장에서 일인자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을 출력하는 산업용 프린터만 생산하는 전략을 택했다.

BB&T 캐피털 마켓츠의 애널리스트인 홀든 루이스는 “금속 프린터 시장에서 엑스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금속 프린터 시장 자체가 승산이 있을지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WSJ
3D 프린터 업계 리더인 3D 시스템스와 스트라타시스 주가가 올 들어 각각40%와 19% 하락하면서 3D주는 올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캐터필러(CAT)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TC)에서 군용 헬리콥터를 생산하는 계열사인 시코르스키 등이 엑스원의 최대 고객사다. 지난해 엑스원 매출은 3,950만 달러로 2012년에 비해 38% 증가했다. 기술 개발과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았던 탓에 2013년 발생한 손실액은 650만 달러였다. 2012년 1,02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던 것에 비하면 손실폭은 줄어든 셈이다. 엑스원의 시가총액(5억 달러)는 경쟁사인 3D시스템스(57억 달러)와 스트라타시스(54억 달러) 앞에서는 왜소해 보인다.

엑스원 프린터는 규사(珪砂)로 금속 주조용 몰드 또는 스테인리스스틸이나 청동의 분말 금속용 몰드를 만든 다음, 입자를 한데 뭉칠 접착제를 섞는다. 프린터는 몇 시간 동안 지속되는 제작 공정에서 레이어를 겹겹이 얹는다. 출력한 금속 물체를 섭씨 1,260도 용광로에 넣어 금속 입자를 녹인다.

포드는 북미와 유럽에 있는 디자인 센터에서 엑스원 프린터로 엔진과 변속기 프로토타입을 만든다. 가령 포드의 인기 엔진인 에코부스트의 실린더 블록을 제작한다. 흡입되는 공기의 저항을 적게 해서 실린더로 유도하는 흡입 매니폴드(air intake manifold)의 3차원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려면 나흘 동안 3,000달러가 들어간다. 반면 3D 프린터 없이 제작하려면 넉 달 동안 50만 달러가 필요하다. 3D 프린터로 만든 부품 프로토타입은 세밀하게 축소 또는 확대해서 다시 출력하기도 쉽다.

포드자동차에서 첨삭 가공 전문가로 일하는 해롤드 시어스는 부품 디자인이 있으면 엔지니어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터로는 승용차나 소형 트럭에 들어갈 만큼 커다란 완성 부품은 아직 제작할 수 없다.

3D 프린터는 구하기 힘든 대체 부품 시장으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하이오주 에이번레이크의 ‘rp+m’은 GM과 지멘스, 필립스에서 제조하는 의료 영상 장비에 들어가는 대체 부품을 텅스텐 파우더를 가지고 엑스원 프린터로 만든다. 원래 이 부품을 만들던 협력업체가 파산해서 소량의 대체 부품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회사에서 만든 3D 프린터 13대를 사용하는 ‘rp+m’의 매트 힐라빈 CEO는 “기업들은 필요한 부품을 정확히 주문한다”고 말했다.

협력업체에 3D 출력물을 의뢰하는 고객사들 가운데에는 아직까지는 회사 자체적으로 프린터에 투자할 의향이 없는 경우가 있다. 하이드로 파츠 솔루션스는 정유소와 화학 공장에서 필요한 펌프 등 장비에 들어가는 대체 부품을 제작한다. 이 회사의 공동 소유주인 제프 스미스는 “펌프가 워낙 노후 장비이다 보니 대체 부품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들은 부러지거나 낡은 부품의 디지털 이미지를 만든 다음, 엑스원 프린터로 전송한다. 프린터는 24시간 내에 레이어가 1만1,000개 가까이 되는 몰드를 제작하여 새 금속 부품을 찍는다. 예전에는 이 공정을 하는 데 6주가 걸렸다. 게다가 완성된 몰드도 정밀하지 않았다.

하이드로 파츠 솔루션스를 창업하기 전에 20년 동안 주조 공장을 운영한 제프 스미스는 “3D 프린터로 몰드를 훨씬 더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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