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테크놀로지

3D프린터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4. 4. 7. 07:39

3D프린터 혁명…인공장기 시대 도래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84)

2014년 02월 21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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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산업계 동향   지금 미국에서는 적어도 1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사람이 직접 만든 인공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IT매체 매셔블(Mashable)은 20일 보도를 통해 많은 대학들과 벤처기업들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인공장기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스톤에 본사를 둔 기업 HART(Harvard Apparatus Regenerative Technology)가 대표적인 사례.

이 벤처기업에서는 환자의 골수세포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증식시키는 방식을 쓰고 있다. HART는 현재 러시아에서 이 인공장기를 만드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조만간 생산 설비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심장판막, 폐 부목 등 3D 프린터로 만들어

지난 2008년 HART는 세계 최초로 코에서 폐에 이르는 인공 기도(氣道) 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지금은 또 다른 장기를 개발 중인데 그 중에는 신장과 심장판막, 그리고 심근 등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이 인공장기를 제작, 이식하는데 3D 프린터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3D 프린터 등장 이후 인공장기 개발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심장판막, 기도(숨길) 등을 인공 제작하고 있는 하버드 대학 계열 벤처기업 HART 웹사이트.  ⓒhttp://www.harvardapparatusregen.com/

지난해 9월 미시간대학병원에서는 생명이 위독한 유아를 대상으로 중요한 수술을 시도했다. 손상된 폐에 부목(splint)을 대는 수술이었다. 

이 폐 부목(lung splint)을 3D 프린터로 만들었다. 유아 신체 상황에 적합하도록 설계한 후 3D 프린터를 통해 손쉽게 제작해 유아 신체에 적용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3D 프린터를 활용해 다양한 인공장기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에서는 수술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내 최초로 3D 프린터를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환자들은 얼굴 수술을 하면서 눈과 같은 특정 부위 함몰 등 부작용을 겪어왔다. 

CT 등 기존 촬영 자료를 통해 얼굴 골격을 확인한다 해도 수술 과정에서 부정교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커 의료진에게 있어 해결하기 힘든 난제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삼성서울병원에서는 환자의 수술 부위의 골격 모형을 3D 프린터를 통해 제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술 중 예상되는 얼굴 골격 절제 범위를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또 절제 부위의 뼈의 두께, 절제 방향 등 주요 구조물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이 구조물을 활용할 경우 수술 중 골격에 손상이 간다 하더라도 원 상태 그대로 복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포스텍과 서울 성모병원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코와 콧구멍이 없던 몽골 소년에게 3D 프린터로 제작한 인공 코와 콧구멍을 이식시켰다.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기도를 설치한 후 지지대와 함께 코와 콧구멍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병원 측 설명이다.

인체 특정 부위 파악해가며 정교한 이식수술

지난해 10월 발간한 한국방사선학회지에 따르면 대퇴골(Femur)의 골절 수술 전 CT 이미지를 이용해 3D 프린터로 환자 맞춤형 대퇴골을 제작 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2차적 손상을 방지했다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사람의 뼈 중 가장 크고 긴 뼈인 대퇴골은 가운데 부분인 몸통의 경우 긴 파이프 모양이면서 해면골이 거의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운데 몸통 부위가 골절되면 뼈가 잘 붙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복합 골절 환자의 대퇴골에 IM 네일(Nail)을 삽입하게 되는데 이때 대퇴골의 중심으로 진입을 하지 못하면 2차 골절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이 문제를 3D 프린터가 해결했다. 수술 환자 대퇴부를 3D 프린터로 맞춤형 제작한 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감소시켜 2차 골절의 손상을 방지하고, 수술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이식 수술 전반에 3D 프린터 활용이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의료계에 있어 확인이 되고 있는 분명한 추세다. 인체 요소요소의 특정 부위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정교한 수술을 진행하는데에 3D 프린터가 매우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테크플러스 2013’에서는 치과 임플란트 수술에 3D 프린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소개돼 큰 주목을 받았다.기존의 임플란트 수술의 경우 X 레이를 통해 시술 부위를 판단하고 잇몸을 절개한 뒤 의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수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3D 프린터가 도입되면서 수술이 더욱 정교해지기 시작했다. 3D 프린터와 연결된 CT를 통해 턱뼈는 물론, 신경관, 치아 상태까지 정교히 볼 수 있으며, 잇몸・뼈 등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해, 불필요한 뼈 이식을 피할 수 있다는 것.

임플란트 위에 올라가는 임플란트 지대주 역시 3D 기술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공치아와 임플란트의 나사를 연결하는 임플란트 지대주를 개개인의 구강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일 역시 가능해졌다.

관계자들은 수술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하는 의료진들에게 있어 3D 프린터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기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3D 프린터와 연계한 3D 스캐너 등 새로운 기기들이 계속 탄생함에 따라 빨라지고 있는 21세기 의료 혁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4.02.21 ⓒ ScienceTimes


소비자에게 3D프린터 레고 제작 허용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95)

2014년 03월 10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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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산업계 동향   덴마크의 목수 출신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Ole Kirk Christiansen)은 1932년 빌룬트(Billund)라는 지역에 공장을 세운다. 처음에는 가정에서 쓰는 나무로 만든 생필품을 만들었고, 그 중에 장난감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2년 뒤 그는 회사 이름을 ‘레고(LEGO)’라 하고, 본격적인 장난감 생산에 들어간다. 조립이 가능한 나무 레고였다. 이 신선한 아이디어는 어린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42년 큰 화재를 당한다. 위기에 봉착해 창업주 크리스티얀센은 변신을 시도한다. 나무 장난감 생산을 줄이고, 대신 플라스틱 레고 생산에 나섰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플라스틱 레고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지금의 명성을 가져오게 한 계기가 됐다.

‘파브리카토’ 통해 개인 제작 가능해

71년 전 화재가 첫 번째 위기였다면 가장 최근의 위기는 3D프린터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3D프린터를 이용하면 어떤 레고도 생산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동안 레고가 자랑하던 레고를 3D프린터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것. 

▲ 81년의 역사를 가진 장난감 회사 레고가 3D프린터와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선언했다. 소비자 스스로 레고 제작이 가능한 3D프린터 제작시스템 ‘파브리카토(faBrickato)’를 시험 도입 중이다.  ⓒwikipedia

이런 사실은 지난 수년 간 레고 사를 불안에 떨게 했다. 이달 초 로어 루드 트랑백(Roar Rude Trangbæk) 대변인은 워싱톤 포스트 기자와 만나 “(3D 프린터 출현이) 새로운 고품질 제품을 개발하는 일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레고 직원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디자이너 스테파니 뮐러(Stefanie Mueller)를 통해 3D프린터를 활용한 레고 제작 프로그램 ‘파브리카토(faBrickato)’를 내놓기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가정 레고(homegrown LEGO)다. 3D프린터를 활용해 가정에서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 3D프린터와의 경쟁이 아니라 3D프린터와의 협력을 선택한 것이다.

레고 사의 이 같은 결단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그동안 레고 사에서 보유하고 있었던 레고 디자인의 자부심을 과감히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레고 제작을 소비자에게 모두 위임함으로써 세계인 전체가 참여하는 거대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겠다는 의도다.

3D프린터로 레고를 제작할 경우 실제로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한 대학에서 포스닥을 하고 있는 한 학생은 3D프린터로 레고를 제작할 경우 14시간의 생산과정을 불과 67분 동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짧은 제작 과정을 통해 수많은 가정에서 기존 레고 디자인을 넘어서는 새로운 레고들이 끊임없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할 수 있다. 

“3D프린터 출현은 위기 아닌 기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레고 사의 니퍼(Mads Nipper) CMO는 3D프린터에 대해 “레고 사를 위협하는 요인이 아니라, 레고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3D프린터를 통해 세계인 모두가 참여하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해보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존 레고 제품의 특허권이다. 가정에서 레고를 제작하게 할 경우 그동안 수입원이 됐던 상표・디자인・기술 특허 등에 있어 침해사례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레고 특허권의 한계가 어디인지 재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동안 레고 매출 중 60% 이상은 1세 이하 영아용 제품에 집중돼 있었다. 어린이와 성인 고객을 늘리는 게 관건이었다. 그러나 ‘파브리카토(faBrickato)’를 보급할 경우 성인 고객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정 내 레고 제작을 허용하더라도 경쟁사 제품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수년 전 한 개발자가 3D프린터를 활용해 ‘심슨네 가족들(Simsons)’을 테마로 한 레고 디자인을 개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레고 사 측에서는 아직 확실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레고 제작을 허용할 경우 소량 제작은 가능하지만 대량 생산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2008년 세계적으로 불황이 이어지면서 세계 장난감 업계도 큰 불황을 맞았다. 더구나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많은 어린이들이 장난감대신 모바일 게임을 즐겼다. 이런 위기를 2009년 레고는 모바일 블록 쌓기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로 해결했다. 

불황 속에서 레고 판매실적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09~2013년 사이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4배 가까이 늘었다. 

그리고 지금 3D프린트러 야기된 위기를 획기적인 방식으로 극복하려 하고 있다. 3D프린터와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하자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3D프린터를 활용해 가정에서 자유자재로 원하는 블럭을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레고 측은 이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재미’를 동시에 원하는 ‘디지털 키덜트’ 족의 수요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레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이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4.03.1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