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비교문화

"1조원 한류관광 시장을 잡아라"…여행사, 엔터사업 진출 붐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2. 2. 18. 15:23

"1조원 한류관광 시장을 잡아라"…여행사, 엔터사업 진출 붐

▲ K팝의 세계적인 인기가 한류관광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비스트, 소녀시대, 빅뱅, 카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03일자 3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최근 체스투어가 자회사인 마이네임엔터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연예인 매니지먼트, 드라마 제작 등을 하고 있는 마이네임엔터는 god 출신 윤계상, 배우 서지석 등 소속 연예인에 대한 해외 팬들의 팬미팅 요청이 쇄도함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확대, 한류콘텐츠사업 강화에 나선 것이다. 

연간 외래관광객 1000만 시대, 이 중 한류 관광객은 1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관광소비액이 1100달러로 조사된 것을 감안하면 한류관광시장은 1조2300억원을 넘어선다. 한류관광객은 한국문화와 상품에 호의적이어서 관광소비액이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하려는 여행업체들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다. 체스투어뿐 아니라 이미 대형 여행사인 모두투어와 자유투어가 각각 투어테인먼트, 자유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발을 들여놨다. 세한여행사도 지난 2009년 자회사 에스플러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 배우 강지환, SS501 출신 김형준을 영입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행사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은 단순한 영역 확장이 아니다. 연예인, 드라마, 공연 등 한류콘텐츠를 여행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상품 출시 및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류스타의 팬미팅을 한국에서 개최하며 일본 등 해외에 여행상품으로 내놓을 경우 팬들이 몰리는 것은 배용준,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한류드라마로 떠오른 2003년부터다. 당시만 해도 여행사들은 연예인, 소속사, 드라마 제작사, 공연기획사 등이 주도하는 행사에 참여해 여행객을 실어나르는 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일이 늘어나는 것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한류와 여행을 결합한 상품의 수익성과 사업성에 대한 검증이 끝났다는 방증이다. 

모두투어 한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드라마 ‘도망자 플랜B’에 협찬을 하면서 당시 일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촬영지 투어 등을 진행해 수익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여행사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직접 주도할 경우 소속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에 협찬 참여는 물론 촬영장 투어, 팬미팅 등 스케줄을 맞추기도 용이하다. 

K팝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아이돌그룹들의 콘서트 등으로 한류관광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돼 여행업체들의 엔터테인먼트사업 진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과거 한국 드라마에 매혹된 일본 아줌마 팬들 위주였던 한류관광객이 다양한 국가의 젊은 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스트, 빅뱅, 소녀시대, 카라 등 한류그룹들의 국내 콘서트에 해외 팬들이 찾아오는 것은 이미 일반화돼 있다. 최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신인그룹 B.A.P의 데뷔 쇼케이스 관객 3000명 중 일본,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독일, 스웨덴에서 온 해외 팬들이 200명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행사 대표가 친분이 있는 매니지먼트 업계 종사자에게 개인적으로 자금을 출자해 엔터테인먼트사 설립을 추진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행사의 엔터테인먼트사업 진출로 한류를 활용한 국가 및 지역 인지도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 서상욱 마이네임엔터 엔터총괄 대표는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여행사업과 연계한 한류행사 등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이라며 “여행사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은 두 업계와 국가, 지자체 등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구 (cowbo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