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비교문화

[한류 로드가 열린다] <1부> ② 신병기 '트랜스포머 엔터테이너'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2. 1. 8. 18:45

[한류 로드가 열린다] <1부> ② 신병기 '트랜스포머 엔터테이너'



신한류 주역들, 무엇이 '욘사마' 압도하나

연기·노래·패션 감각에 친근감까지 '만능 끼' 자랑

원더걸스 美케이블 연기자 데뷔 등 '편안함 주는 멀티플레이어' 매력

때론 카리스마 때론 장난꾸러기로 기존 스타들 '신비주의'와 차별화

SNS 등 소통수단도 인기에 한몫… 장근석 작년 日서만 500억 매출


일본투어 공연(아레나 투어 3회, 도쿄돔 1회) 티켓 매출 154억원(9,800엔짜리 티켓 10만5,000장). CF 한편 13억원(9,000만엔). 일본 데뷔 싱글 '렛 미 크라이(Let Me Cry)' 첫날 판매량 5만7,000장, 음반매출 72억원(1,600엔 30만장). 표지모델로 나온 일본 주간지 '앙앙' 28만부는 전례 없는 품절사태. 한정판 화보집 판매 35억원(9,800엔 2만4,000부)….

신한류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장근석이 지난 한해 동안 일본에서 거둔 성과의 일부다. 합산하면 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장근석의 몸값은 일본을 넘어 중화권에서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황진이' 등 드라마를 통해 중국에서 얼굴을 알린 뒤 지난해 아시아투어(싱가포르ㆍ홍콩ㆍ태국ㆍ말레이시아ㆍ대만)까지 진행한 장근석의 중화권 인기는 폭발적이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장근석을 따르는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42만명이며 중국에만도 80만명 이상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른바 '근짱' 열풍이 '욘사마' 배용준을 넘어설 기세다.


신한류 스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장근석은 여러모로 1세대인 배용준과 차별화된다. 장근석이 해외시장에서 왜 어필하는지를 분석해보면 한류의 미래 전략이 어느 정도 그려진다.

우선 장근석은 연기자이면서 노래와 연주에 능해 가수로 활동하는 등 다재다능한 끼를 발휘하고 있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맡은 인기밴드의 리더 역은 K팝 인기가 절정을 이룬 상황에서 드라마와 K팝 등 K콘텐츠가 시너지를 내며 '근짱' 열풍의 진원지가 됐다.

게다가 장근석은 페도라(모자), 아이라인과 록시크룩(Rock-Chic Look), 체인 장신구, 스니커즈 등 스스로 유행을 창출해내는 패셔니스타의 능력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가 선보인 패션 아이템은 한국을 방문하는 한류 관광객의 쇼핑 목록에 즉시 오른다. 그가 드라마 '매리는 외박 중'을 촬영한 홍대 입구 주요 장소들은 해외 팬들이 한국관광 때 들르는 이른바 '성지'가 됐다. 장근석이 모든 출연작과 공연ㆍ화보 등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스타일은 제품판매에 직결돼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온다. 장근석은 또 지난해 일본 공연기획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약에 대해 서제호 제일기획 콘텐츠사업팀장은 "신한류의 미래를 이끌 스타들은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아티스트로서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시키는 '트랜스포머 엔터테이너'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뷔 전부터 전방위 활동을 목표로 트레이닝을 받은 슈퍼주니어나 소녀시대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가수뿐 아니라 연기ㆍMCㆍ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시스템을 구축해 캐스팅부터 트레이닝과 데뷔까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이 같은 '니즈'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원더걸스는 오는 2월 미국 케이블 방송을 통한 연기자 데뷔를 앞두고 있다. 한류의 미래를 내다본 배용준과 박진영이 기획한 드라마 '드림하이'에서는 미스에이의 수지와 2PM의 옥택연ㆍ장우영, 아이유 등이 배우로 변신했다. '드림하이'는 지난해 일본을 비롯해 대만ㆍ베트남 등 아시아 5개국에 팔렸으며 현재 2편을 준비하고 있다.

장근석의 또 다른 차이점은 '친근함'이다. 종전의 한류스타들이 신비주의로 일관한 데 비해 장근석은 기자회견에서도 친구처럼 말을 걸고 팬들을 편안하게 대해주면서 대중을 열광시킨다. 해외 팬들은 "카리스마와 장난꾸러기를 넘나드는 갭이 장근석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한다.

비슷한 사례로 일본의 걸그룹 'AKB48'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AKB48'을 소개하면서 "멤버가 92명인 걸그룹이 끝 모르는 경기침체 속에서 일본의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에 대해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수시 교토예술대 부학장은 "완벽하지 않은 10대 소녀들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중이 함께 열광한다"고 분석했다. AKB48이 모델인 '피치존' 속옷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며 '아사히' 캔커피는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7%나 상승했다.

친근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 대중 참여가 언제든 가능해진 소통수단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AKB48은 발매되는 CD에 멤버들을 만날 수 있는 행사참여 티켓이나 멤버들의 인기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쿠폰 등을 제공해 팬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장근석의 경우 미니홈피나 트위터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국내 최다 트위터 팔로어 보유인물인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국내외에서 115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가졌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ㆍ비스트 등 K팝 스타들이 유튜브로 세계 각지의 팬들을 만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한류 주역들은 멀티플레이어 능력과 친근감이라는 신무기를 활용해 한류 팬의 연령대를 40대 이상 중년층에서 10~20대로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또 광고와 각종 관련상품 판매로 한류의 열매를 거둬들이며 '코리아 프리미엄'에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