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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딸들? 사라지는 하숙문화....왜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7. 3. 1. 09:20

최근 하숙집딸들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하숙집하면 대개 이용하는 사람들이 학생이라고 연상되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여배우들이 등장한다. 이미숙은 물론이고 박시연 이다해 장신영 윤소이 등 예능에서 잘 볼 수 없는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유는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드라마와 영화와 달리 오랜 동안 시청자에게 호흡을 유지시킨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예능의 성장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로 해외에 진출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하숙집은 가상 설정이라는 것을 쉽게는 알 수 있다. 쉐어하우스가 유행인 상황에서 하숙집이 등장했다. 물론 현실에서 하숙집은 상대적으로 잘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등장했기 때문일까. 아날로그 정서를 자극하는 향수 코드가 미녀 배우들과 결합한 것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


하숙집 딸들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90년대 초반 텔레비전을 강타한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은 하숙집을 배경으로 했다. 신동엽과 송승헌의 현재는 이 프로그램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 그때도 일반 하숙집과는 다른 프리미엄 하숙집이었다. 그만큼 일반 하숙집 스타일로는 경쟁력이 없었던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월이 이미 많이 흐른 상태에서 더욱 그런 감이 있다.


남자셋 여자셋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대학가에서는 이미 하숙집을 찾아 보기 힘든 면이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나오는 하숙집은 이제 잘 볼 수가 없다. 그 비중이 5%미만이라는 통계자료도 있다. 많은 학생들은 기숙사에 들어가길 원하거나 원룸 등지를 선호한다. 편의면에서는 기숙사를 따라 갈 수 없는 면이 있고 원룸의 비용이나 자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생활 물가의 증가로 하숙비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하숙집이 비용에 비하여 그 시설의 품격을 쫓아가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취향이 세분화된 점도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개인의 시간 활용이 더 자유로워야 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제약요소가 많은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하숙집은 존재한다. 그런데 그 이용자 가운데 비중이 높아진 것은 해외 유학생들이라고 한다. 다문화의 특징이 하숙집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하숙집은 어느새 사라져 가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문화다. 하숙집은 한국의 공동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문화교호의 공간으로 하숙집을 주목하고 이에 대해 여러 문화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듯 싶다. 하숙집을 배경으로 외국인들과 나눌 수 있는 공감 프로그램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글/김헌식(박사,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