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시네마 리뷰

정우성이 그 증상을 이해하려는 것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2. 17. 19:02

영화 ‘증인’은 다른 자폐 소재 영화와 달리 진일보 한 점이 있었다. 우선 자폐 청소년이 법정에서 증언을 하는 소재가 특별했다. 대부분의 장애 관련 영화는 장애인들의 현실을 알리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장애인의 현실을 넘어 사회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담아낸다. 지우(김향기)는 살인 사건 의목격자로 자신이 본 내용을 적극 진술한다. 또한 뒤이어 열린 재판에 참여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힘겨운 장애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두번째는 자폐 장애에 대해서 상세한 설정으로 이해를 돕는다는 점이다. 검사 이희중(이규형)은 자폐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이를 바탕으로 지우가 법정에서 증언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간다. 자폐 장애가 있는 동생을 통해서 자폐 장애인에 관해 폭넓은 이해를 갖고 있다. 장애인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안에 있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세번째는 장애인에 대해서 인식 개선을 인위적으로 하지 않는다. 이해 목적에 따라 장애인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이끈다. 변호사 양순호(정우성)은 법정에서 피의자를 변호해야 하는데 오히려 지우의 증언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인지한다. 변호를 위해서 지우와 친해지려 하고 자폐 장애인의 상황과 처지를 파악한다. 특히 자폐인의 시각에서 세상에 어떻게 보이는 지 영상 자료는 물론 시각적 영상 처리를 보여주어 비장애인들에게 그 시각적 인식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청각은 예민하여 뇌를 날카롭게 자극하고, 눈은 시간적인 현란함을 통해 한 곳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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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매력은 생각하지 못한 변호인의 반전행동이었다. 피의자를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의 본분을 잊지 않으면서 진범을 찾아내는 과정이 법정에서 반전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사회적 메시지나 서사 구조의 차별성은 인정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 설정이 등장한다. 지우가 서번트 신드롬 수준은 아니지만, 넥타이나 순수건의 무늬를 단번에 알아 맞춘다. 시각은 물론 청력도 발달해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다 듣는다.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지능의 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108마디의 말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지우. 그 놀라운 능력은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다만, 자폐인이 모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건 아니다. 그럼 그렇지 않은 자폐인의 말은 법정에서 증거 채택이 여전히 안되겠다. 어쨌든 영화에서 말하듯이 장애 특성에 맞게 과정과 환경이 조성된다면 법정 증언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법적 증거도 당연히 될 것이다. 또한 장애인이라고 하여 거꾸로 이용하거나 방관 무시하는 인권유린도 덜 할 것이다. 아니 그것을 꼭 장애라고 할 필요는 없다. 각 자 재능은 다르기 때문이고 이를 어떻게 제 쓰임에 맞게 하는가가 공공성이 고민해야 하는 노롯이다.


글 김헌식(박사 연구자.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