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문화 심리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7. 4. 12. 10:11

SNS의 빛과 소금 이모티콘! 왜

 

 

세계적으로 이모티콘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IT강국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이모티콘을 전송하는데 속도가 중요한데 그만큼 우리나라가 인터넷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문화 요인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문화적 요인 때문에 많이 쓰는 것일까. 이러한 점은 우선 이모티콘이 지나온 궤적을 짚어야 설명이 가능하다.


사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이모티콘은 본래의 이모티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본래의 이모티콘이라면 미국에서 태어났는데 그들은 아직도 원래의 것을 많이 사용한다. 예컨대 :), ^.^ 와 같은 것들이 이모티콘의 초창기 모습이다. 우리가 현재 SNS사용하는 이모티콘은 이런 것과는 다른데 설명을 하자면 캐릭터형과 사물형 이모티콘이라고 할 수가 있다. 캐릭터형 이모티콘은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을 포괄했다. 귀여움을 주기 위해서 개나 고양이 등을 사용하였다. 사물형 이모티콘은 말 그대로 케익이나 커피 같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 등에 해당했다. 사물을 캐릭터로 변용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단무지형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형 이모티콘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만화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서 하나하나 마다 개성을 갖고 있다. 만화캐릭터는 현실의 캐릭터가 갖지 못하는 인물을 창조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소망하는 취향을 반영한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캐릭터들을 취할 수 있다. 이러한 캐릭터 이모티콘은 감정전달 다양성을 기본으로 한다. 이런 이모티콘의 표정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나 감정을 대신 담아준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감정 표현이나 캐릭터의 특징 때문에 이모티콘을 이모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모지는 쉽게 말하면 이모티콘과 이미지의 합성어라고 보면 된다. 캐릭터형 이모티콘은 처음에는 그냥 얼굴 모습과 고정된 표정만이 있었지만 차츰 진화되기 시작했다. 스토리가 있는 이모티콘이 등장했다. 예컨대, 밥이나 술을 먹으면서 일정한 표정을 짓거나 잠자고 이동한 모습을 담아내기도 했다. 이후에는 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동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이모티콘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종의 액션형 이모티콘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 동적인 움직임은 스마트폰 전체 화면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여기에 동작에 따라서 효과음이 발생했다. 간단한 소음이나 말소리도 가미되었다. 이는 웹툰이 움직이는 무빙툰이나 사운드툰이 되는 양상과 같았다. 마치 이런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또 하나의 분신과 같은 존재로 스마트폰에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모티콘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렇게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찾고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이 사용하는 것일까. 당연히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모티콘이 많이 사용된 것은 2008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본격화되었다. 모마일 문화의 확산 때문에 제2의 언어로 사용된다는 말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런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다른 나라가 또하나 있는데 이런 이모티콘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에 일본도 속한다. 한국과 일본이 이모티콘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감정 표현의 역설 현상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여기에서 감정표현의 역설이 바로 문화적 요인에서 비롯한다. 감정표현의 역설은 평소에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만 그런 표현을 더 강화하는 현상이다. 한국과 일본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는데 서툴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것을 꺼리는 집단주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자신의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한다. 특히 전통 사회에서 어른은 어른답게 표정을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그런 문화 가치는 많이 깨어지고 수평적인 대화가 장려되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그러한 훈련은 잘 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SNS상에서나마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SNS에서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면서 대화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 만났을 때는 다른 인상을 받게 된다. 오히려 이모티콘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이 실제 만남에서 어색함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모티콘은 자신이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센스가 있다는 점을 드러내주는 수단이 된다. 물론 이런 이모티콘은 긴 텍스트로 풀어쓰지 않아도 간편하게 의사표시를 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편리하게 사용을 하지만 쓰는 이모티콘이 반복될수록 트렌드에 뒤져있다는 의식을 가질수록 새로운 이모티콘을 구입하기에 이른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이모티콘은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르게 추구하는 사회적 행위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갈수록 이모티콘은 매우 다양화되고 있다. 이용하는 세대의 취향이나 가치관, 기호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연령대가 스마트모바일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당연할 것이다. 갈수록 미묘한 감정이나 재미를 추구하는 스토리 이모티콘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단지 이모티콘이 SNS상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자의 마음과 소망 그리고 꿈이 담겨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즉, 이모티콘은 현대인들의 분신이다. 자신의 무의식적인 자아에 해당하며 현실에서 벗어난 이상적인 자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모티콘은 캐릭터 상품으로 개발되어 전문적인 매장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의사결정장애를 겪을만큼 다중화된 캐릭터를 마음에 내재하고 있다. 그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은 더 다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표현해주는 이모티콘은 더욱 세분화되고 다종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같고도 다른 만국공통어로 세계인들 소통시킬 수 있다.

글/김헌식(문화연구가)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사보에 실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