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테크놀로지

웨어러블 기기 ‘마이오(MYO)’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4. 4. 7. 08:19

동작 인식 기술의 신기원…마이오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55)

2013년 11월 19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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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산업계 동향   최근 캐나다인의 자부심을 뜨겁게 달구는 스타트업 중에 탈믹 랩스(Thalmic Labs)가 있다. 캐나다 워털루(Waterloo) 대학 학생 3명이 모여 세상을 놀라게 한 이야기다. 웨어러블 기기 ‘마이오(MYO)’를 통해 새로운 동작인식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폰, 게임기 등에서 사용하던 시스템들은 카메라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손을 움직이면 그 움직임을 카메라가 포착하고, 그 내용을 분석해 반응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모습을 2011년 워털루 대학 졸업반이던 애런 그랜트(Aaron Grant)가 주목했다.

기존 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 정확한 동작 인식을 위해 (고정된) 카메라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목적을 갖고 개발한 것이 팔에 부착할 수 있는 전자 암밴드(armband) ‘마이오(MYO)’다. 

한국 등 100여 개국에서 판매 시작해

이 밴드를 착용하고 팔을 움직이면 밴드가 팔 안의 근육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하는 일이 가능하다. 근육 안에 흐르는 전기신호를 이 암밴드가 카메라보다 더 정확히 인식하기 때문이다. 인식한 정보들은 또 다른 신호로 변환돼 기기에 정확히 전달된다. 

▲ 탈믹 랩스의 애런 그랜트(Aaron Grant) CEO가 동영상을 통해 자신이 개발한 새로운 동작인식 시스템 '마이오(MYO)'을 시현하고 있다. 소형 카메라와 센서를 사용하지 않고, 암밴드를 착용한 후 근육 속의 전기신호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Thalmic Labs

‘마이오’는 올해 들어 세계 100여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본격적인 생산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대당 149달러(한화 약 15만원)에 벌써 4만여 개가 팔려나갔다. 세계 언론들은 이 암밴드가 기존 제품들의 단점을 넘어섰다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지금까지 최고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던 업체들은 이스라엘의 벤처기업들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애플에 인수된 3D 센서업체 ‘프라임센스(PrimeSense)’는 매우 유명한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MS의 게임기 ‘엑스박스’에 탑재된 3D 동작인식기술인 ‘키넥트(KINECT)’를 개발했다. 3D 동작인식기술을 이용해 리모컨 없이 손을 휘저어 TV채널을 바꿀 수 있고, 손동작을 통해 영상을 멈추고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이다. 

프라임센스는 최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통해 현재 키넥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보다 10배 이상 작은 칩 형태의 ‘카프리(Capri)’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칩보다 작지만 더 좋은 성능을 내기 때문에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 등에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가 ‘마이오’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카프리’와는 달리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신기술을 시현하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프리’ 기술의 핵심은 카메라다. 반면 ‘마이오’는 카메라가 필요 없다. 

암밴드를 몸에 부착한 후 어떤 동작을 취하면, 움직이는 데에 따라 근육움직임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해 컴퓨터, 스마트폰, 게임기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그 정보(전기신호)를 전달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제품 탄생할 것이다”

탈믹 랩스의 공동 창립자 애런 그랜트 CEO는 지난 14일 세종대에서 열린 ‘2013 테크플러스’에 참석해 현재 팔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들을 25가지로 분류해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동기기에 따라 그 수를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는 것. 

정확성 외에 또 다른 강점은 다양하고 폭넓은 움직임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밴드가 전기신호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한군데 고정돼 있는 동작이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동작들을 모두 포착할 수 있다. 

걸어가면서, 혹은 TV를 보면서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구동시킬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강점을 100%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랜트 CEO는 “이 기기를 통해 게임기는 물론 자동차와 비행기 조종, 심지어 의료 시술까지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14일 강연에서 그는 ‘마이오’를 직접 팔에 착용하고 소형 무인 헬리콥터를 운전했다. 손을 움직이면서 공중에 떠 있는 무선 헬리콥터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정확한 방향으로 비행하도록 해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대학 졸업반에 있던 학생들이 이런 놀라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캐나다의 휴대폰 제조업체 블랙베리(BlaceBerry)의 도움이 컸다. 이 회사의 전 임원이었던 마이크 갈브레이스(Mike Galbraith), 데이비드 퍼스톤(David Perston) 등이 임원으로 참여해 자금・기술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마이오’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활용 폭이다. 현재 투자자 대열에 참여하고 있는 아빈드 소다니(Arvind Sodhani) 인텔(Intel) 캐피털 사장은 앞으로 ‘마이오’가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동작인식 기술을 통해 인간 실생활에 매우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탈믹 랩스의 혁신 기술이 현실에 적용될 경우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울트라 전자책 등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취업을 걱정하고 있던 워털루 대학의 졸업반 학생들이 스마트폰, 게임기 등 모바일 기기들을 보면서 창안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불과 2년 만에 세상을 변화시킬 주목받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애런 그랜트 CEO는 지난해 5월 워털루 대학을 졸업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1.1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