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인(컬쳐 트렌드 인사이트)

요노족의 진실은 이것?!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4. 9. 25. 18:00

 

-요노족과 플렉스, 욜로족은 얼마나 다른 것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요즘 20대를 흔히 Z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을 가리키는 단어가 바로 요노족이다. 플렉스족이나 욜로족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의아하게 생각되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 플렉스나 욜로의 특징이 있었는데 한순간에 바뀐다는 말인가. 이러한 개념 규정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요노족은 근검절약을 하는 특징이 두드러지는 이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요노(YONO)'유 온리 니드 원(You Only Need One)'의 약자인데, 직역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하나만 필요하다는 문장이다. 어떻게 이 말이 근검절약하는 특징과 연결되는지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다. 사실 근검절약이라는 말도 요즘 세대의 소비문화를 적절하게 담아내지 못한다. 오로지 하나만 필요하다는 표현에는 무조건 아낀다거나 소비하지 않는 현상을 뜻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 돈을 쓰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 세태와도 다른 면이다. 요노족은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특징을 갖고 있어서 오로지 하나의 물건만 필요하다는 표현이 부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기를 사도 큰 덩어리이면서 저렴한 상품을 산다. 커피나 음료도 특대형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이에 욜로족처럼 인생 한 번뿐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예산을 대거 투입하는 현상과 분명 차이 있는 듯싶다. 플렉스(Flex)족도 마찬가지다. 주변에 과시하거나 뽐내기 위해 소비하는 플렉스족들은 자신의 실제 필요와 관계없이 소비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요노족과 분명 다른 면모를 지녔다.

 

요노족에 주목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보복 혹은 보상 소비 심리가 강화되어 욜로족이나 플렉스족이 등장했지만, 이제 그런 소비행태도 한계에 이르렀다. 코로나 19 팬데믹 정책으로 일시적 현금 유동성이 있었지만, 이후 젊은 세대의 경제적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여러 자료를 볼 때 주요 경제 활동 인구 가운데 20대의 소득 증가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만큼 씀씀이가 어려워졌다. 한편으로 세대 문화적인 특징도 있다. Z세대는 주변의 시선을 덜 중요시한다. 이 때문에 과시적 소비에 덜 매력을 느끼고 자신의 만족이 우선이다. 따라서 자신의 경제 수준 이상으로 지나친 소비를 하지 않는다. 실제 효용성이 자신에게 얼마나 만족스러운지가 중요할 뿐이다. 매우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며 경제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어느 세대보다 중요시한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 여분의 소비조차 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오로지 하나의 물건만 필요한 셈이 된다. 더구나 이러한 물건마저도 중고물품 플랫폼을 통해서 구매한다. 중고물품 플랫폼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들이 장노년이 아니라 20대라는 점은 객관적으로 이를 말해준다. 여분의 물품은 즉각 팔아서 다른 필요 물품을 구매하는 동시적인 소비문화도 그들은 형성하고 있다. 기성세대들처럼 필요할 것 같아 여분을 쟁여두는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명품을 사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들도 명품을 사기 때문에 플렉스나 욜로족과 겹칠 수 있다. 어떤 분석 자료들은 요노족도 명품족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하지만 명품을 사는 이유는 그들에게 분명하다. 오로지 하나만 필요하기 때문이고 그것이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꼭 사야 할 제품이 비싸다면 그것을 능히 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오랫동안 지출을 아끼고 돈을 모을 수 있다. 이른바 자신을 위해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는 이들이 요노족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Z 세대들은 저성장 기조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저성장의 미래를 이미 고려해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해 왔다. 포인트나 쿠폰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앱테크에 능수능란하며, 어느 세대보다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여 다변화된 수입과 지출의 경험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고정된 정규직 직장의 소득을 통한 지출 계획을 넘어선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돈을 많이 벌어서 일찍 은퇴하려는 파이어족과 거리가 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를 현명하게 타개하는 노하우가 오히려 그들의 자랑거리이자, 과시할 수 있는 성과물이다.

 

요컨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점은 욜로나 플렉스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요노족으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는 점이다. 비중 면에서 조금 요노족이 좀 두드러지는 것일 뿐이다. 또한, 요노족이 욜로나 플렉스족과 완전히 구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욜로나 플렉스를 위해서 평소에 아끼거나 저렴한 물품만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하나의 기준이나 관점으로만 세대 문화를 규정하면, 착오를 일으킬 수 있기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