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시네마 리뷰

베이비와 데보라를 이어준 사랑의 끈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3. 2. 19:23

-<베이비 드라이버>(Baby Driver, 2017) 리뷰


                                    김헌식(칼럼니스트, 평론가, 박사)


 

불편한 것이 오히려 긍정의 결과를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인류가 유지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삶을 버티는 동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베이비 드라이버>(Baby Driver, 2017)에는 이명증(耳鳴症, 영어: tinnitus) 또는 이명 혹은 귀울림(문화어: 귀울이) 증상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명증은 실제로는 외부에서 들리지 않는데 마치 들리는 것으로 여겨지는 현상을 말한다. 내부에서 소리가 마치 들리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는 결국 있지도 않는 소리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에 착란을 일으키게 된다. 베이비(안셀 엘고트)는 어린 시절 자동차 사고 때문에 부모님을 잃고 청력에 이상 증세를 갖게 되는데 그 증상이 바로 이명이었다. 항상 그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니는데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밖에서 나지도 않는 소리 때문에 고통스런 이명 증상을 완화 시키 주기 위한 자구책이다. 음악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음악을 좋아했던 것인지 그는 오히려 잘 된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baby driver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명 증세 때문에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일까. 그는 은행털이 범죄단에 연루된다. 그가 직접 은행을 터는 것은 아니고 운전을 해준다. 그의 이명 증세 때문에 오히려 한곳에 놀라운 집중을 할 수 있었던 탓일지 그는 기가 막힌 운전솜씨를 가졌고 경찰들을 아주 쉽게 따돌린다. 이른바 탈출 전문 드라이버다. 그가 범죄 집단에 연루되는 가운데 모은 돈을 양아버지 조셉(CJ 존스)과 행복한 삶을 일구려고 한다. 조셉은 흑인이면서 청각장애인이다. 조셉의 연기가 청각장애인과 닯은 것은 조셉 역의 배우 CJ 존스가 실제로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청각장애인이 배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한국 현실에서 부러운 일이기도 하다.


baby driver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부러운 것은 베이비(본명 마일스)가 아름다운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점인데 바로 데보라(릴리 제임스).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근무하는 데보라는 단순히 아름다운 여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예쁘다. 마일수(베이비)가 범죄 조직에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조직원들이 자신을 해치려함에도 불구하고 그와 사랑의 도주를 감행한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그를 위해 법원에서 그에게 유리하게 증언을 해주고 25년형을 받았지만, 5년 후 가석방 때까지 기다려준다. 청각 장애인 아버지도 요양원에서 잘 있게 되고-훔친 돈으로 요양원을 보냈음에도 어쨌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그 현실이 비록 반대일지라도 청각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어려운 환경을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그 희망은 범죄 조직에서 탈출하는 과정에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그것은 어려운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긍정의 결과가 온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에게 결국 사람이 있었고 그도 사람은 버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일스가 사랑을 찾게 된 것은 그가 이명 증세가 있어 그것을 완화하기 위해 음악을 줄 곧 들어야 했던 것이고 음악 이야기를 통해 데보라와 급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위복, 새옹지마! 그 현상은 분명 우리가 현실에서 목격하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