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분석

백종원은 요리사가 아니라 요리재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12. 10. 11:34

홍석천은 많은 방송을 오가며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이야기를 한다. 직접적으로 식당 상호명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특정 지역 이름이 등장한다. 충분히 찾아갈 수 있다. 인터넷 시대에 딱 맞는 홍보방법이라고 아닐 수 없다. 일단 식당 상호명이 정확하게 등장하지는 않아도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는 충분히 검색과 방문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심의법상 문제가 될 이유도 없으면서 말이다. 방송제작진들이 이를 애써 걸러낼 필요도 없는 셈이 된다. 다행인지 그래도 홍석천은 직접 요리를 하며 자신의 식당에 대한 홍보를 하지 않는다. 적어도 음식에 관한 획일화의 상품화를 강조하지는 않는다. 홍석천보다 더 심각한 사례가 있지만, 그에 대한 논점은 항상 엉뚱한 곳에 있어 왔다. 바로 그는 백종원이다. 쿡방 신드롬에서 가장 핵심에 있고 선호되는 인물인데 그의 정체성은 설탕에 있다. 설탕은 그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그의 레시피가 갖고 있는 기원을 말해주기도 한다. 

백종원은 이른바 설탕논란을 일으켰다. 전반적으로 백종원의 요리는 달다. 그리고 자극적이다.그동안 요리사나 전문가들이 기피하던 점들이다. 백종원은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방송미디어를 주름잡게 되었다. 도대체 이런 레시피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열광하는 것일까. 이러한 면을 웰빙 식단이나 친환경 유기농 음식 트렌드에 대한 피로증으로 풀어볼 수도 있다. 바쁜 현대인들이 언제 친환경유기농재료를 사서 푹 시간을 들여 음식을 할 여력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은 정말 부유층만이 할 수 있는 것이겠다. 꼭 금전적인 부유층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시간을 마음대로 자신의 삶을 쓸 수 있는 사람들 말이다. 이 때문에 연예인들의 요리하는 모습이 자주 방송에 노출된 적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차승원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삼시세끼’의 차승원이나 유해진은 식당을 직접 경영하거나 쉐프로 활동하지 않는다.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백종원 요리연구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백종원 요리연구가 단적으로 말하면 백종원은 요리사라기보다는 요식업 재벌이다. 방송은 이를 위한 홍보도구가 되었다. 다른 일반 쉐프들에 비해 매우 그런 점에서 우월하며, 이런 점은 그에게 당연한 일이다. 일단 그는 음식에 관해서는 닥치는 대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차려왔다. 이른바 그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장사를 하는 비즈니스맨이다. 그의 레시피가 대중적인 호응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그가 구사하는 맛은 바로 중범위의 맛에 해당한다. 자극적이어서 짜고 맵고 달다. 우리가 흔히 밖에서 밥을 사먹을 때, 느끼는 맛이다. 보통의 식당이 그러하듯이 그는 설탕이나 소금 그리고 화학조미료에 대해서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식재료가 얼마나 선선하고 자연적인지 상관하지 않는다. 당장에 혀를 즐겁게 주면 된다. 이런 식재료들이 인체의 질병에 어떤 영향 관계는 밝히기도 어렵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니 알 바가 아니다. 너무나 대중들이 좋아하는 맛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철저하게 실현시켜온 장본인이다. 

역시 방송에서는 통속극 막장극이 시청률을 확보해주듯이 요리에서도 백종원 요리는 통속극의 코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그가 벌이는 활발한 활동 때문인지 그의 프랜차이즈는 확장일로에 있다. 방송 때문에 그의 사업은 더욱 번창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다. 방송법상에서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분명 집에서 음식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번창해가는 것은 그의 프랜차이즈 요리점이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표준화를 지향한다. 백종원식 요리에 들어가는 설탕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음식 자체를 균일화고 단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곧 질리게 될 맛이다. 

▲ 백종원 요리 연구가는 현재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출연중이다.
백종원 요리 연구가는 현재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출연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방송활동을 그만두게 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가 스스로 자신의 업체들을 홍보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 모바일 환경에서는 얼마든지 홍보가 가능하고 직접 매출액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그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는 개그맨 김구라처럼 방송에서 시시때때로 돈을 밝히는 걸 용인하게 되었고, 방송을 통해 자신의 식당이나 병원, 한의원, 피트니스, 요가학원 홍보하는 일이 대수롭지 않게 되었다. 이런 것에 문제의식을 갖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이는 한국의 지식인 계층이 소비자본주의에 궤멸된 것을 의미하고 방송미디어가 이를 조장 증폭해왔기 때문이다.
글/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