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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민희진·뉴진스, 김새론 유족-김수현 만나야..이유는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5. 3. 31. 18:38

방시혁-민희진·뉴진스, 김새론 유족-김수현 만나야

 

-감정의 폭발은 상처뿐인 법정 공방뿐

 

글/김헌식(중원대학교,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피프티피프티 사례와 뉴진스의 사례를 비슷하게 규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둘은 전혀 다른 포인트를 갖고 있다. 일각에선 템퍼링이나 소속사 분쟁을 들어 그와 같이 규정하는데 이는 실제와 다르다.

 

피프티피프티 사례가 이익을 둘러싼 권리 주장의 측면이 강했다면 뉴진스 사례는 애초에 감정 문제에서 비롯했기 때문이다.

 

민희진 대표가 주장하는 맥락을 보면 하이브는 애초에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갖추면서 어도어에 애초의 약속했던 지원은 물론이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립시켜 주지 않았다.

 

자율성과 독립성은 없고 간섭은 있었으나 그 가운데 소기의 성과를 냈는데도 이에 대해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빌리프랩(Belift Lab Inc)의 아일릿에 대한 표절 제기로 압축되었다. 이른바 홀대당한 데다가 창작에 대한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데 마음이 상했던 것이다.

 

물론 아일릿이 기분 좋을 리 없었다. 앞서 감정이 상한 와중에 아마도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를 벗어나는 독립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독립을 생각한다고 해서 그것을 실현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대형 기획사가 좌지우지하는 한국의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특히 한 번 배신의 이미지가 생기면 브랜드 가치는 회복 불가능하다. 템퍼링이나 독립으로 성공한 예도 없다.

 

뉴진스 멤버들이 주장하는 하이브 안에서 소홀한 대우는 이상적 활동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수평적이고 자율적이며 주체적인 활동을 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존중을 받기를 원했을 것이다.

 

한 번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무조건 인내하는 것은, 특히 Z세대들에게 공정하지 않게 보였다. 피프티피프티 사례에서도 이는 어느 정도 명분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K팝 구성원들의 기대 수준은 높아졌고 현실은 그렇지 않은, 이 점은 피프티피프티에서도 공통적이었다. 비록 그것이 글로벌 수익에 대한 다른 셈법이 작동하고 있었어도 표면적으로는 민주적인 관계를 주장한 것이었다. K팝 노래에서 언제나 외치는 이상적인 세상을 바라는 마음이 어찌 되었든 작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순에 빠질 수 있는 소속사들은 당장에 수익 모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도 현실적인 고민은 있었고 그것은 예민한 감정을 발생시킬 수 있었다.

 

하이브의 경우 레이블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면 곤란했다. 주가의 하락은 물론이고 경영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었다. 즉 다른 레이블이 분리되어 통제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었다.

 

민희진 대표가 다른 마음을 품었다는 정황은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게 분노를 유발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방시혁 의장과 경영진에게 공포감과 불안감을 촉발했다.

 

더구나 뉴진스가 세계적인 인기 그룹으로 올라서 버린 것은 더욱 이러한 감정을 크게 했다. 아니 근원적으로 민희진 대표가 방시혁 의장을 감정 상하게 만든 일은 없는지 헤아려 볼 필요도 있었다.

 

하이브가 배임을 이유로 민희진 대표를 즉각 해임하려 했던 것은 이런 마음 상함에 이은 공포와 불안 때문에 일어난 비이성적인 의사 결정 행태였다. 이는 다시 민희진 대표와 뉴진스의 분노와 좌절감을 불러일으켰다.

 

위기에 몰렸다고 판단한 민희진 대표는 즉석 기자회견을 통해 격정적으로 토로했고, 그것이 또 다른 감정들을 촉발했다. 무엇보다 뉴진스와 민희진 대표의 관계를 가스라이팅으로 규정할수록 이런 감정 문제들을 해결되지 않고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외부의 시선이 아니라 내부의 마음으로 헤아려야 하기 때문이다. 감정의 문제를 헤아리지 않고 법적 절차에 따라 민희진 대표를 해임하면서 결국 소송전으로 치닫게 되었고, 하이브에 여러 요구를 했지만, 결국 뉴진스는 전속계약 파기 선언을 했다.

 

감정의 문제를 제대로 다스리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전속계약을 이탈한 뉴진스가 법적으로 승리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하이브가 법을 통해 얻는 실익도 없다. 최종 판결까지 3년 동안 진흙탕 공방 속에서 뉴진스의 이미지와 역량만 소진될 뿐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그렇게 속절없이 가고 있다.

 

황망한 김새론 배우의 죽음, 분노와 슬픔이 격하게 분출했던 유족 측은 김수현 배우에게 비난의 화살을 집중했다.

 

유족 측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중학생 시절 사귄 사이인 데다가 소속사도 이전시키고 김수현의 소속사 창업 멤버로 열일했던 김새론이 어려운 지경에 처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내용증명을 여러 차례 보낸 것을 알고 격노했을 것이다.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 개인적 친분이 매우 각별했던 사이에 어떻게 경제적·법리적 경우만 따질 수 있는지 그것에 분노했다. 이는 유튜브를 통한 폭로전을 불사하는 의사 결정을 하게 했다.

 

아마도 7억 원의 금액은 개인적으로 무료 변제를 해주진 못해도 그렇게 내용증명을 여러 차례 보내지 않았어야 한다는 인간적인 배려를 생각했을 것이다.

 

더구나 김새론 배우가 간곡하게 부탁한 문자를 보냈는데 이에 대한 김수현의 응답조차 없고 법무 법인의 서류만 계속 송달이 되었던 점을 들어 분노는 폭로의 감정으로 내쏟았다.

 

김수현에게 공식적으로 열애 사실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는데, 이조차 감정의 영역이다.

 

김수현 배우에게는 이미 그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지 훼손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이 엄습했을 것이니 말이다. 아마 그것을 알았기 때문에 유족 측에서 더 요구했을 것이다.

 

김수현은 당당한 태도를 유지하려 했으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이를 표현하기도 했고 만나자는 의사 표시도 했지만, 폭로전은 계속되었다. 유족 측에게는 김수현의 태도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수현 배우 측은 전적인 법적 대응을 선택했다. 하지만, 법적 대응이 권리 주장과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할 순 있어도 대중 유명인의 이미지 타격은 분명하다.

 

다만, 변화가 있다면 유족 측이 유튜브 동영상 제공자가 아니라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를 이어간다는 점이다.

 

모두 여전히 만나지 않고 있고 그러한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대리전은 필연적으로 왜곡과 갈등 격화가 심화한다.

 

방시혁과 민희진·뉴진스, 김새론 유족 측과 김수현, 만나야 한다. 그 사이에서 누가 끼어 있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법적 대결과 공방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많은 국민에게 피로감과 불편감만 가중을 시킬 뿐이다.

 

누군가 최종 승리해도 그 승리는 상처뿐인 껍데기 왕관일 뿐이다. 대의를 위해 아니 모두를 위해 어떤 것이 상생의 길인이 명약관화하다. 만나서 감정의 골을 펴고, 미래로 상처를 치유하며 같이 가야 한다. 만나지 않는 이상 모두 피폐해지고 중간 매개물들만 살판난다.

 

남 좋은 일 시킬 필요가 없다. 모두 K 컬처 패밀리가 아닌가. 상호 구원 서사가 대중문화에 유행하는 게 다 이유가 있다. 서로서로 지금은 구원을 해주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