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 |||
3D 영화 붐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서 제작 및 개봉 편수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3D 상영관 수도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 영화산업도 전 세계적 3D 열풍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제작 부문에선 올해가 ‘한국 3D 영화 원년’이 될 전망이다. 5편 이상이 본격적인 제작에 착수했다. 상영관 수도 연말까지 지난해의 3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D 영화 바통터치하며 박스오피스 장악=올 들어서는 3D 영화가 가공할 위력으로 각 국의 영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3D 영화 붐의 진원지인 미국에선 지난 3월까지 15주간의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무려 10주 동안 3D 영화가 1위에 올랐다. ‘아바타’(5주 연속 1위)의 바통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3주 1위)가 이어받더니 3월 마지막 주말(26~28일) 흥행순위에서는 드림웍스의 3D 애니메이션인 ‘드래곤 길들이기’가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바타’에 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흥행 열풍이 미국에서 그대로 옮겨붙었고, 4월 1일엔 또 다른 3D 판타지 영화인 ‘타이탄’이 개봉해 무서운 기세로 예매율을 끌어올렸다. 유럽의 주요 영화 시장 중 하나인 독일에서는 3D 영화의 흥행세에 힘입어 1/4분기(1~3월) 극장수입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 각 국에서 ‘3D’ 타이틀을 달지 않으면 박스오피스 1위 도전에 명함도 못 내미는 형국이다.
▶전세계 3D 상영관 5년 새 1000배 증가=미국에선 3D 영화 시장이 2005년 이후 5년간 30배 가까이 커졌다. 미국 영화제작자협회(MPAA)가 최근 발표한 ‘2009년 영화산업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3D 영화의 극장수입은 11억4000만달러(1조2870억원)에 달해 2005년의 4000만달러에 비해 28.5배나 성장했다. 지난해 미국의 연간 극장수입 규모는 106억달러(11조9674억원)로 이 중 3D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를 넘어섰다. 이마저도 ‘아바타’가 올 들어 거둔 극장 수입은 빠진 수치다.
3D 영화의 제작 및 개봉 편수도 급증했다. 2000년대 들어선 2003년 처음으로 2편이 선을 보였고, 2005년엔 6편에 불과했지만 2008년엔 8편으로 늘더니 지난해엔 20편에 이르렀다. 올해는 ‘타이탄’ ‘드래곤 길들이기’에 이어 ‘슈렉 포에버’ ‘가디언 오브 가훌’ ‘토이스토리3’ ‘트론’ ‘알파와 오메가’ ‘라푼젤’ ‘스탭업:3D’ ‘피라냐 3D’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등 30편 이상이 개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D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극장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MPAA에 따르면 전 세계의 영화 상영 스크린 수는 15만여개로 추산된다. 이 중 지난해 집계된 3D 영화 스크린 수는 8989개다. 지난 2005년 84개에서 무려 1000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2008년까지만 해도 2543개에 불과했던 전 세계 3D 영화 상영관 수는 불과 1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 영화산업도 ‘3D’에 올인=한국 영화산업도 이 같은 전 세계적 유행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3D 상영관 입장료는 평균 8000원인 일반 영화에 비해 60~100%가 비싼 1만3000~1만6000원. 3D 영화 상영이 매출과 직결되는 극장 측의 움직임이 제일 빠르다.
지난해 말까지 120여개에 불과했던 국내 3D 상영관 수는 연말까지 3배 가까운 320여개까지 증설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체인인 롯데시네마는 현재 47개인 3D(리얼D) 스크린을 연말까지 10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CJCGV도 현재 자가 체인망의 상영관 중 3D 스크린 비율을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전국 CGV의 575개 스크린 중 현재 3D 상영관은 70여개. 이를 160개 이상으로 증설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멀티플렉스 체인 씨너스도 지난해 11개에 불과했던 자가 체인망의 3D 상영관 수를 최근 31개로 늘렸다. 현재 10개 관을 운영 중인 메가박스는 5월 말까지 전국 14개 지점, 27개관으로 3D 상영관을 늘릴 방침이다.
3D 상영관 증설과 더불어 ‘고화질 첨단화 경쟁’도 불이 붙었다. CJCGV는 대규모 스크린인 아이맥스 상영관 수를 1~2년 내 현재 5개에서 15개까지 증설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씨너스는 현재 대부분의 극장에서 채용한 2K 영사기보다 4배 정도 해상도가 좋은 4K 프로젝터 70대를 도입하기도 했다.
CJCGV 이상규 홍보팀장은 “이미 3D 영화의 극장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테스트 베드’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며 “지난해 국내에서 3D로 개봉한 영화는 9편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0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상영시설의 디지털화가 3D 스크린의 증가를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